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 영어가 어렵고 흥미가 없다면

by 청블리쌤

어려워하는 것과 흥미가 없다는 것은 높은 상관관계가 있다.

아는 것만큼만 보이고 흥미가 생기게 되어 있으니까...

야구 규칙을 전혀 모르면서 야구가 재미있을 수는 없다. 야구를 알면 알수록 3시간 이상의 경기가 지루하지 않다. 매 순간 예측과 결과가 맞거나 어긋나는 것에 전율하게 되고, 다양한 선택의 가능성을 두고 투수가 던지는 공의 구질, 구속, 코스와 타자의 대응, 팀의 작전 전략, 주자의 판단, 수비수의 움직임 모든 것이 변수로 작용하여 흥미를 더한다. 물론 요즘은 야구 중계에 몰입할 정도로 시간 여유도 없고, 시간도 아깝긴 하지만, 지금이라도 야구 경기를 재미있게 볼 자신이 있다.

반면에 난 LOL 게임을 전혀 모른다. 왜 이런 걸로 중계까지 하고 사람들이 열광하는지조차 이해할 수 없다. 게임의 기본적인 용어와 룰조차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니 흥미를 가지려면 어떻게든 관심을 가질 계기가 있어야 한다.

그걸 무작정 기다려줄 수 없어서 어른들은 필요한 영역에서 학원을 보내는 가장 수월한 방법을 선택한다. 돈이 있는 사람들에게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은 가장 쉬운 일일 것이다.

학원의 효용성과 효과에 대해 부정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학생들의 수준에 맞지 않는 과욕의 과정이나, 결론을 정해 놓고 따라오라고 하는 시스템은 오히려 더 위험하다.

기본부터 제대로 알아야 이해하면서 재미를 붙일 수 있는데, 흐름을 따라잡을 수 없고, 당장의 성과를 거두려면 암기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암기로 해결해야 한다면 그 이후의 공부는 노동이 된다. 학원 숙제 자체가 아이들 삶에 감당할 수 없는 무게의 짐이 되는 것도 그 이유다.

누군가는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서 쉽게 즐겁게 끝내 수 있을 것이지만, 대다수의 학생들에게는 의무적으로 참고 견뎌내야 하는 시련의 과정이 된다. 부모의 욕심도 있지만, 학생들도 그걸 해내지 못하면 무한 경쟁에서 계속 뒤처질 것 같은 두려움 때문에 마음 편히 그만둘 수 없다.

그러니 학원을 다니면서 흥미를 갖지 못한다면 학원 숙제가 너무 많지 않은지, 혹 많지 않아도 너무 어렵지 않은지 돌아보아야 한다.

학원에 관계없이 흥미를 얻는 방법은 의외로 단순하다. 성취에 대한 조급함이 없다면 그 방법이 의외로 쉽게 보이기도 한다.

쉬운 거부터 단계별로 시작하는 것이다. 관심분야부터 해도 된다. 영어의 경우 관심 분야의 영상 등을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얼마든 열려 있다.

초등학교부터 중학교 저학년까지는 리틀팍스라는 영어동화 사이트를 추천하고 싶다. 관심과 수준에 따라 자기주도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음성지원이 되니 듣기도 해결되고, 전자책처럼 활용할 수 있으며, 노출된 것만큼 시험영어대비가 본격화될 때 기본기 완성의 시간을 단축시켜줄 수 있다.

보통은 문턱을 넘어서야 흥미가 시작되니, 무조건 처음부터 재미있지는 않을 수 있다는 것도 알려주어 마음의 준비를 시켜야 한다.

그리고 완성의 부담에서 벗어나도록 해줘야 한다. 특히 영어는 진지하지 않아도 노출만으로 의미가 있다. 재미있게 즐기면서 누릴 수 있어야 지속성을 가질 수 있다.

영어는 시험영어만으로 경쟁력이 생기지 않는다. 말하기, 쓰기 등의 경쟁력은 시험영어 대비보다 평소 즐겁게 영어를 접하며 축적된 것으로 좌우되기 때문에, 당장 눈에 보이는 문법지식을 머리에 담아두고, 어려운 단어를 많이 장착하며, 한국말로도 어려운 내용을 아이들 수준에 맞지도 않게 독해를 시키는 등의 가시적인 성취에 집착하지 말고, 눈에 보이지 않는 뿌리를 내리며 언젠가 포텐이 터질 영어의 축적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

특히 초등학생부터 중학교 저학년까지는 더 그러해야 한다.

그렇게 재미있게 영어를 접하다가 중2부터나 중3 때 단기간에 고등학교 내신 및 수능 대비를 위한 기본기를 완성하면 고등학교에 가서도 영어를 여전히 즐기고 누리면서도 높은 등급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영어라는 언어를 통해 시각이 넓어지고 재미가 확장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언어는 문화다. 영어라는 문화를 통해 재미있게 접할 수 있는 영상매체와 노래 등을 원어 자체로 이해하는 즐거움을 느끼면 뜯어말려도 영어의 재미에 빠져 있을 것이다.

고등학교 때 선배 누나는 가수 조지 마이클과 영어로 대화할 날을 꿈꾸며 영어를 열심히 했고, 엄청난 실력의 소유자가 되었다. 실제로 조지 마이클을 만나지 못했지만 이미 그 꿈에 대한 보상을 받은 것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학원에서는 시험 성적 등으로 실력을 증명하려 한다. 그렇게 눈에 보이는 성과를 구체화해야 학원을 계속 다닐 수 있는 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진정한 재미와 흥미는 시험 성적으로 증명되지 않는 사소한 성취의 기쁨만으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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