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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블리쌤 May 16. 2023

23년 스승의 날에 또 행복에 잠겨

어제 코로나 이후 가장 활발하게 아이들이 학교를 찾은 것 같다. 스승의 날 되기 전 졸업생들에게 문자를 받았다. 찾아뵙겠다는 예약문자 같은 것이었다. 보통은 4시 20분 칼퇴근을 하고, 그게 고등학교에서 중학교에 와서 누릴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비교우위라고 생각했으므로 칼퇴시간을 거의 지켰었지만 5시 반에 학교 마치고 오겠다는 학생의 문자에도 그저 기다리겠다고 답문을 해주었다.


스승의 날이라고 단축수업하는 인근 고등학교가 많았고, 어떤 학교는 오후자습 시간에 선생님과의 인증샷을 찍어 오는 조건으로 자습을 빼주기도 했다고 한다. 그 고등학교 아이들은 나와 인증샷 찍느라 정신이 없었다. 덩달아 인증샷이 필요 없는 아이들까지도 그 순간을 사진에 담아두려 하였다.


재작년 학생들도 찾아와서 작년 졸업생들과 뒤엉켰다. 우리반 학생이 아닌 아이들도 굳이 나를 보러 왔다. 정작 우리반이었던 학생들은 자신들의 담임을 빼앗긴듯한 불만을 내게 농담처럼 던지길래, 그러니 이런 날말고 평소에 연락하고 찾아왔어야지라고 웃으면서 받아쳤다.


어떤 학생들은 내게 자신의 이름이 무엇인지 물었다. 졸업생은 보통 자신의 이름를 먼저 밝히는 것이 예의지만, 내게는 유독 예의를 차리지 않았다. 전교생 이름을 다 외운 부작용이었다. 이름을 기억해주면 감동인 상황이 아니라,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면 섭섭한 상황을 자주 마주했다.

큰일이다. 나이가 들면서 이름이 점점 기억에서 사라져 가는 시간 간격이 계속 줄어드는 느낌이다. 그래서 졸업생들을 만나서 상처를 주는 경우가 늘어난다. 내가 더 젊어질 일은 없으니 이제 숙명처럼 받아들여야 할 현실이라는 게 너무 슬펐다.

물론 이름을 기억해주었던 학생들은 무척 감동하며 기뻐하기도 했다.


MBTI 극강의 I인 나는 학생들을 즐겁게 해주고, 재미있게 해주는 방법을 모른다. 단둘이 진지한 이야기를 할 수는 있지만, 아님 여럿이 있을 때 미리 준비한 내용을 수업하듯 이야기할 수는 있지만, 둘 이상의 대화를 이끌고 대화에 참여하는게 너무 어색하다.

그래서 난 마치 아직 이 아이들의 교사인 것처럼 잔소리를 해댔다. 그러나 2명 이상일 때는 그마저도 어색해졌다.

이렇게 재미없는 나를 왜 찾아온 것일까? 미화된 기억의 잔재를 마주하고 싶은 생각 때문이겠지. 그리고 학교 자체에 대한 그리움도 있을 것이고, 스승의 날이라는 이벤트를 빌어 친구들끼리 동창회하는 기분을 낼 수도 있었을 것이다.


오래간만에 만난 아이들의 개별적인 이야기를 듣고 싶었지만, 마치 번호표 뽑고 기다리는 것처럼 함께 어울릴 수 없는 그룹과 개인이 얽혀서 나의 어색함과 난감함으로 난 점점 지쳐갔다.

아이들이 너무 많이 몰려서 교실 하나를 개방하고 에어컨까지 켜두었다.


쑥스러움이 많은 아이들이 용기를 내서 내게 인사하고 수줍게 돌아서는 것도 감동이었다. 얼마나 큰 용기가 필요했는지 알 것 같기 때문이었다.

그저 난 반가웠다. 이렇게 용기를 내지 않았으면 기억 속이 아니면 평생 마주치지 못했을 학생들과의 만남이었어서 더 절절하고 애틋했다. 이후의 만남을 기약하는 이행되지 못할 약속만 공허하게 허공을 울리는 듯했다.


