1. 내신 따기 좋은 학교는 공부를 덜 해도 좋은 대학에 간다.
틀린 말은 아니다. 교육특구 학생들에 비해 투입 대비 더 좋은 대학을 가는 건 사실이다. 학교 간의 수준을 고려하지 않는 학생부교과전형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교육특구에서 영어 내신 4등급이 모의고사 1등급을 받는데, 비교육특구에서는 내신 1등급이 모의고사 4등급 맞는 일도 흔하다.
내신 따기 어렵다는 것은 수능 대비가 그만큼 더 잘 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교육특구에서는 영어 내신 때문에 수시에 실패하는 경우가 드물지만, 비교육특구에서는 전교 1등도 서울대지역균형에서 영어 수능이 3등급 나와서 불합격하는 사례도 있다.
그러니 수능최저등급까지 고려하면 내신 따기 좋은 학교에 다닌다고 해서 공부를 덜 해도 된다는 생각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 오히려 교육특구에서는 수업수준 등을 고려했을 때 수능 대비가 어느 정도 되고 있다면, 그렇지 않은 지역에서는 따로 수능 대비를 더 해야 할 수도 있으니 오히려 더 어렵고 힘든 길을 간다고 볼 수도 있다.
2. 비교육특구의 내신은 따기 쉽다.
첫째 교육특구 학생들의 전략적 유입이 있을 수 있다. 그래서 학교마다 1등급은 거의 포화상태인 경우가 많다.
둘째 비교육특구에서의 변별에는 진검승부에 필요한 고난도 문제 출제의 필요성이 적어서 실수로 등급이 갈리는 경우도 있다. 시험 수준을 높이지 않고 출제를 하면 실력 발휘보다 꼼꼼한 내신대비의 방향에 더 초점을 맞춰야 하니, 평소 모의고사에 유리한 학생들이 비교육특구 내신에 적응을 못하는 일이 더러 있다. 즉, 대부분 수능 경향으로 문제가 출제되기는 하지만 좀 더 세밀한 암기와 실수 방지 등의 노력을 추가로 더 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리고 고등학교 과정형 수행평가의 변수도 무시할 수 없다.
3. 교육특구나 수준 높은 고등학교 가면 수능 대비가 자동으로 된다.
물론 수능에 근접한 수업을 할 수 있고, 내신 시험 대비가 수능 대비와 일체화되기도 하지만, 뭐든 저절로 되는 일은 없다. 너무 높은 수준의 고등학교에 가면 그 아이들을 변별하기 위한 문제를 출제해야 하니, 결국에는 수능영어 1등급을 맞게 되더라도, 당장 내신 등급을 확보하지 못할 가능성도 생각해야 한다. 그런데 이는 수준 높은 고등학교가 아니라도 모두에게 해당되는 일이다. 고등학교 프레임에 맞는 공부 방식과 교과 진도를 넘어선 기본기가 갖춰져 있지 않으면 시험공부만으로 등급을 얻기는 어렵다는 것을 몸소 체험하게 될 수도 있다.
4. 중학교 내신과 고등학교 내신에는 상관관계가 있다.
서울대는 전교 1등의 집합소다. 교육특구나 전국단위자사고, 과학고, 영재고 출신이라면 전교 1등은 아니라도 어떤 지역의 일반고에서는 전교 1등의 잠재성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으니까. 그런데 거기서도 석차는 갈린다. 전교 1등의 1등은 존재한다.
마찬가지로 중학교 전교 1등이 고등학교 성적에서 보장되는 건 아무것도 없다. 물론 그 학생의 성실함과 노력은 높이 살만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고등학교에 맞는 준비를 했느냐이다. 그 말은 중학교 내신이 저조해도 충분히 준비를 하면 중학교와는 다른 신분 상승(?)을 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중학교 절대평가 A는 30%까지도 나온다. 그 퍼센티지라면 고등학교 가서는 4등급이 된다. 성적 체계가 이미 다르다. 절대평가인 중학교와는 달리 고등학교는 등급블랭크를 막기 위한 변별 문제, 즉 킬러문항이 존재한다. 학교 수준이 높을수록 그 비중이 더 커지는 건 당연하다.
