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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에 나온 감정이야기 (4회)

나도 인지하지 못하는 행동이 인생을 망가뜨릴때

이야기를 이어가기 전에 몇가지 배경이되는 두가지 이야기를 해야할것 같다. 4회와 5회에서 관련된 이야기를 한 다음에 다음 세대를 이어 전달되는 트라우마가 해소되는 성경상의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큰 이사를 두번 했다. 한번은 대전에서 살다가 서울 본사로 근무지를 옮기면서 이사를 한것이고, 다른 하나는 서울에서 뉴욕으로 직장을 옮기면서 이사를 한 것이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나는 세상에 대한 두려움으로 심리적인 성을 나의 마음에 쌓았던 사람이었다. 그리고 아주 표면적인 대인관계만을 맺으면서 살았던 사람이다. 자신의 마음의 문을 열기 두려워 하는 사람이 어떻게 다른 사람들과 친밀한 관계를 맺을 수 있겠는가? 나라는 사람은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이지 사회생활을 하기에 너무나 힘든 사람이었다. 나의 주위에서 본인의 성격적인 어려움으로 인해서 어려움을 겪었던 분들이 계시다면 이자리를 빌어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하지만 당시에는 자신이 그러한 처지에 있는지도 알지 못하고 있었으며, 힘들지만 나름대로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즉 자신의 상태에 대한 인지가 전혀 없는 불쌍한 상황이었다. 사람들과의 관계가 편하지는 않았지만 나름대로 직장도 다니고 있었고, 이직도 한번 성공해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렇게 한국에서의 직장생활을 어렵게 이어나가다가 미국으로 직장을 옮길수 있는 좋은 기회가 있었다. 시험을 합격해서 직장을 옮기게 되었었는데, 객관적인 조건에서는 사실 불가능한 이직이었다. 이유야 어떻게 되었든, 개인적으로는 엄청난 변화였다. 하지만 문제는 미국으로 직장을 옮기고 일을 하면서 발생하게 되었다.


메타인지라는 말이 있다. 간단하게 이야기 하면 자신에 대한 메타인지가 있는 사람은, 자신이 무엇을 잘하는지 무엇이 부족한지를 알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비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공부를 할때도 자신이 부족한 부분이 어떤부분인지 알기 때문에, 모든 분야에 시간을 쏟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모르는 분야에 집중적으로 시간을 투자해서 공부의 효율을 높이는 것이 가능하다. 이와 연관이 있는 분야로 조하리의 창이라는 개념이 있다.

                                                                조하리의 창 모델


왼쪽편은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진 자신의 모습과 알려지지 않은 자신의 모습에 대해서 명시하고 있고, 상단에는 자신에게 알려진 부분과 자신도 모르는 부분을 표시하고 있다. 블라인드 스팟은 남들은 나에 대해서 알고 있는데, 정작 자신은 이에 대해서 무지한 부분이고, 알려지지 않은 영역은 자신도 모르고 사람들도 모르는 영역이다. 나의 경우는 미국에서 직장생활을 하면서 나의 블라인드 스팟이 얼마나 많은지, 그리고 그러한 나의 모습이 나의 삶을 얼마나 망가뜨릴수 있는지를 알게하는 시간이었다.


한가지 예를 들면, 나는 권위자에 대한 두려움과 불신이 너무나 심각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그러한 나의 무의식적인 느낌과 믿음이 미국에서 직장생활을 하는데 너무나도 나를 어렵게 한다는 것을 나중에 깨달았다. 그리고 이러한 나의 잘못된 감정과 믿음들이 나의 어린시절 양육과정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시간이 오래 지난 다음에서야 깨달을 수 있었다. 지금 이러한 내용을 알았었다면 나의 삶은 많이 달라져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도 있지만, 지금이라도 그것을 깨닫고 권위자들과의 관계를 새롭게 만들어 나갈수 있다는 것에 감사한다.


다른 하나는, 내가 현실적이지 않은 환상을 통해서 어려운 상황을 이겨나가려고 하는 부분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그리고 대화를 하지 않더라도 상대방이 나의 마음을 알아줄 것이라는 비 현실적인 믿음이 나의 삶을 망가뜨리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러한 유아기에나 적합한 방어기제를 나이가 들어서 까지 사용하고 있었고, 그것의 문제점을 인식하지 못하고 살았다는 것이 너무나도 안타깝다. 사실 그러한 방어기제를 가지고 살게 되면 현실과 동떨어진 삶을 되고 잘못된 기대의식을 가지기 때문에 삶이 힘들어 질수 밖에 없다. 이러한 방어기제는 자신이 할수 있는 일이 별로 없었던 어린시절에 형성된 방어기제를 계속 유지하여 왔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었는데, 세상과 담을 쌓고 나만의 세계에 갖혀 살았던 내면아이가 만들어왔던 방어기제를 그대로 사용하면서 몸만 큰 어른이 되었던 것이다. 이러한 나의 방어기제도 어린 시절 무기력했던 시기에 부모임과의 관계에서 학습된 나름대로의 생존방법이었음을 나중에서야 알게 되었다.


최근에 또한 알게된 나의 적절하지 못한 믿음에는 말이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는 것이었다. 지금 돌아보면, 내가 자랐던 집에서는 말만하고 도와주지 않는 것에 대한 극도의 분노가 있었다. 그래서 말로 그럴싸하게 도와준다고 하고 도와주지 않는것 보다는 말을 하지 않고 차라리 하나라도 도와주는 것이 낫다는 그런 의식이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말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고 행동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있었고, 말하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정서가 많이 있었다. 하지만 미국에서 직장생활을 하면서 이러한 태도는 많은 문제를 야기했다. 먼저 큰 조직에서는 말로 자신의 계획과 장점들을 설명하고 이에 대한 동의를 받고, 의견이 수렴되고 결정되어야 일을 추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리고 처음 미국에서 일을 시작했을 때에는 언어적인 부분이 부족했기 때문에, 나의 입장이나 의견에 대해서 충분하게 설명할 수 있는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큰 조직에서 사람들과 일을 하는 것이 어려웠던 시간이었다. 이에 더해서 나의 잘못된 믿음, 즉 말은 중요하지 않고 행동이 중요하다는 잘못된 행동방식은 문제를 유발하기 충분했다. 특히 정치적인 조직인 뉴욕에서 그러한 나의 태도는 더욱 더 문제를 야기하게 되었다.


어쩌면 머나먼 타국에서 전혀 다른 문화의 사람들과 업무진행 방식을 통해서 자신의 문제점을 몸으로 부딛치면서 배워야 했던 힘든 시간이었다.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이러한 상황은 다른 많은 사람들도 경험할수 있는 상황이므로, 글을 읽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한가지 더 이런 잘못된 믿음이나 감정들을 수정하는 단계는 먼저 자신에게 문제가 있음을 인식하는 것이다. 이부분은 정말 쉽지 않다. 외냐하면 자신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고, 이에 수반하여 자신을 그렇게 대했던 부모나 다른 사람들에 대한 인식하지 못했던 분노를 처리하는 것이 심하게 고통스러운 과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중에서 정서적으로 건강한 사람들과 만나서 긍정적인 감정경험을 쌓아간다면 자신의 감정과 믿음을 수정하는 것이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시간은 걸리겠지만, 가치있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과정이다. 그리고 그러한 과정을 통해서 삶을 다시 재정립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길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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