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영어 컨설팅 추가 사례 및 현실적 고민

by 청블리쌤

오픈채팅, 좀 회의 무료 영어학습 컨설팅 사례를 포스팅한 후 블로그 이웃 세 분의 신청을 추가로 받았다.


세 분 다 마음은 있으셨지만 망설임의 이유가 무료였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우리는 공짜를 좋아하지만, 그럼에도 납득되지 않는 일방적인 호의는 부담스러울 것이니.

세 분의 망설임은 적어도 나에 대한 신뢰의 부족 때문은 아닌 것 같아 감사했다.


그중 한 분은 무료 컨설팅 진행에 대해 이렇게 말씀해 주셨다.

선의를 베푸시니 감사한 마음은 당연한 거고, 그 감사한 마음으로 또 다른 선의를 베풀지 않을까요?


그 댓글에는 pay it forward의 마음이 담겨 있었다. 받은 것을 되갚지 않고 다른 이들에게 베푸는 확장형 친절의 모델이다.

* pay it forward : to do something kind or useful for someone because someone else has done something kind or useful for you



<사례 1>

대상 : 교육특구 여고로 진학하는 예비 고1 어머님

방법 및 시간 : 40분간 전화 상담

컨설팅 내용 : 어머님은 중심을 잘 잡고 아이를 충분히 존중하며 행복교육을 실행 중. 다만 교육특구 주변의 학원 환경이 주는 과도한 선행 분위기에 고민이 깊음. 미래를 예측할 수도 장담할 수도 없지만, 학습과 진로의 방향성에 초점을 맞춤. 오히려 내가 배울 점이 많았음.

후기 : 전화 상담 마치려 할 때 어머님도 중학교 교사라고 밝히셨다. 순간 좀 민망했다. 혹 내가 교육전문가 앞에서 너무 아는 척을 많이 하지는 않았는지ㅠㅠ 누구라도 좀 더 조심스럽게 겸허한 마음으로 상담을 해야겠다고 반성했다.


<사례 2>

대상 : 자기주도학습을 하는 예비 고1 학생과 어머님

방법 및 시간 : 영어진단평가 실시 후 60분간 온라인 웨일온 상담

컨설팅 내용 : 컨설팅하면서 진단평가와 설문지에 드러난 학생의 성향과 기본기, 습관 형성의 정도를 언급했고, 충분히 훌륭한 성과를 이뤄가고 있지만, 고등학교 가서 최상위 등급을 하기 위해 필요하지만 학생의 약점으로 보이는 것들을 몇 가지 집어 드림. 진학하는 고등학교의 교육과정도 수학 중심으로 분석함. 영어 내신에 대한 걱정이 많은 거 같아서 현재 하고 있는 영어학습법에 정확성에 초점을 옮기는 로드맵 제시.

후기 : 아들과 어머님 투샷이 웨일온 화면에 잡혔다. 난 쑥스러움 때문인지 내 화면을 끝까지 켜지 않았다. 지금 생각하니 실례였던 것 같다. 내가 먼저 화면을 켜달라고 강요할 수는 없지만, 먼저 오픈을 하셨는데 내가 화답하지 못했던 것이니... 이런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유료로 진행하는 컨설팅은 아니지만, 실제로 전문 컨설턴트나 학원 입장에 살짝 이입이 되기도 했다. 나도 공교육 교사로서 최선을 다해 세심하고 친절하게 교육활동을 이어가고 있지만 사교육은 그 이상 더 세세하게 신경 쓰고 챙겨야 할 것들이 많을 것만 같았다.


<사례 3>

대상 : 이미 첫째 입시를 겪고, 유튜브 등으로 이미 많은 정보와 방향을 잘 알고 계시는 예비고1 어머님

방법 및 시간 : 70분간 전화 상담

컨설팅 내용 : 예비고1 아들의 학습방향에 대한 상담을 요청하셨지만, 재수하게된 큰 애의 방향에 대해서도 질문이 이어짐. 이미 두 아이들 모두 상황에 따른 최선의 선택으로 학원과 자기주도학습을 진행하고 있어서 나의 조언은 그저 second opinion 정도였음. 나도 내가 정답이 아닐 수도 있다고까지 말씀드림.