지난 주 체육대회 마치고 왔던 학생은 다른 친구와 또 나를 찾아서 줄을 서서 덕담을 듣겠다고 기다리기도 했다. 지난 주 포스팅했던 학생들 중 다수의 학생이 학교를 다시 찾았다.

오직 나를 보러 온 것은 아니었겠지만... 난 어색함과 누구에게 먼저 집중해야하는지, 어느 정도 이야기를 이어가야 하는지 혼란스러움 속에서도 진심을 다했다.


스승의 날이라고 우리 학교 내에서는 특별한 행사는 없었고, 이미 반장들에게 담임선생님을 위한 이벤트를 금지한다는 공지가 전해졌다. 김영란법 때문이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쌤들도 만난지 두달밖에 안 된 학생들에게 은혜니, 뭐니 하는 노래를 듣거나 선물이나 편지를 받는 건 어색한 상황이라는 걸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도 아침 시간에 선생님께 교내행사로 편지쓰기 행사가 있었다. 난 조회에 들어가는 교생선생님께 편지지를 전하면서 담임쌤 외의 선생님께 써야 한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했다. 왜 그런지는 굳이 부연하지 않았다.


졸업생들을 만난다고 교생선생님들께 종례를 맡겼는데, 교생 쌤 한 분이 내게 와서 교실에 가봐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이벤트 때마다 주로 많이 등장하는 전략이었다. 학반에 누가 싸운다고 하거나, 급한 일이 있다고 선생님을 모셔와서 깜짝 이벤트를 하는...

교실에 가니 학생들이 집에 바로 안 가고 칠판 가득 그림과 글자를 채우고 담임쌤께 편지써서는 안 된다는 명령을 반쯤 어기며 포스트잇에다가 간단한 편지를 써서 붙여 두었다.

그중 개인적인 이야기를 제외하고 몇 가지만 소개하면...


내년이면 선생님과 같은 학교에 있을 수 없다는 게 너무 슬프지만, 그래서 올 한 해를 더 열심히 노력하며 지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희반 선생님이 되어 주셔서, 우리학교에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생님의 수업은 재미있고 귀에 쏙쏙 들어와요. 영어 멘토링도 정말 유익한 프로그램이에요.


멘토링 잘 듣고 있습니다. 영어를 좀 더 쉽고 재미있게 가르쳐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멘토링을 무료로 하게 해주셔서 정말정말 감사합니다.


Chungvely teacher is handsome!!!


스승의 날 편지를 선생님께 쓰지 못해 슬펐는데 이렇게 종이를 받아서 기쁘게 놀랐어요. 선생님 말씀대로 기본을 영어문장에 적용해서 읽다보니 처음으로 영어를 다 맞게 되었네요. 앞으로 선생님 수업 열심히 꾸준히 듣기 위해 노력할게요. 고등학교 생활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하고 도와주셔서 고마워요 선생님.

아이들은 나름 포스트잇에 정성껏 자신의 메시지를 글로 채우거나, 위의 사진처럼 그림으로 채우기도 했다.

스승의 날 노래를 부르길래 첫소절에서 중지시켰다. 그리고 감사의 마음을 전하면서 앞으로 더 열심히 공부시키고, 멘토링도 하고, 상담도 해주겠다고, 더 괴롭힐테니 각오하라고 내 진심을 전했다ㅋㅋㅋ





졸업생들 중 몇몇은 날 찾아오면서 편지를 준비하기도 했다. 편지 없이 온 학생들도 모두 다 반가웠지만 정성껏 편지를 준비한 아이들에게는 그 이상의 감동을 느꼈다.

그 중의 일부...


... 저 영어 3등급 맞아봤어요. 청블리쌤 덕분에 관심이 없던 영어에 관심이 생기고 지금까지도 재미있게 할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정말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저 잊지 마세요!