학교 수준과 관계없이 고등학교는 이미 불공정게임이다. 그걸 알아챈 현상이 과도한 선행 경쟁이다. 물론 능력을 넘어선 선행이나, 깊이보다 속도에만 치중하는 선행은 조급함과 불안함이 빚은 부작용이니 주의가 필요하다.
5. 선행의 정도가 고등학교 성적을 좌우한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제대로 했느냐가 더 중요하다. 더 극단적으로 말하면 선행의 진도보다 얼마나 중학교 수준부터 고등학교 기본 수준까지 잘 다지고 나서 선행을 했는지의 여부가 더 결정적이다. 선행의 진도는 남들보다 뒤처지지 않았다는 착각 속에 편안함을 누리려는 자기만족의 처방전에 불과할 수 있다. 진도보다 원리를 따져가면서 제대로 이해했냐가 더 중요하다. 문제를 많이 풀기 전에 원리 이해가 선결 과제다. 원리를 이해하려고 애쓰는 것은 시간낭비처럼 보이지만 가장 본질적인 학습방향이다. 늘 강조하지만 막 달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멈춤이 있어야 원리가 보이고 이해가 되기 시작한다.
불행하게도 선행의 정도가 높은 교육특구 학교는 수업 수준의 출발점이 다른 학교들과 다를 수 있다. 어떤 수준의 고등학교라도 입학하고 나서 열심히 하면 되겠지라는 생각은 지극히 낭만적인 생각이다. 그래서 예비 고1의 기간(특히 여름방학부터 입학 전까지)이 정말 중요하다. 교육특구가 아니라도 그렇다.
물론 어느 정도의 선행은 꼭 필요하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6. 학원에만 다니면 고등학교 대비가 된다.
오히려 자칫 고등학교 적응에서 더 멀어질 수도 있다. 공부의 척도는 학원시간이 아니라 혼자 공부하는 시간의 양이다. 고등학교 생활은 오랫동안 앉아 있는 것으로 시작한다. 앉아만 있는 것이 아니라 고도의 집중력을 유지하면서 앉아 있는 것이어야 한다. 그 훈련은 입학 후에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하고 싶지 않아도 절제하고 앉아서 학습을 하는 프로의식은 갑자기 샘솟으며 금방 해결되지 않는다. 오랜 기간을 두고 조금씩 영역을 늘려가야 한다. 심지어 앉아서 아무것도 하지 않더라도 일단 휴대폰 없이 앉아 있는 게 진짜 공부의 시작점이다.
학원은 오히려 혼자 공부하는 시간을 침범면서, 이 정도면 될 것 같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키니 더 주의가 필요하다. 학원이 필요하기는 하다. 인강을 활용할 수도 있다.
그러나 학원이나 인강이 자습의 필요를 덜어주는 건 절대 아니며, 자습에 더해지는 부담임을 늘 생각해야 한다.
전교권 학생들이 학원을 안 가는 건 아니지만, 대개 자신의 자습시간을 확보한 후 남는 시간을 인강이나 학원에 이용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보통은 학원, 인강 후 남는 시간을 자습시간에 투자하려고 한다. 그래서 더 격차가 벌어지기도 한다.
7. 예비 고1의 노력은 내신성적 확보만을 위한 것이다.
행복한 고등학교 생활은 여유에서 나온다. 교과적인 실력 준비에서 꾸준한 자기학습 습관이 형성되어 있는 경우, 별도의 훈련 기간도, 학교 수업 외에 기본기를 위한 추가 학습 시간도 필요 없기 때문에 비교과 영역에 충실할 여유가 있다. 보통은 내신의 부족함을 메우기 위해 비교과에 더 집중하기도 하지만, 방향이 틀렸다. 내신이 뒷받침되지 않은 비교과는 큰 영향력이 없기 때문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성적이 더 좋은 학생들이 비교과에 대한 여유로 학생부종합전형까지 대비가 되는 경우가 많다.
