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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수학의 기본기(Feat. 수학은 암기다)

by 청블리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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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학습법책이지만, 영어를 가르치고 배우는 데에도 많은 영감을 얻었다. 수학과 영어, 아니 모든 과목은 기본과 개념으로 통하고 있었다. 상류의 물줄기를 따라 올라가면 감당할 수 있는 지점이 나오고 거기서부터 미끄러지듯 즐기면서 공부하면 되는 건데...

많은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조급함과 욕심 때문에 하류 어딘가에서 헤매고 있다. 화려한 결과에 반응하며, 남들처럼 결과를 내는데 초점을 맞춘다. 그래서 응용이나 확장이 되지 않는다.

마치 예방의학을 보는 것과 같다. 초기에 치료하거나, 예방하면 가장 좋은데, 눈에 보이는 증상에만 치중하는 것이다. 결국 근본적인 해결은 유보된 채 일회용 미봉책으로 끝나버리며 끝없는 시간과 노력의 늪에서 허우적거리게 된다.


이 책에서 영감을 얻은 부분을 수학학습에 도움이 되는 유의미한 정보와 더불어 영어에도 결합하여 정리해보려 한다.




<개념과 공식의 중요성>

강의를 잘하는 선생님과 못하는 선생님은 수업 방식을 보면 확실히 차이가 납니다. 강의를 못하는 선생님은 수업 시간에 줄곧 문제만 풀어줍니다. 어떤 문제든 본인이 친절하고 세세하게 풀이해주지요. 하지만 강의를 잘하는 선생님은 그렇지 않아요. 개념과 공식을 정확하게 짚어주는 것에 집중할 뿐 문제를 많이 풀어주지 않습니다. 공식을 어떻게 유도하는지 보여주면서 문제풀이 시간에 반복해서 개념을 설명해주지요. 학생의 머리에 개념과 공식이 확실히 자리 잡도록 말이지요.

이러한 강의를 들은 학생은 배운 내용을 복습하거나 숙제를 할 때 개념과 공식이 잘 떠오를 것입니다. 다시 한 번 개념을 새기고 공식을 유도하면서 문제를 풀게 되지요. 본인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힘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문제가 잘 안 풀리면 개념을 다시 익히고 공식도 재차 확인하면서 개념과 공식을 정확하게 외우려고 할 것입니다. 하지만 공식의 유도 과정을 생략하고 문제만 줄곧 풀어주는 강의를 들은 학생은 혼자 문제를 풀 때 문제에 적용되는 개념과 공식을 잘 떠올리지 못합니다. 문제를 풀고 풀어도 실력이 쌓이지 않지요.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공식은 수학의 꽃입니다. 귀하게 다루어야 하지요. 수학 문제를 풀 때 나를 살려주는 것이 바로 ‘공식’이라고 생각해야 해요. 이 공식 안에 숨어 있는 많은 개념들을 알고 싶어 해야 합니다. ‘수학을 잘하고 싶다’ ‘지금의 등급을 넘어서고 싶다’면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공식을 증명해보는 것이 꽃길이자 지름길입니다. 모든 문제풀이의 힘과 원동력은 공식을 유도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개념들과 바로 그 공식 자체라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 이렇게 완벽히 무장하면 어떤 문제든 쉽게 풀 수 있어요. 지금 당장 공부법을 바꿔보세요!


공식을 증명한다는 것은 왜 그런지를 납득한다는 의미다. 그러면 다양한 형태의 문제를 원리적용으로 해결할 수 있다. 납득되지 않았는데 당장 필요하다면 암기할 수밖에 없다. 암기로 커버할 수 있는 범위는 넓지 않다.

문제를 많이 푸는 것도 중요하고, 영어도 지문을 많이 보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기본부터 납득이 되어 스스로 해결할 수 있을 경우에 한해서다. 좀 서툴러 보여도 조금씩이라도 자립해 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수학책을 국어책처럼>

《수학의 정석》 같은 개념서는 수학책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국어책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일반 참고서처럼 문제를 푸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개념과 공식, 풀이 방법을 읽고 이해한 후에 그것을 암기해야 하는 책이에요. 따라서 본문에 나오는 문제들은 풀이의 예시를 살펴보고 그대로 따라서 풀어봐야 합니다. 해당 단원의 개념과 공식을 가장 잘 활용한 모범 답안이므로 다른 방법으로 풀면 안 되지요. 다른 방법으로 풀면 지금 배우고 있는 개념과 공식이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습니다.

