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마음이 어떨지 상상하기는 어렵다. 제각기 다른 사연과 심정으로 그 끝을 맞이할 것이니...
졸업의 마음은 중고가 다른 것 같다. 중학생은 아직 낭만적이다. 졸업이라는 이 끝이, 정말 끝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아 덜 심각하고 더 해맑다.
졸업 전에는 애쓰지 않아도 그저 등교하면 자연스럽게 친구들과 선생님들을 만나게 되어 있다. 졸업 후 달라질 것이 있다면 애쓰지 않으면 다시 만날 일이 없을 거라는 사실이다. 그런데 그것도 착각이다. 애써도 만나지 못할 수도 있다. 더 이상 현실을 공유하지 않게 되니 여간해서는 각자의 삶에 잠시라도 끼어들기가 어색하고 미안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많은 학생들이 졸업 후에도 날 많이 찾아왔다. 내가 보고 싶어서 온 줄로만 알았는데, 더 이상은 일상이 아닌 예전의 그리움에 이끌려 학교라는 공간으로 돌아오고 싶은 마음이 더 컸을 것이다. 학교로 다시 와보고 싶은 명분으로 그저 만만한 날 선택했을 뿐... 실제로 내가 학교를 옮기면 졸업생들이 나를 찾아오는 횟수와 빈도가 줄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날 찾아주고 연락하는 제자들이 고맙다.
반 학생들에게 개별 편지를 시작했다가 너무 오그라드는 표현이나 잔소리만 나오는 것 같아 졸업 며칠 전부터 한 명씩 차례로 불러 대면 인사로 대신했다. 글이 아닌 말로 하는 작별인사와 당부였다. 나와 학습상담이 절실한 학생과는 전화상담을 추가로 해주기도 했다.
졸업식날 학반에서 반 학생들과 마지막 종례를 했다.
1년 전 각자 자신에게 썼던 타임캡슐 편지를 졸업장에 끼워서 돌려주었다. 자신과 삶에 얼마나 예의를 다했는지 돌아볼 기회가 되기를 기대하면서... 그 자리에서 후회하며 주저앉아 또 다른 후회를 남기지 않기를 바라는 염원을 담아서...
그리고 한 명씩 악수를 하면서 졸업장을 전해주었다.
그리고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중3 교실을 뒤로하고 학생들은 강당에 모여서 학부모님의 축하를 받으며 졸업식을 했다. 그전에 당연하게 여겼던 일상이 이렇게 특별할 수가 없었다.
졸업식을 마치고 다들 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완성하려 하고 있었다. 졸업식 전에 반 학생들에게 사진 찍을 때 내가 돌아다닐 테니 가족사진 찍어주기를 원하면 지나가는 내게 눈을 마주치고 손짓하라고 했다. 교정에 운집한 인파를 뚫고 다니기가 어색했지만 난 약속을 지키려, 그리고 마지막 작별인사를 하려 아이들과 학부모님들 사이를 서성였다.
그러나 약속을 거의 지키지는 못했다. 내가 사진 찍어주기를 바란 학생들보다 나와 함께 사진 찍기를 바랐던 학생들이 훨씬 더 많았기 때문이었다. 사진을 찍어주시면서 내 얘기를 많이 들었다고 고마움을 표현하시는 부모님들도, 블로그 잘 보고 있어서 꼭 뵙고 싶었다고 말씀해 주시는 어머님도 있으셔서 너무 감사했다.
함께 사진을 찍는 것이 잊지 못할 그들만의 소중한 추억의 한 컷으로 나도 역시 잊지 않겠다는 메시지인 것 같아 매 순간이 정겹고 고마웠다.
그럼에도 한편으로 공허한 느낌이 들었다. 아이들을 떠나보내는 슬픔에 더해진 어색한 심정이었다.
고등학교에만 25년 넘게 계시다가 처음으로 중학교 4년을 겪고 학교를 떠나시는 선배교사가 내게 이런 말씀을 하셨다. 자신이 마치 "영혼 없는 앵무새"가 된 것 같았다고. 비슷한 상황의 한 선생님도 아이들에 맞춰 가르칠 내용을 잘라내다 보면 껍데기만 남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는 말씀도 하셨다.