8. 학교 선택이 대학을 좌우한다.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지만 사실상 어디든 상관없을지도 모른다. 어쨌거나 최선의 고민 끝에 선택한 후에는 후회할 이유가 없다. 선택의 결과가 아니라 선택 후 과정으로 결과를 만들어 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어차피 어딜 가거나 모든 장점을 다 가질 수는 없다. 좋은 내신과 좋은 수업 분위기, 수능 대비 실력을 동시에 가질 수 있는 학교는 없다.
수준이 높지 않은 학교에 진학하면 더 수월하게 느껴지는 것은 당장 눈에 보이는 부담으로 인한 착시현상이다. 근데 사실 그 부담의 정도가 실력의 정도와 비례하는 것도 당연하다.
부담이 적은 듯한 학교는 스스로 의지를 끌어모아 꾸준히 수능 공부를 해야 한다. 부담이 많은 학교는 평균만 유지해도 실력이 훨씬 더 좋아진다. 단, 당장의 내신 성취에 대한 좌절감으로 인해 멘탈 관리가 안 되거나 자존감이 바닥 나서 동기유발이 안 될 것 같은 순살치킨(뼈 때리고 뼈가 발린다는 의미)이나 쿠크다스(멘탈이 잘 부서진다는 의미)형의 학생들은 기질에 맞는 학교를 고려하는 것도 괜찮은 전략이다.
그러나 어디서나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할 운명은 똑같다.
보통 내신 따기 쉽다고 인식되는 학교에서 1등급 학생들은 오히려 인간승리다. 면학분위기가 잘 안 받쳐주는데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학생이기 때문이다. 고등학교에 가서 잘 할 수 있는 기본기와 자습 습관 없이 무작정 내신이 좋아지길 기대한다면 어느새 그 문화에 동화되어 가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기도 한다.
다양한 고등학교에서 20년 이상 근무하면서 관찰한 바에 의하면 그렇다.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어느 정도 예측이 되기도 한다.
9. 고등학교 가서 첫 시험부터 망하면 가망이 없는가?
3월 모의고사 성적이 나오기도 전에 모의고사에 응시하는 태도만 봐도 준비도가 다 보인다. 한 교시에 보통 2시간씩 4교시까지 하루 종일 집중력을 유지하며 시험을 응시하는 아이들의 태도는 당장 성적이 잘 안 나와도 기대감을 갖게 한다. 그런데 보통 그런 학생들 성적이 더 높기는 하다. 그래서 첫 모의고사 성적이, 첫 내신성적이 고등학교 성적이라는 말이 나오기는 하지만... 보통은 자기규정효과로 그저 받아들이고 한계를 넘어서지 않으려고 스스로의 능력을 제한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기도 하다.
그런데 기본기와 습관, 그리고 암기가 아닌 이해의 방식의 학습방향 전환을 준비하지 않고 처음부터 삐긋거리면, 마음을 비우고 포기하는 게 더 쉽게 느껴질 정도로 힘겨운 과정을 이겨내야 한다. 그래서 예비 고1 때 시행착오를 겪고 조금씩이라도 애쓰며 만들어 간 만큼 그 과정도 단축되고 힘겨움도 줄어들 것이니 그래서 더 빠른 회복탄력성을 갖기도 하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더 노력해야 한다.
힘겨운 길이지만 포기하지 않으면 늘 기회는 있다. 끝나야 끝나는 것이다.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
10. 그럼 중요한 건 뭔가?
최선을 다해 선택하고, 선택 후에는 뒤를 돌아보지 말고 그저 지금 이 순간에만 충실하는 것...
변하는 환경이나 가변적인 요인들이 아닌 본질을 붙잡는 것..
중학교는 하고 싶을 때만 해도 되기도 하지만 고등학교는 하고 싶지 않을 때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고등학교 선택보다 중요한 경쟁력을 갖추는 것.. 아래 포스팅 참고하시길....
https://blog.naver.com/chungvelysam/2225283424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