《수학의 정석》에 나오는 문제들은 실력을 테스트하기 위한 문제가 아니라 정확한 풀이 방법을 알려주고 그것을 통째로 외우며 익히게 하는 것에 출제 의도가 있습니다.

물론 이때 ‘외운다’는 의미를 잘 파악해야 해요. 문제의 조건과 개념, 공식의 연결 내용을 외운다는 뜻이지 풀이 방법 자체를 외운다는 것이 절대 아닙니다. 고등학생이면 수학 문제를 연산 때문에 틀리지는 않습니다. 문제 자체를 풀 줄 몰라서 틀리는 것입니다.

수학 문제는 많이 변형될 수가 없어요. ‘킬러 문제’를 제외하면 어느 정도 예측이 다 가능합니다. 따라서 문제집을 많이 풀 필요가 없어요. 기본이 되는 문제들만 확실하게 알아두면 됩니다. 많은 양의 문제집을 반복적으로 푸는 것은 시간 낭비이고 그렇게 공부하면 수학 실력은 정체될 수밖에 없습니다.


암기의 요소를 배제할 수는 없지만, 무조건 암기하는 것과는 다르다. 영어도 암기의 문턱을 넘어서면 이해와 확장이 가능해지며 전율을 느끼며 영어학습을 이어갈 수 있다. 수학 문제가 풀리지 않는다는 것은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 메꿔야 한다는 의미다. 문제 그 자체만 가지고 고민하는 건 원인치료가 아닌 증상치료만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영어도 마찬가지다. 영어단어 구성의 원리, 문장 구성의 원리, 해석과 독해는 기본기 없이는 불가능하지만, 당장 시험공부를 위해서 본문 자체를 암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 암기는 일회용 반창고에 불과하며, 단계를 거쳐 올라가는 공부보다 훨씬 힘들고 어렵다. 그런데도 실력이 쌓이지 않으니 아이들은 노력의 깊이만큼 좌절하게 된다. 영어와 수학의 공부원리는 이렇게 맞닿아 있다.



<문제가 안 풀리면 개념으로 돌아가기>

더 늦기 전에 문제풀이가 잘 되지 않으면 다시 개념 학습으로 돌아가는 결단을 과감히 내려야 해요. 수학이 어렵고 수학을 못하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많은 학생들이 수학 공부를 제대로 된 방법으로 해보지도 않고 수학이 어렵다고 말합니다. 수학은 생각보다 쉬워요. 중고등수학은 어렵지 않습니다. 대학에서 배우는 전공 수학이나 학자들이 논하는 수준의 수학이 결코 아닙니다.

수학에서 개념은 자동차의 엔진과도 같아요. 개념이 중요하다는 사실은 모두 잘 알고 있지만 이 개념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는 잘 모릅니다. 바로 이렇게 시작하면 돼요. 단원별로 정의를 외우고, 공식을 증명하고, 이 정의와 공식을 모두 백지에 스스로 쓸 줄 알면 됩니다. 앞으로의 수학 공부는 문제풀이보다 개념을 정리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쏟아야 합니다. 개념 학습에 시간을 할애하면 할수록 문제풀이 시간은 단축되지요. 또한 확실하게 문제가 잘 풀리고 오답도 줄어듭니다. 성취감이 높아져서 기분 좋게 수학을 공부하게 되는 비결이지요. 더 이상 수학을 어렵게 공부하지 마세요. 수학도 즐겁게 공부할 수 있습니다.


기본기를 쌓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자신의 수준과 출발점을 모르겠다면 아예 처음부터 시작해서 쉬운 건 속도감 있게 넘어가면서 조금씩 다지면 된다. 그리고 수시로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문제를 푸는 건 그 부족함을 돌아보는 일이다. 실전을 맞기 전에 문제를 많이 틀리는 것에 대해 너무 속상해 할 필요는 없다.

문제풀이보다 개념 정리에 더 많은 시간을 쏟아야 한다는 것은 영어에도 해당된다. 모의고사 문제를 푸는 것보다 기본어휘와 문법과 구문독해가 우선이다. 문장이 보여야 지문 독해가 가능해진다. 기본 개념을 갖추지 않고 문장해석이 된다고 생각한다면, 아마 상상독해를 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으니 냉철하게 돌아보아야 한다.

확실한 건 단계별 학습은 이해를 바탕으로 자립하는 과정이므로 즐거울 수밖에 없다.


