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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블리쌤 May 09. 2023

나의 공부 연대기6 (삶으로 터득한 공부방법)

1. 자율성, 자기주도성의 중요성

모든 성취와 즐거움의 시작이자 완성이다.


2. 계획의 중요성

MBTI의 J와 P에 따라서 계획 자체의 기질이 나뉘긴 하지만, 기질에 관계없이 계획 없이는 공부를 지속할 수도 없고, 성취를 느낄 수도 없고, 효율을 가져올 수도 없다. 내 경우 시간에 따른 공부내용과 목표량을 설정해두고 시간이 되면 학교수업마치듯이 끊어버리고, 목표량을 이루지 못하면 마지막에 따로 설정한 예비 시간이나 다음날 계획에 포함시켜서 집중도와 긴장감을 높였다. 시간으로 끊게 되면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자신의 역량에 맞는 계획을 수정하며 반영할 수 있고, 마감시간에 대한 긴장감으로 더 집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목표분량과 성취정도를 체크해서 전체적인 공부진행상황 파악은 물론 성취감의 수준을 조금씩 높여가는 경험을 했다.

이렇게 time-oriented가 아닌 event-oriented로 진행할 경우 골고루 과목 배정하기가 어려워지고, 매순간 과목의 우순순위를 정하는게 고민스러워 지치고, 늘 성취감보다 좌절감이 쌓이기 쉽다. 그럼에도 계획 세우는게 익숙하지 않거나 시간압박이 부담스럽다면 적어도 해야할 목록이라도 적어놓고 체크하면서라도 해야한다. 그래야 자신이 뭘 공부했고 뭘 성취해가는지도 확인할 수 있게 된다. 그래야 말 그대로 공부가 이벤트로 그치지 않고 각 과목의 지속적인 학습이 이어질 수 있다.


3. 독서의 기본기

모든 공부의 기본은 내용 파악, 인과관계 파악을 통한 이해에서 시작된다. 스키마이론을 생각하면 독서를 통해 축적되는 배경지식은 이후 지식의 이해도를 결정지어주기도 하기 때문에 독서를 안 할 이유를 찾을 수 없다. 어린 나이에 시작할수록 훨씬 더 유리하다.


4. 암기를 최소화는 이해 과정의 중요성

역시 독서를 바탕으로 얻을 수 있는 역량이기도 하고, 기억의 메커니즘을 생각할 때 당장 암기하는 등의 방법으로 완성할 수 있다는 착각에서 벗어나야 가능한 일이다. 이해하지 않은 암기는 끝없이 연료공급하듯 반복하지 않으면 증발된다.

이해를 위해서는 무조건 자기 수준에 맞는 출발점을 찾아야 하고 선행보다 후행이 더 중요하다. 내가 고등학교 2학년 때 수학과목에서 오랫동안 헤맸을 때 그 늪같은 좌절감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건, 1학년 것부터 다시 훑으면서 놓쳤던 개념을 다시 주워담았기 때문이었다. 선행보다 뒤돌아보는 것이 더 큰 용기가 필요하지만, 모든 과목이 초기의 기본기 없이는 이해의 과정으로 넘어갈 수 없고, 무의미한 반복에 의한 암기만으로 한계를 느끼면서 포기하게 되는 수순을 밟게 되니, 그러기 전에 기본으로 돌아갈 것을 권한다.


이해에는 how보다 why의 자세가 더 중요하다. 어떻게 문제를 푸는지보다, 왜 그런지를 늘 잠시 멈춰서 궁금해하며 생각해야 한다. 잠시 멈출 수 있어야 훗날 더 가속이 붙는다. 그리고 매 순간 Aha moment를 짜릿함으로 성취의 기억으로 적립하며 지적호기심 충족의 즐거움을 누리게 되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궁금해서 다음 장면을 기대하는 독자나 시청자처럼 공부를 멈출 수가 없게 된다.


5. 조금이라도 매일 하는 꾸준함의 중요성

급해서 먹는 뷔페식보다 평범한 정규식사가 더 좋다. 시험공부도 좀 더 일찍 시작할수록 생기는 여유를 누릴수록 더 즐겁다. 매일 하는 꾸준함은 열정과 가시적 성취와 결별해야 가능할 수도 있다. 그래서 더 쉽다. 애쓰지 않아도 호흡하고 밥먹듯 습관을 이어가면, 의지와 동기 등의 에너지를 모아야 출발이 가능하고, 그렇게 출발해도 초기 에너지를 다 써서 학습을 이어가기 힘들어 지치는 악순환에서 벗어날 수 있다.