직접 그려서 입체카드로 만든 학생이었다. 미술에 대한 꿈을 키우고 있냐고 물으니 그렇다고 대답했다. 자신을 잊지 말라는 말이 가슴을 울렸다. 졸업할 때 자화상이 아닌, 내 모습을 사실적으로 채색까지해서 그려주었다. 그런 내 모습이 담긴 그림을 보고 이 학생을 잊을 자신은 없었다. 영어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니 정말 놀라운 기쁨이었다. 작년에도 찾아왔을 때 아이들이 많아서 진지하게 대화를 못 나눴는데 이번에도 함께 찾아왔던 나를 잘 따랐던 다른 친구와 함께 내 주변을 맴돌다가 아쉽게 떠나보냈다. 너무 고마웠다. 졸업한 지 한 해를 걸렀음에도 나를 잊지 않고 이렇게 어려운 걸음을 했다는 것이... "저 잊지 마세요"가 내가 학생에게 전하는 메시지인 것만 같았다.



... 중3 때 가르쳐주신 것과 좋은 말씀 많이 해주셔서 감사해요... 최고의 선생님을 만나 행복했던 **올림

비타민 음료에 붙였 전해 받은 은 메모의 울림이 컸다. 더 하고 싶었던 말을 최대한 눌러담은 느낌이었고 그 마음이 충분히 전해졌다. 함께 극강의 I라는 이유로 더 살갑게 챙기지 못한 아쉬움이 커졌다.


... 그저 선생님이 그립고 함께 한 동아리와 영어 수업이 더 더 그립습니다....

고등학교에서도 성실하게 잘 생활하고 긍정적으로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으면서도 추억에 대한 예의를 다했다. 나도 이 학생 덕분에 수업하는데 큰 힘을 얻었다. 몰입하는 학생들만큼 교사수업의 동력이 되는 요인은 없다는 걸 확인시켜준 학생이었다.


... 고등학교에 선생님처럼 좋은 선생님은 없는 것 같아요. 우리 학교로 와주세요...

스승의 날 한 해를 건너뛰었다고 너무 미안해했던 학생... "행복할 만큼만"이라는 내 문구를 인생의 좌우명처럼 품고 있지만, 고2가 되도록 마냥 당장의 행복만 추구하는 것 같다며 현실적인 걱정을 내게 전하기도 해서, 현실적인 고민의 무게가 감당되지 않으면 내게 상담전화하라고 말해줬다.


... 선생님 진짜로 매일 생각해요. 뭔가 중 3때는 몰랐는데 선생님 없으니까 너무 허전해요. 너무 보고싶고 그리워요....

진짜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항상 좋은 말씀해주시고 진심어린 공감과 위로뿐만 아니라 해결책까지 주시다니 저 진짜 복 받는 것 같아요.

...

쌤이랑 상담해서 좋았어요. 쌤 인기가 많아서 다들 상담하고 싶어하는데 영광이네요. 졸업식하고 블로그 보다가 친구들이랑 놀다가 또 울었어요. 전 그냥 저를 기억해주시는 것만으로도 너무나도 감사해요. 솔직히 선생님 너무 대단하시니까... 모두가 선생님을 찾으니 저 챙겨주시는 거 귀찮았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데 제가 고민상담할 때마다 진심으로 해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체육대회 끝나고 끝나고 쌤이랑 헤어지고 문자하려다가 안했어요. 저 해명 아닌 해명할게요. 예의 없어 보였을까봐 걱정했어요. 저 마지막에 인사하고 연락하겠다고 말하려고 했는데 처음부터 참다가 눈물이 나서 그냥 바로 었어요.

...

아무튼 제 문해력에 담을 수 없을 정도로 너무 감사하고 또 감사해요. 선생님 블로그를 보니 선생님은 옛날부터 늘 모두 선을 다하고 성실한 것 같네요...

