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을 살아도... 더불어 함께

영화 In Time (2011)을 보고

by 청블리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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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딸의 추천으로 보게된 이 영화의 첫 부분 내레이션에서 벌써 영화의 기발한 상상력에 압도당했습니다.


[first lines]

Will Salas: I don't have time. I don't have time to worry about how it happened. It is what it is. We're genetically engineered to stop aging at 25. The trouble is, we live only one more year, unless we can get more time. Time is now the currency. We earn it and spend it. The rich can live forever. And the rest of us? I just want to wake up with more time on my hand than hours in the day.

난 시간이 없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에 대해 걱정할 시간이 없다. 그냥 그런 거다(어쩔 수 없는 일인 거다). 우리는 25살에 노화가 멈추도록 유전적으로 설계되었다. 문제는 우리가 일년만 더 살 수 있다는 거다. 우리가 더 많은 시간을 얻지 못한다면. 시간이 지금은 통화(통용되는 화폐)다. 우리는 시간을 벌어서 시간을 소비한다. 부자는 영원히 살 수 있다. 나머지 우리는? 난 그저 내 손에 당일에 남은 몇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이 남은 채로 깨어나고 싶을 뿐이다.


영화에서 모든 사람들의 팔에 재산처럼 남은 시간이 표시됩니다. 잔여시간이 다 되어 멈추는 순간 수명이 다 되어 죽게 된다는 설정입니다. 더 생존하기 위해서는 시간을 더 확보해야 하는데 수명을 연장하려면 노동을 통해 돈을 벌 듯 시간을 벌거나, 빌리거나, 훔쳐야 합니다. 여기서 시간은 돈을 대신하는 화폐입니다. 커피 한 잔을 4분으로 책정하여 남은 시간에서 뺍니다. 노동의 댓가도 잔여시간을 늘려주는 시간으로 받습니다. 소비는 가난한 사람들일수록 자신의 수명과 맞바꾸는 행위입니다.

현실적이지 않은 이야기지만, 너무 엉뚱하다고 하기에는 우리 현실에서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시간은 양도 가능하므로 누군가가 반드시 죽어야 할 필요가 없음에도 돈을 가진 자들의 입장은 아래의 대사에서 잘 드러납니다.

Philippe Weis: For a few to remain immortal, many must die.

불멸로 남을 소수를 위해 다수가 죽어야 한다.


공간과 자원은 한정되어 있고 모두가 다 공유할 수 없으니 제도적으로 세금을 올리고 물가를 올려서 다수의 죽음을 재촉하는 설정은 극단적인 설정이긴 해도 현실과 많이 다르지 않을 수도 있다는 오싹함이 느껴졌습니다.



우연히 엄청난 시간을 양도받은 주인공은 자신의 안위보다 다수의 사람들의 입장에서 이야기합니다.

Will Salas: No one should be immortal, if even one person has to die.

그 누구도 불멸이 되어서는 안 된다. 단 한 사람이라도 죽어야만 한다면...



사고로 죽지 않는 한 영원한 삶이 보장된 부자들 가운데서도 그런 삶에 회의를 느끼는 사람은 있었습니다.

Sylvia Weis: The poor die, and the rich don't live.

가난한 사람들은 죽어요. 부자들은 살고 있는 것이 아니지요.


Sylvia Weis: Do I really want to spend my life trying not to die by mistake?

내가 실수로 죽지 않으려고 애쓰면서 내 인생을 보내기를 원할 것 같아요?


그리고 진정한 삶에 대한 의문제기입니다.

Will Salas: Live forever or die trying.

영원히 살거나 뭔가 애쓰면서 죽거나...


주인공에게 시간을 양도하고 죽음을 선택한 사람이 남긴 노트입니다.

Henry Hamilton: [note to Will] Don't waste my time.

내 시간을 낭비하지 마세요.


시간은 화폐고 생명입니다. 자신이 가진 것이지만, 그 자산이 개인에게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너무 많은 시간을 가지고 있어서, 그 시간이 권력이고, 돈이기도 한데, 그래서 더 이상 남을 돌보지 않고 자신의 것만 지키려 하는 사람들의 어리석음을 영화는 지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많이 가진 자들은 남들만 돌보지 않는 것이 아니라 자기 스스로도 더 이상 돌보지 않고 있었습니다. 자신의 삶에 대한 가치와 소중함을 잃어가면서, 그것도 다른 이들을 희생시키면서 얻은 것을 그저 낭비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Sylvia Weis: What have we got?

Will Salas: A day. You can do a lot in a day.

우리가 가진 것은?

하루. 당신은 하루동안 많은 것을 할 수 있어요.


영원한 시간의 약속에서 무의미한 삶을 보내는 부자들에 대해 하루라도 의미 있게 사는 가난한 사람들의 삶을 대조시킵니다.

하루를 살아도 멋진 순간을 맞이하고 있는지 우리에게 묻고 있는 것 같습니다.

돈이든 시간이든 많이 가졌다는 양적인 위안이 우리 삶의 질과 가치를 결정하지는 못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복지사회에 대해서도 생각할 기회가 되었습니다. 노블리스 오블리제는 구호가 아닌 삶의 모습이고, 사회시스템이어야 할 거라는 주장을 넌지시 하고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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