<개념, 공식, 문제풀이 함께>

수학은 개념 학습과 공식의 암기, 문제풀이가 동시에 이어져야 합니다. 즉 순환되어야 하지요. 개념을 익히고, 공식을 증명하며 외운 뒤, 문제풀이를 하면서 다시 개념을 정리하고 공식을 외워나가야 합니다. 개념과 공식만 외우고 아무 생각 없이 문제풀이만 해서는 효과가 없어요. 이 세 가지를 연결해서 유기적으로 공부해 나가야 합니다. 개념과 공식을 생각하면 이에 대한 문제가 생각나고, 문제를 풀면서는 적용해야 하는 개념과 공식이 계속 떠올라야 하는 것이지요.


어느 정도 수준이 되었더라도 기본기를 계속 돌아보아야 한다. 수학 잘하는 선순환의 원리를 모두가 적용할 수 있으면 좋겠다.

영어도 기본기를 적용하는 초기 단계에서는 의식적으로 문장에 표시를 해 가면서 분석하는 과정을 필히 거쳐야 한다. 걸음마부터 하고 뛰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닌가? 처음에는 시각적으로 표시하면서 분석하지만, 어느 순간 시선이 펜으로 하는 분석을 대신한다. 의미단락으로 정확하게 파악하게 되면 해석하는 속도는 날개를 단 것이다. 그때부터는 그냥 쭉 읽으면 된다.

그러나 높은 수준의 독해를 만나거나, 수준을 조금씩 올려갈 때는 필요에 따라서 기본기를 적용하던 과정을 되풀이할 수 있음을 반복할 수 있다.

기본기가 되었다는 것은 기본기를 돌아볼 필요가 없다는 것이 아니라, 덜 참고하면서 자립에 더 가까워졌다는 의미라고 봐야한다.


<해설지만 보는 위험성>

수학을 못하는 학생은 문제 풀기에 바빠서 문제를 대충 풀고 나서 틀리면 해설지를 보고 다시 풀어봅니다. 하지만 수학을 잘하는 학생은 문제를 풀기 전에 개념과 공식을 한 번 더 정리하고 문제가 잘 안 풀릴 경우 그 유형의 다른 문제를 풀어본 뒤에 잘 안 풀리던 문제를 다시 풀어봅니다.

공식만 암기하는 학습은 절대 안 됩니다. 수학을 잘하려면 개념, 공식, 문제 이 세 가지를 동시에 생각하면서 유기적으로 공부해야 합니다.


해설지에 바로 타협하는 습관은 속도를 충족시키고 조급함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주기는 하지만, 생각의 깊이와 문제와 해결의 연결고리를 갖추는 데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런 학생들은 문제를 못 풀고 해설지를 보면 풀 수 있는 문제였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방법으로는 해결의 연결고리를 영영 스스로 연결하지 못할 수도 있다.


<수학성적을 올리려면>

내신 등급을 얻고 수능 시험을 잘 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첫째, 개념이 머릿속에 정확하게 정리되어 있어야 합니다. 둘째, 여러 개념을 복합적으로 활용하는 연습을 꾸준히 해야 합니다.

고3 학생들을 많이 가르치던 시절에 ‘3개월 만에 모의고사 성적 20점 올리기 반’을 개설한 적이 있어요. 단, 이 강의에 등록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조건이 있었습니다. 하나는 머릿속에 어느 정도 개념이 정리되어 있어야 하고, 또 하나는 모의고사 점수가 50점에서 75점 사이여야 했습니다(100점 만점 기준). 이 강의를 들은 모든 학생이 3개월 만에 모의고사 성적이 20점 이상 올랐습니다. 어떻게 이것이 가능했을까요?

우선 개념부터 확실히 정리되도록 공부를 시켰습니다. 학생들이 이미 어느 정도 개념을 알고 있다 해도 개념 정리가 빈틈없이 되어 있지 않았어요. 하지만 모든 개념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정리할 수는 없었습니다. 문제풀이를 보고 미흡한 단원의 개념을 정리하고, 개념서를 읽으며 해당 개념에 대한 기본 문제를 풀어보았지요.


수능 시험에서 수리영역은 개념을 확실히 알고 있는지를 판가름하기 위한 시험입니다.