후기 : 잘 몰라서 물으시는 거 같지는 않았다. 들으신 것이나 알고 계신 것에 확신을 가지고 싶어하셨고, 약간의 필터링의 역할을 원하셨던 것 같았다. 부모의 숙명은 불안함과 걱정이라는 것도 동감했다. 한 시간 넘게 통화했지만 결국 별 도움이 되지 못한 것 같아 마음이 무거웠다.





<컨설팅 후 현실적인 생각들>

1. 넘어서지 못한 개인적인 약점

삼일 연속 전화와 웨일온의 컨설팅을 마치고 아픈 목을 부여잡으면서 생각에 잠겼다.

수업을 좋아하는 난 아이러니하게도 말을 많이 하면 목이 아픈 약점을 가지고 있다. 특히 일정 목소리 톤 이상을 유지해야 하는 수업이라는 환경에서 마이크 없이는 한 시간의 수업도 못할 정도다.


특히 온라인 화상회의 상담할 때는 외부 마이크를 쓰고 있음에도 명확하게 전달되어야 한다는 마음이 앞섰는지 나도 모르게 소리 높여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줌은 회의 시작할 때 마이크 음량 소리를 들어가면서 테스트할 수 있는데, 웨일온은 내가 아직 기능을 못 찾았는지 마이크가 작동 상황만 보일 뿐이어서, 내 목소리가 어느 정도로 전달되는지 가늠하기 힘들었기 때문이었을지도.



2. 헌신의 재정의

굳이 안 해도 되는 무료 컨설팅...

나는 "굳이 안 해도 된다는 것"을 "하면 좋은 것"이라는 의미로 생각했다.


그동안의 축적된 교육경험으로 즉석에서도 상담이 가능한 건 맞지만, 그럼에도 미리 검토하고 체계화시키는 준비도 필요하고, 앞뒤 시간을 조정해야 하고, 생활리듬을 거기에 맞춰야 했다.

학교 수업이나 외부강의는 이미 오래전부터 계획된 일정이어서 충분히 예측과 대비가 가능하지만, 컨설팅은 비정기적인 이벤트 같은 것으로 일상에 추가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단순히 빈 시간에 채워 넣는 건 아니었던 거다.

빈 시간의 그 여백은 안식과 휴식을 의미할 수도 있는 것이니, 이후의 생활에 영향을 줄 수도 있었던 거다.


게다가 목이 아픈 상태가 된다면... 학기 중에는 낮에 수업하고 저녁 시간에 진행하기는 무리가 따를 것 같았다.

요즈음에는 타자를 치는 것도 한 번씩 손가락, 손등, 손목, 팔꿈치까지 아파오기도 한다.

나이가 들수록 그냥 남아 있는 잉여의 것을 주는 것이 아니라 소모되면서 나누고 있었던 거였다.

헌신의 의미는 가벼운 것이 아니었다.


나의 열정과 재능기부에 대한 열망으로 가려져있다가, 몸의 불편함까지 이르러서 현실이 조금 보였다.

다른 분들은 나보다 열정과 역량이 부족하셔서 이렇게까지 하지 않으시는 건 아닐 것이니 나 자신의 열정을 올려치기할 이유는 없었던 거다.

오히려 누군가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건 매우 숭고하고 훌륭한 일인 걸 알면서도 제한된 시간과 체력의 자원의 한계가 있다는 걸 인정하는 용기를 배워야 할 수도 있는 거였다.


그동안 외부 강의가 많았지만, 그래도 우리학교 학생, 학부모님, 업무, 수업, 학습코칭, 상담 등이 우선순위였다.

아침형 인간인 나는 밤에 언제 자든 기상시간이 꽤 이른 시간으로 고정되어 있다. 일찍 잠자리에 들지 않으면 다음날 영향을 받는다. 그러니 근무시간과 상관없다고 밤늦게까지 컨설팅을 진행할 수는 없는 일인 것이다.



3. 그럼에도 받은 신뢰에 대한 넘치는 감사함

어머님들이 너무도 고마워하시고, 고마움으로 어쩔 줄 몰라 하시는 걸 난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았다. 내가 하는 일이 대단한 일처럼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에, 오히려 <스카이 캐슬> 드라마의 컨설팅 '쓰앵님'이 "어머니 저를 전적으로 믿으셔야 합니다"라는 주문 같은 외침 없이도 블로그의 통로만으로 나를 신뢰해 주시는 어머님들께 대한 고마움이 더 컸고, 그걸로 충분히 보상을 받았다고 생각했다.



