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3+교생쌤 팝송 플레이리스트
동아리 전일제를 앞두고 선생님들이 분주해졌다. 전일제의 핵심 특징이라면 학교를 벗어나는 것이 아닐까?
난 역발상을 했다. 모두가 떠날 때 머무는 것이 오히려 차별화라고...
우리 반 이름은 <미드테드팝송반>이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제안했다.
학교에 남아서 오전에 미드 정주행, 오후에 각자 최애 팝송을 발표하자고..
그 대신 점심시간은 넉넉하게 학교 근처에서 식사하고 디저트까지 여유를 누릴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동아리 정체성에 맞게 이보다 더 완벽한 전일제 시나리오는 없지 않겠냐고...
그러면서 다른 대안을 물으니 별 불만이 없어서 원안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그 당시에는 몰랐는데 학교에 남은 덕분에 학생들은 전일제 당일 모두 특별한 선물을 받았다.
나도 내 주머니를 털어서 간식을 돌렸지만, 그보다 더 큰 선물은...
마침 전일제 하는 날이 교생선생님들이 와 계시는 첫 주였다.
영어과 교생선생님들께 학생들 최애팝송 발표할 때 인생곡 하나씩 10분 이내로 발표해달라고 요청드렸다.
사실은 부탁이라기보다 거의 강요 수준이었지만, 선생님들은 흔쾌히 수락해 주셨다.
영어과 교생쌤들은 최애 팝송 발표에 자신들의 삶을 녹여내시기도 했다.
시간이 짧아도 어쨌거나 학생들 앞에서 수업의 형태로 서게 되는 데뷔 무대였던 셈이다.
국어과, 음악과 교생쌤들도 모두 나의 갑작스러운 참관 초대에 응해주셨고 학생들 앞에 서서 인사하고 아이들을 위해 간단하게 몇 마디 해달라는 당황스러운 부탁에도 모두들 애정과 진심이 담긴 울림 있는 좋은 이야기를 전해주셨다.
아이들도 모두가 경청하고 몰입하며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드렸다.
그 순간 학생들과 교생쌤들 중 누가 더 행복한지 구별이 안 될 정도였다.
교생쌤들은 집중하는 눈망울과 고개를 끄떡이는 사소한 동작에도 감동하고 감격해 하셨다.
교생쌤들의 존재가 학생들에게 선물이었지만 교생쌤들께도 학생들이 선물이었을 것이다.
우리 동아리 학생들은 모든 교생쌤들을 다 만나는 축복을 선물처럼 누렸고, 그 짧은 순간에도 쌤들의 삶을 마주하며 감동을 가슴속 깊이 새겨두는 것 같았다.
더 이상 학교 밖으로 나가지 않은 것에 대해 아쉬움은 없어 보였다.
너무도 감사한 마음에 모든 교생쌤들께 커피와 음료를 주문해 드렸다.
아이들에게 선물해 주신 큰 행복에 감사해서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고... 아이들의 감사의 마음까지 담았다고 작고 사소한 음료 한 잔에 뭔가 비장하게 커피 한 잔 이상의 의미를 부여했다.
그럼에도 쌤들은 모두들 넉넉한 감사의 인사를 전해주셨다.
교생쌤으로 아이들 앞에 처음 서셨을 때의 그 행복과 설렘이 좋은 기억으로 자리하게 되기를...
동아리 활동으로 진행한 학생들의 최애곡 발표는 왜 이 노래가 자신의 최애곡인지에 대한 맥락을 연결하는 작업이었다.
사연이 있는 노래는 강력하다. 감정이입이 되고 노래에 몰입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
각자 사연을 먼저 얘기하고 노래를 들으니 몰입도가 더 높아지는 것 같았다.
플레이리스트가 중복되지 않도록 사전에 학생들에게 구글드라이브 스프레드시트를 공유해서 선점하는 사람에게 우선권이 있다고 했다. 입력하기 전에 반드시 중복되는 노래가 있는지 살펴보고 우리말 해석이 있는 영상을 찾아서 링크도 같이 첨부하라고 했다.
PC기준으로 구글드라이브 양식에 입력한 유튜브링크는 클릭하고 조금 기다리면 아래 왼쪽 그림처럼 미리보기창이 뜬다. 미리보기 창을 클릭하고 전체화면으로 띄우면 시작할 때 광고 없이 영상을 바로 실행할 수 있다.단, 링크를 클릭하자마자 바로 뜨는 맨 위의 링크 주소를 클릭하면 새창으로 실행되면서 광고가 뜨니 주의.
<중3 학생들과 교생쌤들의 플레이리스트>
아래 구글스프레드시트 링크에서 확인
굵은 글씨체는 교생쌤 최애곡(6곡)
https://docs.google.com/spreadsheets/d/1u1jplfJvJw73-R6ULfghc9WgCy1Et8BfWgLwkJ655-o/edit?usp=shar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