개념은 고3 때 정리해도 늦지 않아요. 물론 개념을 처음 공부할 때 정리를 완벽하게 잘해놓으면 좋겠지만 사람인지라 까먹기도 하고 다른 개념을 배우면서 혼동이 오기도 합니다. 한 번 전체적으로 개념 정리를 한 후에 문제를 풀면서 스스로 부족한 개념들을 다시 공부하는 것이 머릿속에 더 잘 들어오고 오래 남습니다. 오답 정리보다 개념 정리가 훨씬 더 중요해요.


심화 문제라는 것은 활용해야 할 개념이 많아서 문제를 푸는 데 있어 시간이 좀 더 오래 걸리는 문제일 뿐입니다. 꾸준한 노력과 학습량을 바탕으로 다음 두 가지만 잘하면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습니다.

첫째, 오답이 나왔을 때 그 문제에 해당하는 개념 학습을 해야 합니다. 막연히 수학1 과정의 개념이 부족한 것 같다고 수학1 과정이 나온 개념서를 붙잡고 처음부터 끝까지 살펴보고자 하면 절대 안 됩니다. 자극이 없어서 안 돼요. 시험에서 틀린 문제를 보고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을 때 부족한 개념을 공부하면 머릿속에 더 쏙 들어올 거예요.

둘째, 두 개 이상의 개념을 활용해서 푸는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실력을 키워야 합니다. 방법은 유형별로 문제풀이를 하는 것입니다. 또 기출 문제로 연습하면 되지요. 비슷한 유형이면 활용되는 개념도 비슷합니다.

문제를 풀면서 자연스럽게 문제 유형이 함께 외워질 거예요. 유형이 외워지면 비슷한 문제가 나올 때 마음이 편안해지면서 문제가 잘 풀리고 실수도 잘 하지 않게 되지요.


수능 시험을 앞둔 고3 학생들에게 개념은 더욱 중요합니다. 고1 때 공부하던 개념서를 절대 버리지 마세요. 또한 개념서는 오직 한 권이어야 합니다. 수능 전까지 이 한 권의 개념서가 너덜너덜해질 정도로 여러 번 들여다봐야 합니다. 이 개념서에는 본인만의 표시도 항상 해놓아야 합니다. 자꾸 까먹거나 틀리는 개념들은 눈에 띄는 색으로 표시를 해두면 좋아요. 모의고사를 앞둔 고3학생들은 남은 시간 동안 수학 문제를 몇 개 더 풀기보다 개념서를 들여다보며 평소에 표시해둔 헷갈리는 개념들을 한 번 더 머릿속에 정리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이 대목을 보고 소름이 돋았다. 고3 학생들 대상, 수능 영어 1등급 만들기 프로젝트 단기특강을 진행했던 것도 이와 유사한 컨셉이었기 때문이다. 개념과 유형... 가장 원론적인 기본문장구성원리를 개념으로 가르치고, 개별 문장에서 해석에 적용되는 수업으로 이어가는 것은 수학 유형별 학습과 유사할 것 같았다. 물론 영어는 공식만으로 안 되고, 각자 기본단어부터 꾸준히 학습이 병행되어야 하는 부담은 있지만, 어느 정도 수준을 넘어서면 수학보다 훨썬 더 성적이 안정될 수 있다. 고3이라고 기본 단어를 무시해서는 안 되고, 기본 해석원리를 보다 긴 문장에서도 정확하게 적용하는 내공을 키워야 한다. 고3이 되어서도 무조건 모의고사만 풀어서는 안 된다.

일단 모의고사를 풀었더라도, 한 문장씩 다시 보면서 정확한 해석이 되었는지 꼼꼼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다. 해석이 막혔다면 일단 단어의 의미를 몰라서인지, 알고 있더라도 맥락에 맞는 단어의 의미를 제대로 추론하지 못한 것인지 살펴본다. 그럼에도 해석이 정확하지 않다면 구문적용의 오류다. 수학공식 적용하여 문제 풀 듯 마지막 한 단어까지 역할을 정확하게 지정해준다. 영어문장패턴은 단어를 바꿔가며 반복되기 때문에 이런 작업을 꾸준히 해두면, 차차 문장 분석 없이도 해석이 자연스럽게 되는 단계에 도달할 것이다.



