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blog.naver.com/chungvelysam/223309208725
* 예비 고1 어머님 줌 비대면 컨설팅 신청 내용
올해 여고로 강제 배정받았습니다.
아이가 과목별 공부 방법이나 시간 배분 하루 공부량에 미숙한 거 같아서 도움을 받고 싶습니다.
* 미리 고민하시도록 작성하여 전송한 컨설팅 방향
예비 고1 학습 컨설팅
1. 배정 고등학교 특성
1) 교육특구 vs 비교육특구
2) 등교 거리 및 여건
3) 여고 특성 적응 여부?
2. 중학교 대략적인 성적과 진로
1) 중학교 시험 대비 방법?
2) 고등학교 대비로 따로 준비한 방향?
학원 외 평소 꾸준한 혼공 여부?
3) 진로에 대한 고민 구체화 정도?
3. 학원 상황
1) 학원 과목 요일 및 시간
2) 본인이 감당하는 수준? 막연한 이해 착각?
3) 국어 교재? - 독서 정도, 문해력 준비도?
4) 수학 선행? 이해도? - 깊이 or 속도?
5) 영어 진도? 모의고사만 풀면서 상상독해 하지는 않는지?
문장 내 모든 단어의 의미와 역할을 납득하고 있는가?
고등학교 내신 서술형 대비?
6) 통합과학 대비 정도?
4. 자기주도학습 준비
1) 혼공 시간?
그중 학원 숙제 시간 제외?
2) 혼공 기본기와 습관 형성 여부?
3) 혼공 장소?
4) 플래너 작성 등 전략적 학습 가능 여부?
5) 스마트폰 관리? 공부 방해 요인?
6) 학습 의욕? 자발성 정도?
7) 메타인지, 회복탄력성 – 멘탈관리 정도?
5. 입시 방향
1) 대입 방향? 수시 vs 정시?
2) 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한 준비도?
6. 고등학교 적응의 핵심
1) 국어 : 독서 기출 지문 읽고 요약, 문학 문제 풀기, 문법 정리
2) 수학 : 현행 원리 이해 및 깊이, 반복 연습
3) 영어 : 기본 수준부터 문장단위해석으로 독해 및 영작까지
4) 핵심 : 수업에 올인하기- 매일 시험공부 끝내려는 마음으로
이해될 때까지 예습 – 수업 몰입 – 하루 지나기 전 복습
주말엔 보충, 심화
방학 때는 다음 학기 예습(선행. 특히 수학)
* 1차 컨설팅
아이와 어머니가 함께 상담하려 했으나 학생의 학원에서 귀가 시간이 예정보다 늦어져서 어머니와 1차로 무료 줌 화상회의 40분 꽉 채워 상담.
* 2차 컨설팅 예약
다음날 학생이 예비 고1 영어 진단 테스트를 미리 풀어서 사진을 보내면 진단하고 상담하기로 함.(아래 링크 참고)
https://blog.naver.com/chungvelysam/223279270943
* 컨설팅을 앞두고 깊어지는 부담과 고민
약속된 시간이 되었는데도 진단테스트 결과가 오지 않아 고민이 깊어짐.
오프라인에서 서로의 존재를 알고 대면하여 진행하는 과정도 아니고, 전문기관에서 공신력을 갖고 진행하는 것도 아닌데, 신뢰를 강요할 수 없는 상황에서 나의 오지랖이었다는 생각이 자꾸 들었기 때문.
얼마 전에도 블로그 이웃인 어머님들과 고입 고민으로 장시간 전화로 상담해 드린 적도 있었는데, 이렇게 영향을 드려도 되는지 조심스럽고 고민스러움.
무료 영어학습컨설팅이라는 컨셉 자체에 확신도 흔들려서 아래와 같이 메시지를 보냄.
따님이 진단평가에 부담을 가지는 것 같네요. 서술형 대비는 고1 영작 서술형 대비 정도의 수준입니다. 혹 스스로 점검이 되면 좋겠구요. 단어의 경우 우측의 구로 되어 있는 것은 수능 수준이어서 아직은 잘 몰라도 괜찮지만 좌측의 단어는 기본어휘이므로 어휘 수준을 냉철하게 판단할 수 있습니다. 문장성분을 쓰면서 해석하는 것은 해석보다 더 중요한 정확한 문장구조 파악문제입니다. 하나의 단어도 소외되지 않고 분석이 되는지 점검해 보시고... 어법문제는 수능기출이지만 당장 고1 내신이나 모의고사에 나올 수준입니다. 모의고사 답 찾는 것보다 이런 수준과 방향의 공부가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만으로도 큰 소득이라고 믿습니다. 아울러 자기주도학습을 위한 플래너 작성 방법 및 청블리 영어코스와 고등학교 영어내신 대비방법 등이 포함된 자기주도학습 블로그 글모음 링크도 전해드립니다. 따님의 행복 걸음과 즐거운 배움의 성장을 응원합니다.