장문의 편지였다. 말 그대로 눈물로 꾹꾹 눌러담아 쓴 편지 같아서 한참을 가슴 먹먹하게 있었다. 편지 속에 자신의 현재 위치와 다짐도 담았다. 계속 응원하고 있지만, 더 응원하고 싶게 만드는 내용이었다. 이렇게 무한 신뢰로 내게 기대면서 교사로서의 임무를 다하게 해준 학생의 마음을 전해 받으면, 졸업이나 진급으로 더 이상 현실교사가 아니라는 사실을 자꾸 부인하고 싶어진다. 졸업 후에 연락을 해오면 폭풍 잔소리만 쏟아내겠지만, 그래서 오히려 내가 먼저 연락할 수가 없다.

어제 어떤 학생들은 내게 연락하려고 했지만 성적이 계속 떨어져서 주저했다는 이야기를 하길래, 기쁜 소식을 전해줘도 좋지만, 힘들 때 오히려 더 기대도 된다는 말을 해주기도 했다. 아직 착각하고 있었다. 졸업해서 두 해나 지났는데도 내가 현실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 같은...

학생 한 명은 내가 현실교사일 수 없음을 자각했는지 교회 고등부교사로 오면 안 되냐는 말까지 했다. 중3 때 외면하던 내 영어코스를 지금 열심히 하고 있다는 말과 함께...


선생님이랑 수업하던 날이 그리워져요.

쌤 솔직히 중3 때 기말 끝나고 놀고 싶은 마음에 쌤 멘토링 강의 살짝 놨었는데 고등학교 와서 3모 치고 중간 치고 나니까 좀 더 열심히 들을 걸.. 하고 후회돼요. 그래서 지금 쌤 단어 다시 외우고 쌤 주신 문제집도 열심히 풀고 있어요. 과거로 돌아간다면 진짜 정말 열심히 할거예요.

후배들에게 중학교 때 해놓아야 고등학교 때 후회 안 한다고 전해주세요. 그래도 선생님이 알려주신 것들 잘 써먹고 있어요. 제 중3 인생을 책임져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편지를 전하면서 후배들에게 꼭 썰을 풀어달라는 부탁을 했다. 블로그에 남겨달라는 말도 더하면서... 누구 못지 않게 멘토링을 열심히 했지만, 내 방과후 수업은 스케줄이 안 되서인지 듣지 않았고, 막판에 약간 주춤한 것에 대해 아쉬워하고 있었다. 이 학생과 작년 우리반 학생 두 명은 학교가 늦게 마쳐 너무 늦게 오는 바람에 좀더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었고, 이 학생들과의 만남으로 학생들 방문의 날(?) 행사를 마무리했다.



위의 글은 물론이고 일일이 답장을 전하고 대면하여 진심을 전하고 싶을 정도로 따듯하고 애틋한 글과 내용들이 많았다. 편지를 쓰지 않은 학생들도 눈빛으로 내게 많은 것을 말하고 있었다.


그들의 그리움 이상으로 난 그들에게 여전히 교사라고 착각하고 싶고, 뭐라도 도움이 되는 영향력을 끼치고 싶었다. 그러나 졸업 후에는 그것도 내 의지가 아닌 그들에게 달렸다는 걸 인정해야 했다.




더 오래전 제자들은 문자나 카톡으로 안부와 인사를 전했다. 그들의 글 일부와 내 답장의 일부... 역시 너무 개인적인 이야기는 제외...


... 너무너무 큰 힘이 되어 주시고, 의지할 수 있는 존재가 되어 주셔서 참 감사하고 행복해요. 저도 나중에 누군가에게 쌤 같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

쌤 같은 사람, 쌤 같은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말만큼 교사를 행복하게 해주는 말은 없단다. 삶으로 가르치고 삶으로 영향을주었다는 말이니, 그저 교과교사나 담임교사로서의 기본적인 역할을 넘어선 극찬이기 때문이지. 너 덕분에 나의 행복을 돌아보았고 나이가 들어가는 교사라도 계속 성장해야겠다는 다짐을 계속 하게 되네. 고맙다...


