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반 내 영어 수준의 격차는 상상을 초월한다. 고등학교도 심각하지만 중학교는 훨씬 더 하다. 과학고, 외고 등의 특목고에 진학할 학생들과 일반고에 진학하지 않을 학생들이 공존하기 때문이다.
물론 영어를 꼭 잘하지 않아도 일반고에 진학이 가능하다. 각 과목별 평점으로 석차연명부를 작성하므로 영어를 포기했더라도 다른 과목에서 성적을 확보하면 일반고 컷 안에 넉넉하게 들 수 있기 때문이다.
각자 수준이 다른 교실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영어교사들에게는 너무도 큰 도전이다. 공립학교 교사들은 교육특구와 아닌 곳을 오가면서 티칭 수준을 조절해야 하지만, 학반 내에서의 격차를 메울 방법도 고민해야 한다.
핵심은 각자의 출발점과 속도를 존중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내가 생각하는 모든 티칭과 코칭의 전제다.
학교 수업을 따라갈 수 없는 학생들이 학원에서 기본기를 갖춘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보통은 학원이 더 상처를 주는 경우가 많다. 학원은 대개 출발점보다 도달점을 제시하고 따라오라고 진행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교육특구 고등학교와 비교육특구 고등학교, 심지어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내가 생각하는 수업 원리는 원리와 이해 중심의 수업이다.
물론 교사들의 역할이 의외로 더 커져야 한다. 가르치려는 핵심적인 본질에 닿으려는 교사의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교사는 늘 암기를 최소화하려는 원리를 발견하도록 애써야 한다.
그렇게 수업을 기획하여 진행하면 '그런가 보다' 하면서 암기했던 상위권들에게는 이해라는 선물을 줄 수 있고, 지식 축적이 덜 된 학생들에게는 감당할 만한 수준의 이해, 원리 중심 수업으로 가닿을 수 있다.
그럼에도 닿지 않는 아이들은 어떻게 하나? 아이들의 수준보다 맞추기 더 어려운 타이밍을 존중하는 수밖에 없다. 오랜 기약 없는 기다림의 고통도 감수해야 한다.
최소한의 수준의 진도를 나갈 때 플립러닝의 가능성을 제기하는 것은 너무 이론적이다.
대부분의 기본기가 아직 준비 안 된 학생들의 더 큰 문제는 혼공 습관의 부재이기 때문에 혼자서 자신의 기본기를 쌓으려는 노력을 기대하기 어렵다.
나는 각자의 출발점과 속도가 다르다는 존중으로, 교실 밖을 벗어나야 가능해지는 개별화 코칭의 방법을 병행한다. 의지가 있는 학생들은 당장의 수준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 결국 잘할 수 있다는 현실을 바탕으로 한 격려와 코칭이 필요하다. 영어멘토링 학습코칭은 멘탈코칭이 포함되어야 아이들이 멈추지 않는 지속성을 가질 수 있다.
영어의 수준을 극복하게 하는 가장 큰 열쇠는 단어다. 그것도 어려운 단어가 아닌 빈도가 높은 쉬운 단어부터 시작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영어 기초가 전혀 되어 있지 않는 아이들을 만나면 나의 첫 질문은...
"영어 단어 읽을 수 있니?"
그렇다고 하면 내 단어장을 반복해서 읽으면서 자주 망각할 것을 조언한다.
읽을 수 없다면 기본 발음 원리부터 시작하라고 권한다.
교직 초반기에는 초등학교 파닉스 책부터 보라고 했지만, 자존심을 버리고 자기주도적으로 그렇게 교재까지 구해서 본 학생들은 거의 없었다.
지금은 내 발음원리 영상부터 볼 것을 권한다.
그리고 내가 만든 단어장에서 QR코드 찍어 내 동영상강의를 들어가면서 발음부터 정확하게 익힐 것을 권한다. 일정 범위의 단어가 익숙해지면 동일한 QR코드로 온라인 시험(자동채점 가능)을 응시하면서 자기점검이 가능하다는 것도 안내한다.
중학교에 와서는 중학 수준의 단어장도 만들어 활용하고 있다.
단어만 적립이 되면... 문법은 약간의 집중적인 관심으로 극복할 수 있다. 그것도 내 동영상강의를 보면 해결되도록 해두었다.
수업시간에 모든 수준의 학생들이 만족할 만한 원리 및 이해 중심의 수업을 제시하면서, 평소에도 자기주도학습할 때 학습의 방향을 모델로 보여주기도 한다.
이왕이면 영어수업을 재미있게 진행하여 그 흥미로 학생들의 자기주도학습에 동기유발이 될 수 있도록 한다.
나의 티칭은 수준에 상관없이 반드시 해야 할 압축적이고 핵심적인 원리와 이해 중심의 수업이고, 희망 학생에 한해서만 교실 밖에서 자기주도학습 기본기와 습관을 축적할 수 있는 학습코칭을 병행한다. 학생들이 시공간을 초월해서 참여할 수 있도록 온라인컨텐츠를 구성해 놓은 것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나의 티칭과 코칭의 목표는 자립이다. 혼자 공부할 수 있는 실력과 습관으로 주도성을 찾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