<중학교 과정의 중요성과 선행방법>

중등수학에서 제일 중요한 과정은 중3상 과정입니다. 중1하, 중2하, 중3하가 기하 과정인데 이 기하 과정을 못하면 고등학교 과정인 도형 단원을 못한다고들 합니다. 그러나 실상은 절대 그렇지 않아요. 고등학교 과정은 모두 함수가 기반입니다. 중등수학 과정에서 나오는 도형은 좌표가 없는 도형입니다. 반면 고등수학 과정에서 나오는 도형은 보통 좌표에 넣어서 식으로 풉니다. 완전히 달라요. 중등수학의 도형 단원은 기본 공식만 알고 넘어가도 고등수학을 하기에 충분합니다. 하지만 중3상 과정은 그렇게 만만치 않아요. ‘인수분해’와 ‘함수’ 단원이 있기 때문입니다.

중2 학생들은 학기 중에는 내신에 집중하고 방학 때는 무조건 선행 학습만 하는 것으로 진도계획표를 작성하는 것이 좋습니다. 단, 중3 학생들은 예비 고1입니다. 고등학생과 같아요. 선행 학습을 한 학생은 현행 과정도 매우 잘합니다. 학교 시험이 어렵지 않게 되지요. 그러므로 학기 중에도 선행 위주로 진도계획표를 작성해야 합니다.

중학생은 교과 과정 순서대로 선행 학습을 하면 되지만 중3 겨울 방학 때부터는 선행 학습과 다음 과정인 고1 1학기 내신 공부를 병행해야 합니다. 방학 기간에 다음 학기 내신 심화 공부를 하지 않으면 좋은 내신 등급 받기가 쉽지 않아요.

고등학교에 가기 전까지 개념에 대한 선행 학습은 필수입니다. 심화는 꼭 안 해도 되고요. 고등학교에 가서 내신 대비에 집중할 것인지 수능 대비에 집중할 것인지에 따라 심화 학습 교재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고등학교에 가기 전까지는 심화 학습에 치중하기보다 개념과 공식을 확실하게 익히고 그 유형에 대한 문제풀이를 착실히 해나가면 됩니다. 개념 학습이 선행되어 있다면 고1 때 내신 심화 학습을 바로 시작할 수 있어요. 그렇지 않으면 개념 학습을 하고 그다음 심화 학습을 해야 하는데 그럴 만한 충분한 시간이 없다는 것이 문제지요. 또 수능 대비에 있어 개념 학습이 선행되어 있는 학생은 고2 때 바로 수능 대비 문제풀이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남들보다 수능 시험 준비가 더 빨리 되어 있으니 안정된 수능 등급을 받을 수 있지요.

중1 또는 중2 학생들은 선행 개념을 받아들이는 데 있어 아직 서툴기 때문에 선행 학습을 너무 서두르지 않는 편이 좋아요. 자칫하면 수학을 싫어하게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아직 수학적 인지 능력이 발달하지 않아 어려운 개념을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도 있어요. 중3 때부터 속도를 내도 전혀 늦지 않습니다.

지금 고1이나 고2가 되어 선행 학습을 할 시간이 없는 학생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개념 학습과 심화 학습을 동시에 해야 합니다. 고1은 내신 심화, 고2는 수능 대비 심화를 하는 것입니다. 개념 학습을 하고 나서 심화 학습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시간이 없다면 함께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공교육교사가 선행을 언급하는 건 적절하지 않은 것 같지만, 최소한의 선행을 난 예습이라고 부르며 강조했다. 두 딸 모두 학원을 가지 않았고, 선행은 당연히 제대로 시키지 않았다. 학기 전 예습 정도로 본수업 따라가는 것에 만족했다. 고1 때까지는 내신 수학이 1등급이 나왔지만 선행과 심화문제 푸는 경험치 부족은 속도전을 방불케하는 이후 이과 내신시험에서는 1등급에 도달할 수 없었다. 거의 정시 파이터를 선언하며 수학을 더 편하게 공부했지만, 내신시험까지 잘 대비 미리 준비하는 것만큼 유리하다는 것도 인식해야 한다. 그러나 과욕은 금물이다. 어설픈 선행의 속도는 심화단계의 공부와 몰입을 오히려 방해하기 때문이다.

영어의 경우는 선행이랄 것 없이 그저 단계별 단어를 축적할수록 유리하고, 고입 전에 반드시 문장 분석하는 문장구성력에 따른 해석력을 갖추어야 한다.