(대구지역에서는 중고 순환근무를 원칙으로 한다.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를 가기 희망하는 교원의 수만큼 고등학교 경력이 많은 교사들부터 중학교로 발령을 낸다. 그전에는 고등학교의 전문성을 갖춘 교사들이 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생활지도나 교과지도가 힘든 중학교 교사들이 고등학교로 진입하는 문턱이 높았었는데, 모두에게 공평하고 공정하게 기회를 준다는 취지로 실시하는 듯하다)
나도 중학교에 와서 늘 진심을 다하고 최선을 다해 아이들을 만나고 수업을 하고 학습코칭을 하고 있지만 그저 공허한 메아리로 울릴 때가 많아 아쉽다.
굳이 나의 필요를 거부하는 애들에게 해줄 방법은 없기 때문에 무력하기까지 하다. 중학생들 중 특히 상위권 학생들은 단 한 번도 실패하지 않은 아이들이 대부분이어서 대안을 찾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 애들에게 그 이상의 준비가 필요하다고, 중학교와 고등학교는 다르다고 호소해도 아직 관념적 잔소리일 뿐이다. 오히려 반응을 보이는 아이들이 신기할 정도다. 부디 내 말을 실감하지 않고 후회를 덜하게 되기만을 기도할 수밖에...
교사는 주도하는 입장이 아닌 아이들이 마음을 비운 곳을 겨우 채우는 역할일 뿐이라는 걸 중학교 와서 더 느끼게 되었다.
적응을 못하는 건지, 고등학교를 고향처럼 그리워하는 향수병인지... 지금 만나는 아이들이 사랑스럽고, 늘 진심을 다하고 있지만... 나를 더 간절하게 필요로 하는 애들 앞에 서고 싶다. 더구나 교사로서 설 수 있는 내게 남은 시간들이 많지 않다는 생각에 간절함은 조급함으로까지 더 깊어진다.
그럼에도 졸업식 때 특히 아쉬워하고 편지와 마음을 전했던 학생들은 수업, 코칭, 정서 등 뭔가의 필요를 채워준 아이들이었던 것 같다. 특히 내가 주었던 정서적 지지를 잊지 못한 아이들의 편지가 가슴을 울렸다. 그건 담임반과 상관없었다. 난 학반과 수업시간에 모든 학생들에게 비를 내리듯 똑같이 애정 어린 잔소리를 쏟아붓고, 수업을 하고, 학습코칭의 기회를 주었다고 생각했지만, 그 비를 맞았다고 생각했던 학생들은 기대보다 늘 적었다. 그래서 이런 아이들의 반응이 너무 귀하고 감사하다.
아이들의 편지 중 너무 개인적인 내용을 제외하고 글의 일부만 발췌하여 그 학생들에게 답장을 쓰려 한다.
# 1
...
가장 중요하고 아직 미성숙한 시기에 제 담임 선생님이 청블리 선생님이셔서 정말 다행이에요.
선생님께서 해주신 조언들이 제게는 힘과 동력이 되었고, 온전한 저를 찾을 수 있는 표지판 같았어요.
...
선생님의 말씀은 망망대해에서의 등대였고, 암흑 같은 밤에 의지되는 가로등 같아요. 아직까지도 곱씹고 곱씹으며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아요. 제 열여섯에 가장 멋지고 본받고 싶은 선생님이 되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먼 훗날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더 큰 세상에 나가서도 제 속도에 맞춰 열심히 저만의 길을 개척해 나갈게요...
... 정말 감사합니다 선생님.
제 아빠 같기도, 세상에서 제일 멋진 스승님 같았던 선생님, 올해도 무탈하고 행복하게 보내세요. 사랑합니당.
p.s. 제가 받은 긍정적인 영향은 선생님 존재 자체였어요. 선생님이 해 주신 조언뿐만 아니라 계시는 자리 그 자체로도 많은 위로를 받은 학생들이 많을 거예요...