...영어를 가르치면서 선생님 생각을 많이 했어요. 특히 영어를 어려워하는 학생들을 볼 때마다 선생님께서 학생들을 가르쳐 주셨던 방식들을 떠올리곤 해요. 어려운 문법 용어를 사용하기보다 왜 이 용어가 이런 뜻을 가졌는지를 꼭 설명해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특히 단어를 외워도 외워도 자주 잊는다는 친구들에게 선생님께서 해주셨던 말씀을 들려줘요. 선생님의 선생님이 알려준 건데, 단어는 평균적으로 스무 번 까먹어야 외워진다고 하더라 하면서요. 너희는 스무 번까지 안 잊어도 외울 수 있으니까 똑똑한 거라고, 그러니까 포기하지 말고 해보자는 말과 함께요...

글을 쓰면서도 선생님 생각을 하곤 했어요. 제가 쓰고 싶은 글과 대중이 원하는 글 사이에서 고민하게 되는 시기가 분명히 올 거라고 하셨는데, 제가 지금 그 지점에 있는 듯해요....

선생님께서는 늘 존경받는 선생님으로 계시겠다고 믿고 있어요. 선생님께서는 선생님의 역할에 대해 곰돌이 푸 같은 존재라고 말씀하셨던 적이 있잖아요. 그 말을 학원 일을 하면서 이해했어요. 저도 학원을 세 번쯤 옮겼는데 그 사이에 만난 학생들이 잘 지내고 있는지 궁금하지만, 먼저 연락할 수는 없고 연락이 올 때까지 기다리는 존재가 되었더라고요. 이제 그 말을 온전히까지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는 게 신기해요....

... 학원에 출근 하는 버스 안에서 선생님 같은 선생님이 되고 싶다고 늘 생각해요. 제게 존경받는 선생님의 모습을 보여주셔서 늘 감사드려요.

반갑다. 그냥 인사만이라도 반가웠을텐데 장문의 글까지 보내주다니 너무 기분이 좋구나. 무엇보다 내가 아는 너의 모습 그대로 그렇게 삶에 진심을 다하며 성장하고 자신의 역할을 찾아가고 있는 것 같아서. 그렇게 너의 자아를 확장하고 세상에 공헌할 너의 자리를 찾아가는 것 같아서. 자가 출판이라도 출판은 엄청난 일일 거란다. 그 과정을 조금씩 쌓아올려간 너의 애씀과 즐거웠을 여정에 박수를 보낸다. 딸도 수원에 올라간 이후로 거의 얼굴 보기가 힘들더구나. 각기 다른 삶의 터전이라는 것도 그렇고 대학생들은 그 만큼의 시간과 삶의 무게를 현실로 함께 져야하니까.. 너도 학원에서 가르치는 일을 했다니.. 영어도 언어니까 뭐 놀랍지는 않다. 너가 영어도 꽤 잘했어서... 나의 가르침을 사소한 것까지도 기억해주고, 전달해주어 정말 뿌듯함을 말로 다 할 수 없구나.

... 내가 해준 말도 기억하고 있다니 너의 세심함과 진지한 예의에 대해 새삼 또 놀라게 되네. 글쓰기의 양쪽 모두를 선택했다니 너다운 선택이다. 넌 분명 불특정 다수들에게도 진한 여운과 감동을 남기는 작가가 될 거다. 아동문학을 해도 그 안에 너의 삶에 대한 깊이를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잘 녹여낼 거고.

학원선생님을 하면서도 아이들에게 최선을 다하고 교감을 이뤄가는 너의 모습이 낯설지는 않지만 대견하다. 너 같은 제자에게서 나 같은 선생님이 되고 싶다고 생각한다는 말을 들었으니 이번 스승의 날 선물은 이걸로 끝났다ㅋㅋ 난 중학교 3년차 교사로 잘 살아남아 있단다. 부캐인 교사, 학부모 대상 강연과 다른 학교 고등학생 강의나 특강 등에 힘을 얻으면서... 행복한 삶의 여정을 계속해가길 응원한다. 메시지 고맙다^^