6. 멘탈관리의 중요성

의지만으로는 안 된다. 사소한 성취의 기억이라도 없으면 지속할 수 없으나, 성취하기 시작하면 말려도 해낼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진다. 결과를 과정과 분리하는 과정은 본인의 의지만으로 잘 안되니 신앙의 힘이 필요할 수 있다.


7. 결과 집착하지 않기

배움 자체의 즐거움에서 자발성이 나오도록

도구로서 결과만 바라보는 학습은 기한이 다하거나 성취하지 못했을 때 의미가 없고, 과정자체도 즐겁지 않다. 늘 “why?”의 자세로 “Aha”의 순간들을 많이 누리게 될수록 배움 자체가 즐거워질 가능성이 커진다.


8. 멘토와 학습코칭의 필요성

난 학교에서도 주변의 사람들에게도, 블로그 이웃들에게도 기회가 될 때마다 멘토와 학습코칭 및 컨설팅의 기회를 마다하지 않는다. 직접 학생들을 만나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학부모님들이나 선생님들을 만나 힘을 실어주는 역할도 소중하다. 그래서 강의 초대에 무조건 응하려 한다. 자기주도성과 자율성은 궁극적인 평생공부의 바탕이지만, 자기고집에 빠지는 것을 늘 경계해야 한다. 보통은 실패와 좌절을 겪고 마음이 가난해져야 다른 사람들의 코칭이 귀에 들리기 시작한다. 그래서 어떤 의미에서 좌절과 실패는 축복이다. 재수생이 되어도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지 않는 분함으로만 공부하는 학생들의 고집은 시간과 기회가 주어져도 성장을 이루지 못한다. 무조건 비판없이 남의 말을 듣는 것도 경계해야 하지만, 필터링을 하더라도 남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겸손한 배움의 자세는 배움과 성장의 출발점이다.


9. 한계를 인정하기. 비교하지 말기. 결국에 도달할 걸 믿기

처음부터 집중을 잘 할 수 없으니 집중하는 척하는 위선같은 노력이라도 해야 함을 인정한다. 남들과의 비교를 멈춰야 한계 인정이 시작될 수 있다. 집중하는 훈련을 하다보면 황홀한 지경에 이를 수 있다. 자전거 처음 움직일 때 가속이 붙기까지 초기 에너지가 많이 들지만, 이후에는 내리막길을 달리듯 폭풍집중의 행복감을 체험하는 단계에 이르게 되면, 성적을 떠나서 공부 자체에 대한 자신감이 구체화될 수 있다.

과목별로 어느 정도의 임계점을 넘어서면 그냥 감만 유지하는 정도로 최고수준이 이어진다. 내 경우 화장실, 버스 안에서 단어를 외우고, 치열하게 초반 고비를 넘어서고, 긴 노력의 과정 끝에 영어가 어느 정도 수준에 이르니까 내신이든 모의고사든 학력고사든 문제를 틀릴 수 없는 경지에 이르러 이후에는 별 애씀 없이도 그 수준이 지속되었다. 도달해 보면 무슨 말인지 알게 된다.

황홀한 집중의 과정, 문턱을 넘어 최고 수준에 이르고 나서의 편안함.. 비교하지 않고 한계를 인정하고 조금씩 꾸준히 쌓아올라가면 결국 도달할 수 있다.


10. 과정은 "행복할 만큼만", 결과는 "어쩌다 보니"

정신력으로 버티는 데에도 한계가 있었다. 늘 최고가 되어야 한다는 압박감에 쉬는시간에도, 점심먹으면서도 공부를 하고, 공부 분량과 목표진도의 악령에 시달리는 듯했다.

지금 생각하니 그래서 오히려 능률이 더 오르지 않았던 것 같다. 진정한 안식과 여백의 미가 있었다면, 그걸 코칭해주는 멘토가 있었다면 나의 공부연대기는 더 여유롭고 더 행복했을 것이다.

결국 자신의 역량껏 "행복할 만큼만" 하면 되고, 목표나 결론에만 치중하지 않고, 그냥 과정에 충실하다가 "어쩌다 보니" 얻게 된 성취에 즐거워하면 되는 거였다.

영어도 어쩌다 보니 해석이 정확하고 빠르게 다 되고, 계속 만점을 맞고 하는 것이 내가 정한 스케줄이나 목표지점의 오차가 있음을 쿨하게 인정하며 여유있게 했었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그리고 좀 더 욕심을 낸다면... 매 과정에 행복하게 나의 최선만 다한 후 한 걸음만 더...

그 사소한 차이가 큰 차이를 만들어 낼 것이며, 결국 기적같은 성취를 만들어 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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