답장 :
너의 힘든 순간 함께 하는 역할을 해줄 수 있어서, 너가 믿고 기댈 수 있는 선생님으로 신뢰해 주어서, 너의 아픔에 나도 함께 아팠었지만, 잘 이겨내며 더 성장할 거라는 너에 대한 믿음도 있었으니 힘든 순간조차도 내게도 큰 의미가 있었단다. 너의 끊임없는 성장과 더 큰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고 진심을 다하려는 삶의 자세를 형성해가는 것을 1년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서 뿌듯하고 자랑스러웠다. 혹 앞으로 있을 어려움이나 힘든 일을 통해서도 성장을 이루려는 너의 긍정적인 삶의 자세와 의지를 장착한, 이후의 너의 눈부신 삶의 여정을 기대하고 응원한다.
p.s. 존재 자체라니 감동이다ㅠㅠ 너를 만난 건 내게도 축복이었다^^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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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이 꽤나 마음이 아프더라구요. 당연했던 추억을 더 이상 중학교에서 계속 쌓을 수 없으니 시간이 야속해요. 3학년 속 많은 추억 중 존경의 사랑을 듬뿍 차지하신 건 쌤이에요. 저는 원래 수업을 들을 생각은 없었는데 열심히 학생들을 위해 기획하시고 책 나눠주시는 모습을 보니 정말 이 쌤은 책임지고 가르쳐주실 것 같은 확신과 배울게 많을 것 같다는 확신이 확 들어서 놓치지 않고 인연을 이어가게 되었어요. 제가 다른 반 학생에, 쌤께서 수업 들어오시지도 않는 반 학생을 이렇게 챙겨주실 줄은 몰랐어요. 제게 할 수 있다고 해주셔서, 좋은 말씀 많이 해주셔서, 절 좋은 학생으로 대해주셔서, 영어에 흥미를 느끼게 해주셔서 백만 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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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쌤과 함께 하는 모든 시간이 즐겁고 재미있어서 더욱 떠나기 싫고 그리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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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신 책, 지식 모두 섭렵해서 자랑스러운 제자가 될게요.
답장 :
수업 안 들어가는 반이다 보니 영어멘토링 홍보하러 들어가서 잡상인 같은 민망함으로 마음이 힘들었었는데, 그 와중에 너가 먼저 손을 내밀어 줘서 너무 반갑고 고마웠단다. 늘 밝은 표정과 긍정에너지가 담긴 말을 건네준 덕분에 널 볼 때마다 기분이 좋아졌단다. 자꾸 '먹튀'라고 한 건 너를 자극해서 더 열심히 하라는 격려였으니 혹 기분 상했으면 이해해 주길...
수업 안 들어가는 학반의 멘토링 학습코칭의 가능성에 대해서 좀 회의적이었는데. 너와 지냈던 시간들과 편지를 보니 단 한 명의 절실한 학생을 위해서도 포기하지 않고 쪽팔림을 무릅쓰고 기획하고 먼저 다가가는 노력을 해야겠구나. 끝까지 채움수업에 몰입해 줘서, 그런 열심과 더 큰 가능성을 보여줘서 고마웠고, 그래서 더 설레는 마음으로 너의 성장과 발전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아 뿌듯하단다. 꿈을 향해 다가가는 너의 발걸음 잊지 않고 계속 응원할게.
청블리 책을 다 섭력하지 않아도 넌 너 모습 그래도 이미 특별하고 자랑스러운 제자란다. 너가 꿈을 이루고 그 꿈에 가까이 다가가는 모든 과정에 그저 기뻐할 수 있을 것이니 좋은 소식도 한 번씩 전해주렴.
# 3
중학교의 마지막 학년을 선생님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선생님께 영어 고교학점제 수업과 방과후 수업을 받을 수 있어서 참 기뻤어요. 3학년 학생들을 위해 열심히 노력해 주시는 모습이 감동적이었어요. 무척 감사했어요.
답장 :
너희 반 수업을 못 들어가서 아쉬웠는데, 그런 어색함과 낯섦을 극복하고 처음부터 영어멘토링 신청도 해주고, 2학기에는 수업으로도 만날 수 있게 되어 나도 참 기쁘고 좋았단다. 수업시간에 너의 몰입 덕분에 나도 행복한 수업을 할 수 있었단다. 1년 동안 일관되게 보여준 매사에 열정을 다하는 그 자세는 결국 너를 너가 꿈꾸는 그곳으로 데려다줄 것이라 확신한다.
# 4
...
절망 속에서 아무 희망도 없다고 생각했을 때 선생님께서 항상 희망과 격려를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힘든 일 있을 때에도 저의 마음을 헤아려주시고 보듬어주셨습니다.
