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기쁨(유병욱)을 읽고

by 청블리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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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ative Director인 작가가 스스로 건져 올린 문장에 대한 자신의 이야기를 감성적으로 또 알기 쉽게 써 내려간 책입니다. 책을 보고 나니 인생을 바라보는 시각이 넓고 깊어짐을 느낍니다. 인생을 바라보는 깊은 시각은 사소한 일상의 작은 생각의 변화에서 비롯됩니다. 정말 좋은 책입니다.




당신이 굴튀김에 관한 글을 쓰면, 당신과 굴튀김의 상관관계나 거리감이 자동적으로 표현되게 마련입니다. 그것은 다시 말해, 끝까지 파고들면 당신 자신에 관해 쓰는 일이기도 합니다. 그것이 이른바 나의 ‘굴튀김 이론’입니다. - 무라카미 하루키


위의 인용구를 작가는 아래와 같이 풀어서 씁니다.


굴튀김에 관한 글을 써보면, 당신이 굴튀김이라는 소재를 얼마만큼 깊숙이 알고 있는지, 또는 얼마나 모르고 있는지가 그대로 글로 드러나기 마련이다. 다시 말하면 글이란 결국 정확히 작가가 가진 것만큼을 내놓는 일이다. 작가가 가진 깊이만큼의 그릇에, 작가의 경험과 세계관을 통해 만들어진 생각들을 채워 넣는 일이다. - 유병욱




작가가 건져 올린 문장에다가 이 책을 읽고 위의 인용구처럼 저만의 이야기로 정리해보았습니다.



나는 깊게 파기 위해서, 넓게 파기 시작했다. - 스피노자


역설적이지만 자신만의 깊이를 얻어내기 위해 어디든 파 보아야 합니다. 학교에서 자신의 꿈을 모르겠다고 못 찾겠다고 하는 아이들에게 늘 저는 이것저것 읽어보고 학교 수업에 충실하면서 고민을 많이 해보라는 얘기를 해줄 수밖에 없습니다. 때론 그러다가 우연한 기회에 자신의 길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넓게 파보지 않으면 그런 우연한 기회도 가질 수 없음은 자명한 일입니다.




벽을 눕히면 다리가 된다. - 안젤라 데이비스


발상의 전환입니다. 자신의 약점과 두려움이 오히려 위기를 넘어서는 통로가 되기도 합니다. 두려운 것은 피하지말고 눕혀야 합니다.





인생은 결국, 어느 순간에 누구를 만나느냐다. - 유병욱


만남의 총합이 현재 자신의 모습입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어느 때 만나냐 하는 것입니다. 준비 없는 만남은 의미 없는 안타까움일 뿐입니다.




별이 태어나려면 혼란이 있어야 한다. - 니체


한 번에 뭐든 완성되거나 성취되는 일은 없습니다. 혹 그렇다면 그건 재앙의 시작입니다. 충분히 혼란 등의 과정을 통해 준비되지 않았으니 혹 성취하더라도 그걸 유지할 능력도 갖추지 못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기본기란, 헤맸을 때 다시 돌아올 수 있는 지점이다. - 윤태호


그럼에도 기본기에 충실할 수 없는 이유는 눈에 보이는 성취에 조급하기 때문입니다. 스스로 조급하지 않으려 해도 주변의 기대와 압박이 그를 내버려 두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 유혹과 압박을 이기는 것이 기본기의 전제입니다. 학생들은 당장 성적을 올리기 위한 공부가 아니라 아는 즐거움을 회복할 수 있는 기본을 다지는 일부터 해야 합니다. 그 과정은 대부분의 경우 고단하고 지루하지만 반드시 보상받게 되어 있습니다.




두 개의 화살을 갖지 마라. 두 번째 화살이 있기 때문에 첫 번째 화살에 집중하지 않게 된다.

- 교토 상인들의 33계명 중


어설픈 선행학습이 재앙인 이유는 나중에 수업시간에 할 거니까 선행할 때 대충 하고, 정작 수업 때는 이미 선행해서 아는 것 같으니까 다시 한 번 대충 하기 때문입니다.




말 없는 자는 상대를 수다쟁이로 만든다. - 출처 미상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무언가를 자꾸 채우려 합니다. 그러나 여백의 효과는 스티브 잡스의 프레젠테이션으로 이미 널리 증명되었습니다.

의도적인 빈틈과 허점은 상대방이 생각하며 다가서게 끄는 힘이 있습니다. 학교에서 수업할 때 여실히 느낍니다. 교사인 제가 다 채워주려 하면 학생들은 굳이 애써서 학습을 하려 하지 않습니다.

인간관계에서도 인간적인 면은 완벽하지 않은 빈틈에서 옵니다.



우리가 하는 일에는 두 가지 판이 있으니, 하나는 ‘식판’이고 둘은 ‘평판’이다. - 어느 광고인


우리의 일은 먹고살기 위한 것과 인정을 받고 성과를 거두는 두 가지가 있다는 의미입니다. 식판을 무시할 수 없으나 평판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하게 되는 건 당연한 일인 것 같습니다.



낯선 것은 아름답다. - 기어르트 베르동크


다른 것이 틀린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다르다는 뜻으로 틀리다는 말을 많이 사용하는 경향이 있지만 말이지요. 자신의 모습이 다른 이에게 낯설다면 그게 오히려 경쟁력일 수 있으니 굳이 자신의 약점을 부각시키면서까지 동질성을 추구할 필요는 없다는 것입니다.



관심을 가지면 보인다. 믿음을 가지면 보이지 않는다. - 고미야 가즈요시

나는 신념에 가득 찬 자보다 의심에 가득 찬 자를 신뢰한다. - 김훈


우리가 무언가에 관심을 가질 때 안 보이던 것들이 보이지만 안다고 믿고 착각하는 순간 더 이상 궁금하지도 의심하지도 더 알려고 하지도 않습니다. 늘 모르는 편이 낫습니다. 역설적으로 그래야 더 많이 끊임없이 알 수 있는 기회가 생깁니다. 학교에서도 성적에 관계없이 자신이 충분히 안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은 더 이상 성장하지 않습니다.

능력보다 태도가 더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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