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과 교사의 공통점(Feat. 유퀴즈 차승원)
유퀴즈 프로그램의 차승원 배우에게서 나이가 들어서 오히려 더 존경받는 멘토로서의 모습을 보았고, 교사로서도 큰 울림을 얻었다. (2024년 8월 14일 방영. Ep 257)
프로그램에 소개되었던 그의 어록 중 하나
능력이 없으면 열정이 있어야 되고
열정도 없으면 겸손하기라도 해야 되고
겸손하지도 못하면 눈치라도 있어야 한다
그중 한두 가지라도 있으면 괜찮지 않을까?
패자부활전처럼 가지지 못한 부러움보다 가진 것에 대한 집중의 중요성에 대한 이야기처럼 들렸다. 능력을 부러워하기 보다 간절함으로 열정을 발휘하면 되는 것이며... 아직 그런 열정을 발휘할 때가 되지 않았다면 과장된 몸짓 없이 겸손하고 겸허하게 준비를 하면 되는 것이고...
겸손하지 못하면 눈치라도 있어서 민폐를 끼치지 않아야 한다고 해석하며 소름이 돋았다.
적어도 난 눈치라도 챙기고 있는 것인지, 겸손의 자세로 부족함을 채우며 열정의 기회를 보고 있는 것인지, 적어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열심을 다하고 있는지... 차승원 배우의 말처럼 모든 것을 다 가질 수는 없으며, 능력을 갖추었더라도 열정과 겸손과 눈치에 대한 의식적으로 노력이 면제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리고 그가 얘기하는 <연예인 네 가지 경쟁력론>에서 난 교사의 모습을 투영했다.
경쟁력 있는 실력
경쟁력 있는 가격
경쟁력 있는 성품
경쟁력 있는 외형
단, 모든 요소의 경쟁력이 50점, 즉 평균은 넘는 것을 전제로 그중에 두 가지는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렇게 설명을 이어갔다.
경쟁력 있는 성품과 실력이 최고지만, 경쟁력 없는 가격과 실력은 최악이라고. 쉽게 말해서 “비싼데 더럽게 못해”가 최악이라고.
경쟁력 있는 실력인데 경쟁력 없는 성품은 언젠가 탄로가 나며, 경쟁력 있는 외모만 갖추었다면 사그라들 거라고. 물론 경쟁력 있는 외모에 (실력은 상대적으로 부족해도) 성품이 더해지면 오래갈 수도 있다고.
교사에게는 경쟁력 있는 가격이 적용되지는 않을 것 같았다. 연봉 협상을 하는 것이 아니라 호봉에 따라서 연봉이 책정이 되니까. 물론 1년 1회의 성과급이 있어서, 단위 학교에서 정한 기준대로 차별 지급을 하긴 하지만 전체 연봉의 대세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최근 나는 외부강의를 나간다. 평교사로서 강사료가 최저이긴 하지만, 굳이 안 해도 되는 강의에 초대를 했는데, 더럽게 못한다면... 다시 초대받을 일이 없을 것이다.
그리고 처음부터 외모의 경쟁력이 없다는 걸 인정하고 시작하니 나이가 들어도 큰 타격이 없다는 건 젊은 시절이 아닌 내게는 그나마 다행처럼 느껴졌다.
연예인처럼 교사도 경쟁력 있는 실력과 성품이 중요할 것 같았다.
물론 경쟁력 있는 외모라면 유리한 지점에서 시작할 수는 있다. 학생들의 호감을 얻기 수월하니까...
사교육 강사라면 경쟁력 있는 가격까지 포함해서 모든 요소가 다 중요하겠지만, 공교육 교사라면 경쟁력에 의해 자신의 자리가 결정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경쟁력을 갖춘 교사는 더 귀하고 특별하다. 물론 더 높은 연봉이나 인센티브는 주어지지 않지만, 학생들과의 소중한 교감과 긍정적인 교육 효과의 영향력은 금전으로 계산할 수 없는 특별한 사명이다.
외형은 선택할 수 없으므로, 교사들도 누구나 경쟁력 있는 실력과 성품을 갖춰야 한다는 결론...
성품은 남들보다 우위에 있는 완성된 인격이 아니라 부족한 모습까지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학생들과 함께 노력하는 겸손한 삶에 대한 열정이 아닐까.
삶으로 가르치고, 가르치는 대로 사는 것... 완벽한 일치가 아니라도, 적어도 타협하지 않는 가치에 일관된 방향성으로, 완성을 이루지 못해도 완성을 지향하며 노력하는 것... 그 과정에서 부족한 모습도 학생들께 투명하게 드러내며 서로 응원하면서 함께 성장하는 것...
교사는 수업으로 학생들 앞에 설 때 자신의 인격과는 다소 다른 페르소나가 필요할 수 있다. 그것이 나와 같은 극강 내향형인 교사에겐 내향이 아닌 것 같은 자신 있고 당당한 모습일 수는 있어도, 위선과 거짓은 아닐 것이다.
젊은 시절 뛰어난 배우가 50세가 넘어서도 여전히 자리를 지키는 것은, 리즈 시절까지는 아니라도 정말 엄청난 노력이 숨어 있음을 엿볼 수 있어, 50세가 넘어서도 여전히 고군분투하는 나에게 큰 위로가 되었다.
실제로 그는 50세 넘어서도 식단 관리(거의 하루 한 끼)를 하면서 체중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자기 관리는 일종의 성실함의 척도입니다. 우리는 공짜로 일하는 사람들이 아니거든요. 내 몸을 신성한 사원같이 정갈하게 유지하고 싶어요. 그게 저를 보는 분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생각해요.”
얼마나 멋진 프로의식인가. 나이가 들수록 젊은 시절에 비해 더 훨씬 더 힘겨운 노력이 필요할 것인데...
거기다 그는 나이 듦에 대해서 이렇게 표현했다.
계단을 내려오는 시기이며 갑자기 추락하는 것이 아니라 한 계단씩 잘 내려와야 하는 과정이라고...
사계절 중에 가을을 지나고 있다고 말하는 그는... 지금이 좋다고 했다.
여름의 햇살이 뜨거웠기 때문에...
뭐가 뜨거웠냐는 질문에...
주변의 환경이나 만났던 사람, 자신이 처했던 일들... 그 모든 상황들이 힘들게 느껴졌던 시기라고 했다.
그만큼 열정적으로 후회 없이 젊은 날을 보내고 선선한 바람을 누리고 있는 그에게서 삶을 대하는 자세의 풍부함과 깊이가 느껴졌다. 힘들었다고 얘기했어도 그 모든 순간에 그에게는 행복한 순간이었을 것이었다.
매 순간 진심을 다한 사람은 굳이 젊은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없다고들 한다. 젊은 시절도 지금 이 순간에도 진심을 다하면서 빈틈없이 행복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젠 후회할 겨를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