선생님의 수업과 멘토링이 저의 성적 향상에 크게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 선생님처럼 좋은 분은 못 만날 것 같습니다.
... 선생님 가르침 속에서 한 걸음 더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 앞으로도 꿈을 향해 달려가겠습니다. 한 해 동안 고생 많으셨고 선생님께서 베푸신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선생님 너무너무 감사하고 그리고 정말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많이 그리울 것 같습니다ㅠㅠ
답장 :
너의 존재 자체가 내게 그저 선물이었고 축복이었단다. 상담할 때마다 내가 해주는 말 한마디에도 진심을 다해 반응하고 공감해 줘서 오히려 상담해 주는 내가 더 힐링 되고 위로받고 힘을 얻었던 적도 많았단다. 그렇게 넌 어디서나 진심을 전하고 사람들을 감동시키며 사랑받으며 살게 될 거라 확신한다. 수업과 모든 과정에 몰입하는 너의 노력과 애씀은 너도 모르는 사이에 차차 자리를 잡아가서 결국에는 놀라움으로 감탄하며 뿌듯해하는 순간이 꼭 올 거란다. 그때에도 넌 날 생각하며 겸손해하겠지만, 꼭 기억하렴. 너가 이루는 그 모든 것은 너의 노력으로 이뤄낸 성취라는 사실을..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멈추지 않고 묵묵하게 한결같이 자리를 지킨 너 자신의 애씀으로 이뤄낸 것이라는 사실을... 난 너의 그 성장과정을 함께 하고 지켜볼 수 있었던 축복을 누렸을 뿐이라고... 그러나 그 과정 중에 여전히 넘어야 할 어려움도 있고 한 번씩 넘어지기도 할 것인데, 성취만이 의미가 있거나, 은혜에 보답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말렴. 너가 겪게 되는 모든 만남과 모든 일들 중 의미 없는 건 없을 거니까. 그 어떤 순간에도 그 어떤 상황에서도 넌 지금처럼 성장을 차차 이뤄갈 것이니...
단 한순간의 행복도 놓치지 않기를, 꿈으로 다가가는 너의 발걸음 하나하나를, 나보다 좋은 선생님을 만날 수 있기를 변함없이 기도하고 응원할게. 그동안 너에게 너무 고마웠다.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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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들 하나하나 빠짐없이 예뻐해 주시는 분 같아서 저 또한 선생님께 다가가기가 쉬웠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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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도 너무 잘해주셔서 감사해요. 특히 저희반만 상담을 해주시는 것도 아닌데 학생 하나하나 고민을 들어주시는 게 멋지다고 생각했어요. 맨날 점심 먹고 계단을 올라오면서 교무실 앞에서 학생들과 상담을 해주시는 걸 보면서 우리반 선생님이라는 사실이 너무 뿌듯하고, 선생님반 학생이라는 사실이 천운이라고 생각했어요. 저는 학반 가까운 곳에서 선생님께 바로 도움을 청할 수 있었으니까요.
3학년 처음 올라갔을 때는 선생님도 무섭고 낯설어서 힘들었는데, 한 달, 두 달 시간이 지날수록 선생님이 편해지고 좋았어요. 선생님과 장난치는 것도 재밌고, 얘기 나누는 것도 재밌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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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가서 다시는 청블리 쌤 같은 분은 못 만날 것 같아요.
... 선생님과 너무 정이 들어서 학교를 떠나야 하는 게 너무 슬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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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고 나니 선생님의 말씀이 다 옳았어요. 책을 왜 읽어야 하는지, 청블리코스를 하면 왜 좋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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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학하는 날 선생님을 뵈어서 좋았지만 둘째 따님의 졸업식에 가지 못하셔서 슬퍼 보이셨는데 점심시간에 웃고 밝아 보이셔서 다행이었어요. 항상 웃고만 지내시면 좋겠어요...
... 더 성숙해지고 당당한 모습으로 선생님 찾아뵐게요...