* 어머님 답변
딸이 한창 진단테스트를 응시하는 중이며 곧 준비가 될 거라고 함.
* 학생과 2차 컨설팅
사진으로 테스트지를 전송받고 나서 줌으로 학생과의 상담 시작.
딸은 어머니의 바람과 달리 엄마 없이 혼자서 상담받기를 원함.
어머니와 컨설팅할 때와 마찬가지로 서로 화면을 켜지 않았고, 이름도 묻지 않고 익명으로 진행.
테스트 결과에 대해 진단해 주고, 학습 방향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제시하며 꼬박 40분 동안 컨설팅 진행함.
얼굴도 표정도 확인하지 못했지만, 학생은 내 말에 완전 몰입하고 경청하는 듯했음.
최선과 진심을 다했고, 응원의 마음까지 전함.
공부하다가 확신이 흔들리거나 도움이 필요하면 엄마 몰래 상담도 가능하다는 말도 했으나 지나고 생각해 보니 래포 없는 상황에서 농담 같은 말도 오해의 소지가 있으니 조심했어야 했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워짐.
학생 컨설팅 후 어머님께 따로 연락드려서 상황을 정리해서 말씀드리고 2차에 걸친 컨설팅을 마침.
* 며칠 후 어머님께 온 문자.
선생님~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은데^^;;;
<컨설팅 마친 후>
컨설팅 공지사항에도 명시했지만, 컨설팅 비용은 무료다. 현직 교사이니 이런 컨설팅 과정으로 개인적으로 영리를 추구할 수 없다. 그런데 왜 하냐고?
절실하게 도움이 필요한 분이 있다면 조건 없이 돕고 싶은 순수한 마음으로..
바라는 것이 없냐고? 있다.
나와 컨설팅한 부모님이나 학생이 긍정적인 영향을 받았으면 하는 것...
다만 학교에서 만나거나 관계가 규정되는 오프라인 대면 만남이 아닌 온라인상에서 신뢰와 검증의 물음표가 붙을 나를 신뢰하고, 정말 중요한 자녀교육에 대한 조언을 청하는 것 자체가 테스트를 통과한 것 같은 감사함이었다.
특히 이번의 어머님이나 학생처럼 간절함이 전해지고, 경청과 존중의 마음까지 선물로 받는다면 더 그러하다.
그래서 이렇게 답변드렸다.
네 어머님 감사합니다... 이렇게 말씀을 꺼내주시니 그것만으로도 과분하게 더 받은 것 같아요. 그걸로 충분합니다. 무엇보다 어머님께서 제가 드리는 말씀을 잘 경청해 주셨던 것도 신뢰의 표현이신 것 같아 제가 감사했구요... 순수한 열정을 가진 따님도 매 순간 경청하는 게 느껴져서 상담하는 40분 내내 감동했어요. 이렇게 아는 사이도 아닌데도 얼굴을 안 보고 대화를 해도 이렇게까지 소통이 되고 존중받을 수 있다는 게 신기하고 감사했습니다. 저의 유일한 관심과 걱정은 제가 해드린 상담이 조금이라도 긍정적인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것뿐입니다. 마음으로 계속 응원하겠습니다. 메시지 남겨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그런데 어머님은 놀랍게도 이렇게 감동적인 답변을 주셨다.
선생님 블로그 보면 열정과 진심이 가득인데요 ^^
그럼에도 감사 인사할 기회를 기다리신다는 말씀과 새해 인사에 이렇게 답장 드렸다.
네 어머님.. 따님의 즐거운 배움의 과정과 성장의 기쁜 소식을 감사 인사로 듣기를 기대합니다. 어머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셔요^^
차라리 전문 컨설팅을 돈을 지불하고 받으면 빚지는 기분 없이 마음 편하셨을 텐데...
나는 마음이 편하고, 뿌듯하고 감사한데... 컨설팅 받는 분 입장에서는 부채감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그 부담감을 넘어서는 절실함을 신청하신 거라 믿고 싶었다.
일상에서 채워지지 못한 신뢰와 다 쏟아붓지 못한 나의 열정을 채울 곳을 찾으려는 몸부림인 것인지... 다소 이기적인 내 욕심도 돌아보았다.
누군가의 절실함을 마주할 수 있어 기뻤지만, 자연스럽게 주어지는 교육현장이 아닌, 굳이 안 해도 되는 이런 활동의 의미와, 그 두렵고 떨리는 조심스러움에 대해 생각하며 이렇게까지 고민스러운 일을 계속해도 될지... 아직 확신할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