선생님~~ 올해도 스승의날 맞이하여 안부 카톡 드립니다. 잘 지내시나요?? 저는 올해 8월 졸업 예정이고 경기도에서 본격적으로 취업 준비하고 있습니다 ㅎㅎ 제 마음속 영원한 스승님이신 선생님~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이제는 스승의 날에 너가 날 생각하기보다 내가 널 생각하게되겠다... 마음속 영원한 스승이라는 말이 이렇게 감격적이고 감동적일 수가 없구나. 경기도에서 취업준비하고 있다니 내가 다 설렌다. 대구를 떠나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갈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니... 결국 취업하는 것도 행복하지만 과정에서도 성장을 누리며 지내길 응원할게. 고맙다^^


...올해도 스승의날을 축하받으면서 이 사랑을 받을수 있게 아주 지극정성을 쏟아주신 우리 쌤의 애정과 사랑에 또한번 감사하는 **이에유 ㅎㅎㅎ

... 어른이 된 **이지만 지금까지도 크고 있는 중이라 ㅋㅋㅋㅋ 더 잘 ~~~클수 있게! 흔들릴때마다 정신차릴수 있는 저의 큰 기둥이 되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쌤 자꾸 이렇게 감동시키지 말지ㅠㅠ ... 매번 그 성장의 끝이나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아 늘 흐뭇하고 뿌듯하다

너를 보면서 교사로서 더 진심을 다하게 된다. 교사가 된 의미와 이유를 계속 상기시켜주니까.

너도 그자리에서 그런 행복과 축복을 누리길. 너 같은 훌륭한 제자를 꼭 키우게 되길. 그럼 내가 얼마나 기쁘고 행복한지 너도 알게 될테니...



제가 조금 어른이 되어보니까요,, 늘 변함없이 같은 모습으로 같은 자리를 지키는 게 정말 어렵고 대단한 거 같아요. 근데 늘 그런 모습으로 제게 언제나 변함없이 쉴 곳이 되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 저는 쌤이 아니었으면, 인생이 많이 달라졌을 거 같아요 ㅎㅎㅎㅎ

... 영원히 명예청블리어덜트 시켜주세요!

변함없는 한결같음은 너 자신의 속성이기도 한 듯. 같은 속성을 지닌 사람들끼리 알아보기ㅋㅋ 내가 아니었으면 더 좋은 쪽으로 인생이 달라졌을 거라는 의미는 아니겠지?ㅋㅋ 명예청블리어덜트라는 신조어라니ㅋㅋ 청블리어덜트.. 청블리키즈의 어너더레벨이네ㅋㅋ 넘사벽일 듯...  올해도 스승의날 마무리멘트를 책임지네... 고맙다^^


청블리키즈라고 하기엔 나이가 훌쩍 들어버린 제자의 현실인식.. 청블리어덜트... 너무 귀엽고 정겨웠다.


올해도 여전히 학생들의 진심어린 축하를 받았고, 심지어 초임 시절 나와 동학년 2년을 하면서 나를 스승처럼 생각하며 마음의 부채 같은 게 느껴질 정도로 받은 게 많은 것 같다는 후배 영어교사에게도 과분한 선물도 받았다.


이런 부채감으로 난 그들에게 확장된 도움이 되기를 기대하지만... 현역 때와 마찬가지로 그 모든 것도 제자들에게 달렸다는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내겐 서로에게 후회를 남기지 말아야 할 지금의 제자들이 있다. 그들과의 만남은 현재형이고, 졸업생들이 느끼는 아쉬움이나 후회를 막을 현실과 기회가 주어져 있지만, 오히려 마음의 문을 열기가 더 어려운 아이러니 속에 교사로서의 무능감과 무력감도 느끼지만, 그래서 교사로서 애쓸 이유가 있는 것이라는 다짐을 한다.


난 또 이번 스승의 날에 나보다 더 행복한 사람 있으면 나와보라고 하고 싶은 깊은 충동을 느끼고 있다ㅋㅋㅋ

교사는 학생이 전부다. 내게 일어나는 과분한 모든 일에 그저 감사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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