선생님은 저의 최고의 선생님이셨어요ㅠㅠ
답장 :
너의 아쉬운 표정도, 졸업 전에 대면 작별인사할 때도, 졸업식 때 졸업장 줄 때도, 식 마치고 사진을 찍고 인사를 할 때도... 너의 슬픈 표정과 눈물이 편지 이상으로 너무도 많은 것을 내게 말해주었단다. 교사로서의 나의 진심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이렇게 기억해 주고, 함께 했던 시간이 너무 행복했다는 것을 인증하듯 아쉬움을 쏟아주는 것 같아서... 난 그걸로 한 해의 노력과 너희들에 대한 사랑을 그 이상으로 보상받는 느낌이었단다.
평소에도 내 마음을 먼저 헤아려주고 배려하면서, 늘 성실하게 책임을 다하며 자리를 지켰던 너의 모습을 볼 때마다 흐뭇하고 기분 좋았는데, 떠나는 순간까지 내게 감동과 큰 선물을 주는구나ㅠㅠ 너무 고맙다. 언제까지고 잊지 않을게.
너의 모습 그대로도 그저 당당해도 되지만, 어쨌거나 모든 면에서 조금씩이라도 매일 꾸준히 성장하며 그 성장에 스스로도 기뻐하게 되기를 바란다. 기도하면서 응원할게. 단, 이제는 그만 착해져도 될 것 같으니 너무 착한 건 조금만 참으렴ㅋㅋ. 이젠 너 자신을 먼저 좀 챙겨도 된단다.
#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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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은 제 인생 최고의 선생님이세요. 진정한 선생님을 만난 기분... 솔직히 저 첫날에 하교하면서 친구들한테 선생님 망했다고. 무섭다고 엄청 걱정했어요. 하하 전 선생님 너무 존경해요. 제 꿈이 확실하지 않았지만 선생님 보고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라고도 생각했어요. 이런 말 너무나도 많이 들으셨겠지만 선생님은 정말 존경받아야 할 교육자시고 너무 대단하세요. 어쩌면 선생님의 오랜 선생님 경력 세월들 중 만나셨던 수많은 학생들 중 하나로 저를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저는 너무나도 특별했고 1년이 소중했어요.... 저 꼭 기억해 주세요.
...
저 선생님 코칭해 주신 대로... 겨울방학에 공부 열심히...
...
저 종종 연락해도 되져???
...
항상 칭찬, 격려해 주시고 도움도 많이 주시고, 챙겨주셔서 정말 항상 감사했어요.
앞으로도 더 멋진 사람이 되어볼게요...
답장 :
너무 웃겼다. 날 본 첫날 망했다는 푸념ㅋㅋ 나의 진심과 노력을 좋게 봐줘서 고맙다. 이러니 내가 계속 힘을 낼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어떤 일을 하게 되건 너도 영혼을 갈아 넣으면서 열정을 다해 주위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자리에 있게 될 거라고 믿는다. 너 말처럼 정말 많은 학생들이 나를 거쳐갔지만, 모든 아이들이 나의 가르침이나 진심을 다 받아들이지는 않는단다. 내가 늘 하는 말이지만, 너가 보게 된 교사로서의 나의 열정은 너 자신의 열정과 간절함이 그저 나에게서 투영되었을 뿐이란다. 내게서 훌륭한 모습을 보았다면 그건 나를 통해 비춰진 너의 모습이라는 것이지. 그래서 넌 특별한 거란다. 그런 자부심을 가지면 된다. 내게도 이번 1년이 그 많은 세월 중 그냥 숫자로서의 추가된 하나가 아니라 특별하고 소중한 시간이었단다.
방학 때 열심히 애썼다고 하니 내가 다 뿌듯하다. 내가 늘 얘기한 "너만의 속도와 깊이"로 너만의 행복성장을 끊임없이 이뤄가길 응원할게. 종종 연락해도 되냐는 물음에 대한 답은 이미 한 것 같구나.
이미 충분히 멋진 너가, 더 멋진 사람을 욕심낸다면 난 말릴 생각이 전혀 없단다. 오히려 더 기대하고 싶구나.
이젠 내가 너에게 부탁할 차례다. 나를 잊지 마라.
편지를 다시 읽고 답장을 하면서, 어제 아무렇지도 않은 듯 꾹꾹 눌러두었던 눈물이 터져 나왔다... 난 그렇게 눈물로 편지를 읽고, 눈물을 담아 답장을 했다. 얘들아 보고 있지?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