4. 쓸데없는 괜한 상상

물론 현실성이 없는 걱정이니, 걱정으로 그칠 것이겠지만...설마 내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분들이 신청하여 행여 일상이 무너지는 위기에 놓이게 된다면?

아무리 비용 청구가 없더라도 정말 절실한 마음으로 신청하신 분들이실 텐데, 그래서 이 중요한 방향에 대해서 대충 넘길 수는 없을 것이니 힘겹게라도 계속 강행을 해야 할지, 신청하신 분들의 마음을 다치지 않게 거절할 수는 있을지 일어나지 않을 일을 상상하며 쓸데없는 고민을 계속했다.



5. 1년 후 헌신의 결실을 확인하다

어제 온라인 청블리영어코스를 우리 학교 학생들보다 열심히 학습하였던 예비 고2 친구 딸과 거의 1년 만에 연락이 되었다.

예전에 학습하면서도 한 번씩 확신이 흔들릴 때마다 내게 연락을 했었다. 남들은 다 수준 높은 모의고사 풀고 있는데 자신은 학원도 안 가고, 화려하지도 않은 청블리영어코스를 혼자 하고 있으니 뒤처지는 느낌에 힘들어했다. 그럴 때마다 난 학생에게 확신을 주었고, 학생은 결국 모든 과정을 다 수료했다. 그리고 내게 이제 영어 문장이 다 보인다고 유레카를 외쳤었다.


학생은 어제 진학한 고등학교에서 영어 1등을 하고 있고, 내 영어코스 공부했던 거 완전 잘 써먹고 있다는 기쁜 소식을 내게 전해주었다.

그래서 내가 공부 잘하는 애가 겸손하기까지 하다고 반응해 주었다.

본인이 열심히 한 건데, 겸손하게 공을 돌리는 아이가 참 사랑스러웠다.


확인되지 않아도 나의 작은 헌신과 나눔이 한 어머님의 말씀대로 누군가에게는 한줄기 빛이 되었으면 한다.



6. 벌써 방학이 끝나다

어제부터 우리학교 업무회의가 시작되어 오늘도 협의회가 있다.

개학은 3월이지만 본격적인 새학년이 이미 시작된 느낌이다. 새학년에는 뭔가 무겁고 힘겨운 책임을 추가로 떠안으며 지내게 될 것 같은 느낌이며, 그 책임을 감당하기 위해 서서히 철저히 준비작업을 해야 한다.


차는 없지만 서울로 대학 가는 둘째 딸도 서울까지 짐을 들어다 주며 배웅도 해줘야 할 것 같다.


다음 주에 비슬고, 황금중에서 영어교사 대상으로 영어수업 및 학습코칭 사례 강의를 하고, 우리 학교 전교직원 워크숍에서 "에듀테크 활용을 통한 학습코칭"이라는 주제로 강의도 예정되어 있다.

빡빡한 일정이지만 너무 설레고 기대된다. 설렘의 크기만큼 많은 선생님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면, 더 많이 설레며 준비하고 싶다. 몇 십 분의 선생님들 중 단 한 분에게라도 단 하나의 작은 촛불의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감히 소망해 본다. 촛불이라도 어둠을 느끼는 절실한 누군가에게는 엄청난 위로와 방향 제시가 될 수 있을 것이니...

그 영향력은 선생님들이 만나는 학생들에게도 전달될 수 있으니 간접 학습컨설팅이 될 수도 있겠다.



7. 무료 컨설팅 방향 정리

그동안은 공지사항에 올려 두고 상시 신청을 받았지만, 이제는 방학 등을 이용해서 한시적으로 운영하려 한다.내 일상과 삶의 여백이 충분히 있을 때, 그래서 컨설팅 받으시는 분들이 바쁘고 힘든 상황에 힘겹게 상담하는 것이 아니라는 확신으로 덜 부담스러우실 만한 때 비정기적으로 공지를 하려고 한다. 이제까지 신청하신 분들은 모두 블로그 이웃분들이셨다. 어차피 각 학생에게 맞는 정답을 가지고 있지 않으며, 혹 정답을 정해 놓아도 학생이 따르지 않으면 그건 정답일 수 없을 것이니 내 블로그의 글들은 참고, 그 이상은 아닐 것이겠지만, 작은 참고라도 될 수 있다면 정말 감격스러운 일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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