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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에 나온 감정이야기 (5회)

사회적 문맥에서 만들어지는 감정

감정에 대한 이야기는 플라톤 시절부터 있어왔지만 체계적인 연구를 시작한 사람은 찰스 다윈 이었다. 우리가 진화론으로 잘 알고 있는 그 사람이다. 그는 인간은 내재적으로 감정지문을 가지고 있다고 믿었으며, 이러한 감정적 지문은 전체 인류에 보편적으로 존재할 것이라고 믿었다. 그리고 이러한 감정에 대한 고전적 견해에 따르면 감정지문을 정확하게 평가하기 위한 방법은 얼굴표정을 관찰하는 것에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러한 감정지문이라는 고전적 견해는 최근에 새로운 견해에 의해 약화되고 있다.  리사 펠드먼 배럿의 저서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에 따르면 인류보편적인 감정지문의 개념과 얼굴표정으로 그것을 확인할수 있다는 것에 반론을 제기하면서 구성된감정이론 (Theory of Constructed Emotion)을 주장한다. 본 저서에서 저자는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구성된 감정이론은 당신의 경험과 행동이 매순간 당신의 뇌와 신체 안에서 일어나는 생물학적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다고 보는 견해이다. 감정에 대한 구성주의적 접근은 두가지 핵심견해에서 출발한다. 하나는 분노나 혐오같은 감정범주에 지문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분노의 한 사례가 분노의 또 다른 사례와 비슷한 형태나 느낌을 포함할 필요가 없으며, 똑같은 뉴런에 의해 야기될 필요도 없다. 다양성이 표준이다. 당신의 분노 사례들이 나의 분노 사례들과 똑같을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또 다른 핵심 견해는 당신이 경험하고 지각하는 감정이 당신이 가진 유전자의 필연적 결과가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세계 안에 있는 당신의 신체에서 생기는 감각 입력에 의미를 부여하는 몇몇 종류의 개념을 당신이 가지고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당신의 뇌는 이런 용도로 배선되어 잇기 때문이다." 라고 언급하고 있다. 약간 이해가 어려울수도 있는데 결국 감정은 자신에게 일어났던 일들로 인해서 내부적인 경험들이 생기고 이에서 심리적 구성이론 이라는 방식으로 감정이 만들어질 수 있고, 다른 하나는 우리가 살고있는 사회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나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가치들에 의해서 감정이 만들어지는 사회적 구성이론으로 나누어볼 수 있다. 


오늘 시작부터 이러한 약간은 어려울 수 있는 내용을 이야기 한 것은 이 내용이 성경속에서 벌어지는 상황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가지게 되는 중요한 정보가 되기 때문이다. 위의 내용에서 사회적 구성이론의 측면을 먼저 살펴보려고 한다.  


경기도 연천군 한탄강이 흐르는 곳에 재인폭포라는 곳이 있다. 참으로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하지만, 그 이름이 왜 재인폭포가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의 내용은 참으로 슬프다. 


                                                         재인폭포 전경


옛날 인근 마을에 금실 좋기로 소문난 광대 부부가 살고 있었다. 어느 날 줄을 타는 재인 이었던 남편과 아름다운 아내에게 날벼락이 떨어졌다. 마을 원님이 재인폭포에서 줄을 타라는 명을 내린 것이다. 광대의 아내에게 흑심을 품은 원님의 계략이었다. 줄을 타던 남편은 원님이 줄을 끊어버리는 바람에 폭포 아래로 떨어져 숨을 거두었다. 원님의 수청을 들게 된 아내는 원님의 코를 물어버리고 자결한다. 그후로 사람들은 이 마을을 ‘코문리’라 부르게 되었고, 현재의 고문리라는 이름으로 자리 잡았다. (https://korean.visitkorea.or.kr/detail/rem_detail.do?cotid=0024ac78-e83f-4cb5-ba74-585c8470ef1c&con_type=10300


이러한 권력을 이용한 아름다운 아내뺏기는 한국의 전설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성경에서도 다윗이 우리아의 아름다운 아내 밧세바를 빼앗는 장면이 나온다. 과연 사회적으로 이러한 상황들이 많이 발생하게 되면 어떤일이 생길까? 성경에서 아브라함은 믿음의 조상으로 추앙받고 세계 3대 종교 (기독교, 유대교, 이슬람)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하지만 그의 기록중에서 사람들이 많이 비판하는 것이 자신의 아내를 누이라고 속이는 장면이 2번 나오는 것이다. 결국 아브라함도 거짓말하는 습성이 있었다는 것으로, 그도 믿음의 조상이라는 명칭을 받았지만 인간적인 면이 있다는 측면에서 우리와 동일한 사람이라는 논리를 설명할때 많이 사용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사회적 구성이론에서 보면, 아브라함이 살던 갈대아 우르라는 도시에서 아브라함은 아마도 아름다운 아내를 빼앗고 남편을 죽이는 경우를 많이 보아왔을수 있다는 추론을 해볼수 있다. 당시 우르는 큰 도시를 이루고 점토문자까지 만들어내고 바벨탑의 원형이되었다는 수메르 신전 지구라트를 만들만큼 대단히 발전된 도시였고, 지배계층도 존재하는 도시였다. 이러한 도시에서 아브라함은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자신의 권력을 사용해서 아름다운 아내를 가진 남편들을 죽이고 아내를 빼앗는 상황을 많이 경험했으며, 이러한 상황이 이주한 곳에서 만난 권력자들을 보았을때 두려움의 형태로 나타났다고 추론해 볼 수 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좀더 이야기 하겠지만, 권력을 가진 사람 (Authority figure)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데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아브라함, 이삭, 야곱, 그리고 유다와 요셉을 통해서 이러한 권력을 가진 사람에 대한 인식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살펴보려고 한다. 이것이 세대를 통해서 내려오는 집안의 트라우마나 집단무의식에 있는 트라우마의 상처를 치유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아브라함은 2번 자신의 아내를 누이라고 속이고, 이삭은 한번 자신의 아내를 누이라고 속이는 광경을 보게 된다. 그 이후에 야곱, 유다, 그리고 요셉은 이러한 경험은 없지만 권력자와의 관계에서 여러가지 경험을 하게 된다. 이에 대해서는 추후에 좀더 자세하게 이야기를 나누기로 하겠다. 


한가지 아브라함의 경우에는 그랄와 아비멜렉과 애굽왕 바로에게 자신의 아내를 누이라고 속이게 된다. 이때 아브라함의 행동을 선과 악의 관점에서만 보면 그가 잘못된 행동을 했다고 쉽게 판단해 버리기 쉽다. 하지만 그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사회적구성 관점에서 생성된 두려움의 감정을 해소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을 하면 성경을 읽는 관점이 달라지게 된다. 하나의 사건을 가지고 성경상의 인물을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이러한 경험들을 통해서 어떻게 아브라함을 변화시켜가는가를 보는 것이다. 한가지 흥미있는 사실은 아브라함이 두가지 경험을 통해서 아무리 왕이라고 하지만 그 왕들 위에 하나님이라는 더 강하신 분이 있어서 자신의 아내가 그들의 아내가 되는 최악의 경우를 항상 피하게 하셨다는 것이다. 즉 자신이 사회적인 경험을 통해서 가지게 되었던 두려움의 감정은 하나님 섭리하심을 통해서 극복될수 있다는 새로운 사회구성적 감정경험을 하게 된 것이다.  결국 이 세상의 권위자에 대한 두려움을 이기는 방법은 그 권위자 위에 자신을 위해 도와주시는 더 강한분이 있으시다는 것을 인식할때 가능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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