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 시간이 지나서 같은 학교에 근무하는 선생님이 학부모님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기도 한다.
따님의 담임이었던 나를 졸업식에서 먼발치에서 보고 기억하고 있다가 한참 후 함께 근무하게 된 학교에서 먼저 인사를 하셨던 선배선생님, 그 순간의 감동을 잊을 수가 없다.
전교직원 강연을 마친 학교의 교감쌤이 다음날, 딸의 여고 시절 학교생활의 빛 같은 존재의 쌤이셨다며 전화를 주셨고 그래서 따님 제자와도 통화를 하며 정겨웠던 감동의 순간도...
https://blog.naver.com/chungvelysam/222583509431
학년회의 때 선생님과 대화를 나누다가 오래전 많이 아꼈던 제자의 어머니라는 걸 알게 되고 신기함과 감사함에 기뻤던 기억도... 그래서 한참의 시간이 흘러 학년회의 때 내 사진을 본 제자가 내가 많이 늙었다고 했던 반응을 전해 듣고, 제자의 기억 속에 살아있는 나의 청춘은 무사한 것 같아 오히려 고마웠던 기억도...
https://blog.naver.com/chungvelysam/223052766612
소위 현생에서는 담임이든, 교과 교사든 학부모님으로 대면할 일이 없었던 것은 무관심이 아니라 깊은 신뢰의 표현인 것 같아서 나중에 알게 되면 더 크게 감동하는 것 같다.
그런데 현생 같은 학년이 다 끝난 후 일부러 연락을 주신다면?
얼마 전 블로그에 이런 댓글이 달렸다.
안녕하세요? 선생님
졸업생 **엄마입니다~~
**가 말하길 늘 아이들에게 관심과 열정으로 지도해 주시는 선생님이라고 ~~ 정확히 뭔진 몰라도 엄마가 너무 좋아할 선생님이라고 얘기를 했었습니다 블로그를 빌어 감사 인사드립니다
늘 주도적으로 학원 도움 없이 공부해 왔지만
고등을 앞두고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는데 영어 과목은 선생님의 커리대로 하니 확신이 든다고 하더라구요 물론 결과는 아이의 몫이지만 공부 방향에 확신을 가진 것에 아이에 대한 믿음이 생깁니다 감사인사 드리고 싶어 적다 보니 두서없는 글이 되었네요 ^^
학부모님의 연락을 받게 되면 무슨 일일지 불안하고, 걱정이 앞서는데, 이런 민원(?)이라면 그저 감동과 감사로 반응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렇게 답변을 드렸다.
어머님 안녕하세요? **와 같이 열정이 가득하고 따뜻한 학생을 만난 건 교사로서도 너무 큰 축복이었습니다. **가 제게서 관심과 열정을 느꼈다면, 본인의 열정이 제게 투영된 거라고 믿습니다. 작년에 **와 어머님의 교육철학에 맞춰 자기주도학습을 해가는 것에 감탄했었습니다. 고등학교 가서도 그 역량을 잘 발휘할 거라 믿고 마음의 응원 계속하겠습니다. 글 남겨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와의 만남과 교육활동으로 이미 제 노력 이상의 보상을 받았는데 어머님의 글은 제게는 보너스 같은 선물이었습니다^^
감사하게도 단언컨대 난 이토록 행복한 교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