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수 떡상(?)의 무게감

by 청블리쌤

난 블로그와 카카오브런치에 동시에 글을 올린다.

한참 나중에 시작한 카카오브런치에 블로그 글 중에서 선별해서 올리다가, 어느 때부턴가 블로그에 글을 올릴 때 동시에 함께 올리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무심한 척하지만, 조회수나 공감 등에 예민하게 반응을 하는 나는, 그 반응들로 내 글을 돌아보기도 한다. 그 반응의 숫자가 글의 모든 걸 다 평가하지는 않겠지만, 무엇이 문제일지를 돌아보는 기회로 여긴다.

어제 카카오브런치에 공감과 누적조회수 알람이 계속 떴다.

전날 올렸던 글의 조회수가 1000명을 넘어, 천 명 단위로 조회수가 늘고 있었다. 평소 카카오브런치 하루 전체 글 합산 조회수가 300-400건 정도였는데, 단일 글 하나에 이런 관심은 내 기준에서는 '떡상'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다음날까지도 계속되어 누적 조회수가 만 명을 넘어섰고, 오후가 되어서야 소나기 그치듯 진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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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를 확인해 보니 대부분 기타 유입이었고 검색을 해서 알아낸 유력한 이론은 '다음' 메인에 떴을 가능성이었다. 신기하게 내 글이 다음 메인 "직장IN" 코너에 링크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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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runch.co.kr/@chungvelysam/917

광복절인 휴일에는 블로그와 카카오브런치에 업로드할 계획이 없었는데...

그날 본 유퀴즈의 감동을 주체할 수가 없어서 바로 글을 작성했다. 보통은 하루 이상 묵혀두고 여러 번 읽어보면서 수정하는 퇴고의 과정을 거치는데, 글을 쓰고 나서 몇 번 읽어 보고는 바로 업로드해버렸다.

그런데 이렇게 떡상을 하니 갑자기 마음의 부담이 커졌다.

한 분의 독자를 위해서라도 진심을 다해야 할 것인데...

독자를 생각하시면서 작가, 편집자, 독자 역할까지 다 하려 하시면서 논문에 준하는 노력과 시간을 들이시는 카카오브런치 작가 선배님께 '보급형 글쓰기'라는 컨셉을 들이대면서 건방을 떨었던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폭발적인 조회수를 보고서야 내 글을 다시 읽어 보았다. 평소보다 글의 흐름이 매끄럽지 않았고, 심지어 유퀴즈 방영 날짜도 2025년으로 잘못 기록했다. 실은 한 독자분께서 미래에서 보고 온 상상 글쓰기냐는 댓글을 달아주신 덕분에 오류를 알게 되었다.

문자를 보낼 때도 오자가 있으면 신뢰가 뚝 떨어진다는데...

블로그나 카카오브런치는 활자가 아니라도 일종의 출판물인데 오탈자라니...

그건 독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 아니라는 생각이 날 부끄럽게 했다.

어떻게 내 글이 메인까지 올라갔는지 알 수는 없지만...

공감 숫자가 그 폭발적인 조회수에 비례하여 이어지지 않은 것으로도 내 부족함은 증명되었다.

조회수를 위한 어그로를 끈 건 아닌지도 생각했다.

유퀴즈에 방영된 다음날에 바로 글을 올렸으니 시의적절한 누군가의 궁금증에 만난 것이었을 테니까.

뒤늦은 퇴고를 하며 약간의 교정을 했지만, 그렇다고 글의 퀄리티가 올라가는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내 글의 퀄리티 때문에 메인에 걸리고 조회수가 넘친 것은 아니었을 것이니, 조회수 자체가 내 글에 대한 공감을 끌어내거나 어필한 증거라고 볼 수 없지만...

새삼 공적 글쓰기의 무게를 느꼈다. 오탈자는 물론 글의 오류가 있어서는 안 될 것이며, 소위 어그로를 끌면서 실망을 주는 일이 없도록 더 주의해야 한다는 사실을... 적어도 내게는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조회수로 엄청난 사건 같은 경험을 하면서 몸으로 새겼다.

얼마 전 넷플릭스에서 최근에 공개한 <더 인플루언서>를 보면서 조회수, 구독자 숫자의 진정한 가치에 대해 고민했었다.

교사로서 난, 늘 학생들에게 인플루언서의 자리에 서게 되는 것이니 진정성 있는 좋은 영향력을 끼쳐야 한다는 사명감을 품고 교실에서 학생들을 만났는데...

누구라도 시공간을 초월해서 불특정 다수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게 된 지금...

독자가 듣고 싶은 이야기를 할 것인가...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것인가...

나만의 이야기를 진실되게 할 것인가, 어그로를 끌면서 존재감을 드러내려 할 것인가...

그 고민의 끝에 사람들의 관심이 모이는 곳에 서 있다는 것은 내가 누리는 축복 이전에, 책임감과 철저한 준비와 노력이 전제가 되어야 한다는 무게감이 더 크게 다가왔다.

그래놓고 오늘도 이렇게 "시의적절"이라는 명분으로 하루도 묵히지 않고 바로 글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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