<한 권의 문제집 반복>

한 권의 문제집이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풀어보세요. 무조건 문제를 많이 풀라는 것이 아니라 틀린 문제만 계속 풀어보라는 뜻입니다. 채점은 책에, 풀이는 줄 있는 노트에, 틀리면 틀린 날짜를 문제 옆에 적으세요. 틀린 문제는 해설을 보고 따라 쓰면서 내용을 이해하고, 꼭 하루 이상 지난 후에 다시 줄 있는 노트에 풀어보세요. 이러한 과정을 계속 틀린 문제로만 반복하세요. 반복한다고 해서 시간 많이 걸리지 않습니다. 해설지를 보면서 공부하니까 그다지 어렵지도 않고요. 모르면 일단 외워놓고 넘어가야 합니다. 나중에 다 알게 되니까요. 이 방법은 수학 공부의 기본 중 기본입니다.


양으로 승부하고 다양함으로 승부하려는 심리적 안정감으로 인한 오해와 착각을 넘어서야 한다. 한 권을 제대로 하는 집중력이 특히 수학에서는 필요하다.


<기초 뿌리 뽑기 학습법>

‘기초 뿌리 뽑기 학습법’은 왜 해야 할까요? 선행이 아닌 후행으로 가는 방법이지만 구멍 난 곳을 효과적으로 메우기 위해서입니다. ‘기초 뿌리 뽑기 학습법’도 따지고 보면 결국은 개념 학습입니다. 연결된 하위 개념을 역으로 공부하는 것이지요. 지금 배우고 있는 내용으로부터 예전에 배운 내용의 개념을 찾아가 그것들을 다시 익히고 정리하는 것입니다.

‘기초 뿌리 뽑기 학습법’은 위에서 아래로 내려가는 공부법입니다. 아랫부분은 이미 예전에 공부해놓은 것으로 처음 배우는 것이 아닙니다. 따라서 정리하는 데 시간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지요. 개념을 탄탄하게 만드는 것에 집중해야 합니다. 수학에서 개념은 서로서로 다 연결되어 있으므로 지금 배우고 있는 개념이 헷갈리면 하위 개념, 즉 뿌리를 찾아 다시 정리해놓으면 혼란스럽지 않아요. 이와 같이 이전 과정의 개념에 대한 이해가 절실히 필요할 때 매우 효과적인 학습법입니다.


후행의 필요성에 대해 알기 쉬운 용어로 설명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기초 뿌리 뽑기 학습... 영어도 그러하다. 고3 이라도 기초가 부족하면 기초 뿌리 뽑기부터 해야 한다.


<실수에 대해>

“공부를 안 해서 못 봤어요”라고 말하는 학생은 차라리 개선의 여지가 있어요. 공부를 안 해서 못 봤기 때문에 공부를 하면 되지요. 하지만 “실수를 많이 해서 못 봤어요”라고 말하는 학생은 다듬어야 할 부분이 너무 많습니다. 공부 방법이 잘못된 경우가 대부분이지요. 실수가 아니라 잘 몰라서 틀린 것입니다. 얼핏 문제만 어디서 본 것 가지고 본인은 ‘안다’고 생각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정확하게 다 풀 수 있어야 아는 것입니다.


실수를 하면서도 언젠가는 실수 없이 잘 할 수 있을 거라는 착각이 더 위험하다.



<욕심을 버린 수업>

수업은 늘 핵심적인 개념 설명 위주로 진행하며 한 번에 많은 걸 주입시키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한 번에 많은 것을 가르쳐주면 학생들이 다 이해하지도 못할 뿐더러 헷갈려 합니다. 오늘 배운 한 가지를 정확하게 알고 돌아가도록 했습니다. 문제를 풀 때도 그냥 풀어주지 않고 학생들의 생각을 유도한 뒤에 학생이 직접 풀도록 이끌었지요. 학원에서 이렇게 수업을 진행하면 학생은 집에 가서도 이런 방식으로 문제를 풉니다. 몇몇 학원 강사들을 보면 혼자만의 수업을 하는 경우가 있어요. 개념 설명부터 문제풀이까지 모든 것을 다 해주려고 하지요. 하지만 좋은 강의는 학생들 스스로 문제를 잘 풀도록 이끄는 강의입니다.

제 강의는 매우 간결합니다. 강의 시간에 핵심 개념에 대한 설명만 명확하게 하기 때문이지요. 개념만 확실히 알면 문제풀이는 저절로 됩니다.


난 개념에 대한 초점은 확실하지만, 너무 많은 것을 한꺼번에 가르쳐주려는 나만의 욕심으로 학생들을 힘들게 하지 않았는지 돌아보았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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