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당장의 높은 성취를 경계해야 하는가?

미드 <실리콘 밸리> 중에서

by 청블리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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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 밸리라는 미국 드라마에서 시즌 2(ep. 1)에서 Pied Piper(피리 부는 사나이) 벤처그룹은 역대급 압축 기술로 주목을 받아 투자자들 사이에서 투자제안이 경쟁적으로 들어오면서 가치평가액과 투자금이 폭등합니다. 그런 제안에 대해 멤버들은 성취감과 성공한 기분에 들떠있었지만, 그들의 투자를 처음부터 도왔던 투자회사의 실무자가 진심으로 그들에게 이런 조언을 합니다.


This is a classic runaway valuation.

이건 전형적인 ‘가치 폭주’예요.


Pied Piper will be tied to this crazy valuation that you will never be able to live up to.

절대로 부응할 수 없는 가치 평가액에 발목을 붙들리는 거예요.


If you don’t keep increasing in value in the next round, if you have a down round, you are f***ed.

다음번에도 평가액을 높이지 못하거나, 하락하기라도 하면 끝장이죠.


It is the kiss of death for a young CEO.

젊은 CEO에게는 죽음의 키스인 셈이에요.


You want to start with a realistic valuation and grow at a reasonable pace.

현실적인 금액으로 시작해서 꾸준히 성장하는 게 좋아요.


Maybe go with the lowest offer you got.

제일 낮은 금액을 받아요.



무조건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 것은, 당장의 성취감에 취해있는 걸로 상황이 종료되는 것이 아니라면 가치를 인정받은 것만큼의 무게를 감당해야 하는 것입니다.

늘 성장하고 발전해야 하며 그것을 증명해내야 하는 입장에서 고평가된 출발점은 무조건적인 실패를 의미합니다.

궁극적인 목표가 존재하고 그것을 이루기 위한 꾸준한 노력으로 점점 더 그 목표를 현실화하는 단계적 과정이 필요한 것이죠. 운이나 요행으로 갑작스럽게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것 이상을 얻게 된다면 그건 재앙입니다. 그래서 복권에 당첨되어 벼락부자가 되는 것만큼 인생이 빨리 망가지는 건 없습니다.


학생들에게도 성적이 떨어질 것에도 대비해야 하지만, 그보다도 늘 감당할 수 없는 성적을 받게 될 것을 늘 경계하라고 합니다. 역량과 준비도에 맞지 않는 성취는 그 자체로 감당할 수 없는 부담과 무게가 될 것이고, 부담감 없이 최선을 다해도 이루지 못할 다음 단계의 발전을 그 부담감으로 엄두조차 못내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과도한 경쟁은 늘 자연스러운 단계를 훌쩍 뛰어넘으려는 과욕을 부르고, 첫 단계의 성취 여부와 관계없는 조급함과 불안함을 가져옵니다.


우리는 주변의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아니 자기 자신에게 서프라이즈 파티를 준비하듯 비밀스럽게 성취를 감춰야 할 수도 있습니다. 대한민국 쇼트트랙 선수들은 다른 나라 선수들이 선두로 나설 때 동요하지 않고 뒤에서 때를 기다리는 것처럼, 우리도 우리의 꾸준한 성장과 준비로 때를 기다리면 됩니다.


우리는 감당할 수 있는 출발점에서 감당할 수 있는 자신만의 속도로 매일 꾸준히 조금씩이라도 성장하는 자신의 모습에 행복함을 누릴 자격이 있으며, 그렇게 내딛는 걸음만이 감당할 수 있는 단단한 성취로 축적될 것입니다.


지금 이 순간 감당할 수 있는 가장 찌질하고 사소한 것을 받아들이면 무조건 성장할 일만 남은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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