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학교에서 실시하는 겨울시즌 자기주도학습반 안내링크
https://blog.naver.com/chungvelysam/222590616971
20년간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제자의 조카가 예비 고1이라고 해서 그 어머님께 위의 과정을 안내해드렸습니다. 온라인 점검 과정이니까 혹 우리학교 학생들과 함께 참여해도 좋을 것 같았고 참여여부를 떠나서 예비 고1의 가장 중요한 겨울 시즌에 학습방향에 참고하시길 바라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어머님이 출첵과 플래너를 망설이는 아이의 이야기를 전해주셔서 답변을 드리다가 위에서 소개한 자기주도학습프로그램에 대한 자세한 안내이기도 하고, 자기주도학습을 고민하는 분들에게 참고가 될 것 같기도 하여 개인적인 내용은 삭제하여 아래 공유하려 합니다.
어머님 마음 쓰지 마세요.
학교에서도 아이들이 자신 없어 해서 신청자가 그렇게 많지 않아요. 그래도 여름방학 때는 한 명도 없었는데 예비고1이라는 인식이 있는지, 그리고 각 담임선생님의 설득도 있고 해서 이번엔 40명 정도가 참여하고 있어요. 찌질하게 매일 조금씩이라도 해보자는 걸 강조하고 있고, 제대로 못 하는 게 당연한 거니 포기하지 말라고 격려해요.
학교에서 얼굴을 맞대고 지내는 학생들도 굳이 참여하지 않으려하는데... 저를 만난 적도 없는 **이의 망설임은 너무 당연한 거예요.
그리고 요즘 아이들은 뭔가 제대로 할 자신이 없으면 시도조차 안 하려 하는 경향이 있어요. 과정의 불완전함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사교육시장과 교육시스템의 분위기가 만들고 있는 상처 같은 현실이죠. 오늘 출첵을 못해도 괜찮고, 내일 플래너를 빼먹어도 괜찮고, 다음 날은 하루 종일 놀아도 괜찮고, 그 다음날 늦잠을 자도 괜찮은 거예요. 그래도 그 다음날 희망을 잃지 않고 몸을 일으키고, 당장 할 수 있는 뭔가를 시작하면 되는 거니까요. 초라한 시작만이 지속성을 보장한다는 건 그런 의미예요. 이 프로그램은 제가 감시하는 시스템이 아니라 자기와의 약속과 자기 점검의 과정을 서서히 인식하고 한두 걸음이라도 내딛게 하는 것이 목적이에요. 그래서 아무 노트에 대충적어 온 플래너의 초라한 계획도 저는 진심을 담아 칭찬해주고 있어요. 이대로만 하면 된다가 아니라, 이보다 계속 발전하고 나아질 모습을 응원하는 거죠. 그렇게 격려해야 아이들이 계속할 수 있다는 힘을 내더라구요.
그리고 거의 존재감 없이 제가 역할을 최소화할수록 아이들이 주연이 되고 아이들의 주도성이 더 드러나더라구요. 저는 혹 아이들이 좌절하고 힘들어 해서 도움이 필요할 때, 조난당한 느낌으로 길을 잃었다는 느낌이 들 때 출동하는 역할뿐인 것 같아요. 초라한 출발을 존중해주고, 헤매고 있을 때도 조금 더 기다려주면서 본인이 도움이 필요할 때, 손을 내밀 때만 잡아주는 과정이 오히려 학원가면서 제대로 하는 느낌에 만족감을 얻는 것보다 초라하고 어설프지만 더 의미 있는 자기주도성 회복의 과정인 것 같거든요. 그래서 저는 늘 영어멘토링과 자기주도학습코칭에 진심일 수밖에 없습니다. 처음에는 참가인원에 의미를 부여했지만, 자꾸 이전의 학생들과 비교하고 인원에 상처받으면서 지금은 한 학생, 한 학생만 바라보려고 애쓰고 있어요. 규모에 관계없이 결국 수업이나 코칭과정은 개별적인 만남이니까요.
수료를 못하고 중간에서 그만 두더라도, 물론 그렇게 된다면 학습된 무력감으로 이후에 다른 과정에서 망설임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저는 다음 번 뭔가를 시작할 때는 몇 단계 위에서 시작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있어요. 우리는 단번에 모든 것을 제대로 할 수는 없잖아요. 걸음마도 어설프게 시작했지만 지금은 의식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걷게 되는 것처럼 말이죠. 조급하다고 걸음마를 빨리 하게 하는 전문가에게 아이를 맡기지 않아도 되는 거죠. 처음부터 제대로 걸음마를 못하고, 다른 애들보다 빨리 못한다고 가슴 졸일 필요는 없는 거구요.
그렇게 그저 학원가는 약속에만 몸을 맡기는 것보다 당연히 처음부터 제대로 할 수는 없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자리를 지키려고 애쓰는 노력자체가 자기주도학습의 시작인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초라한 매일의 기록을 제게 보여주고 다시 다짐을 하면서 또 여전히 초라한 모습임에도 끈을 놓지 않는 아이들의 용기와 간절함에 늘 감동합니다. 저의 열정페이는 그게 보상이에요. 조금씩 변화되어 가면서... 그리고는 어느 날엔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사소한 습관의 모습에 신기해하며 제게 전하는 메시지가 전 너무 감격스러워요. 혹 그런 소식을 전해 듣지 못하거나 중간에 서서히 사라져간 아이들에 대해서도 또 다른 기회에 적어도 지금보다는 더 발전하고 성장할 거라 기대하며 응원하고 있어요.
프로그램을 소개한 건 참여할 거라는 기대보다, 방향 설정에 참고가 되시라고 한 거니까 부담 갖지 마시구요.
요즘 제자들이 저를 만나자고 하면, 줌 실시간 비대면으로 만나요. 화상통화 같은 느낌이지만 그래도 온라인 수업에 익숙한 세대라서 어색하지는 않더라구요.
코로나가 심각한 상황이 되고 있어 줌으로 (제자와 어머님과 아이와) 함께 만나서 학습이나 고등학교 생활방향에 대해 말씀드려도 좋을 것 같아요.
결과와 성과만 바라보지 말고 오늘의 한 걸음 자체가 의미 있는 도달점이기를, 과정에서의 그 사소한 성취와 행복을 놓치지 않기를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