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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의 대물림과 감정해소

집안에 흘러오는 감정을 아시나요? 그러한 감정에 어떻게 대응할까요?

감정의 문제는 상당히 어려운 과제입니다. 첫번째는 감정을 알아차리는 것이 어렵고, 두번째는 알아차렸다 하더라도 그러한 감정에 어떻게 대응할지를 알기가 어렵습니다. 세번째는 감정해소에 대해서 알았다 하더라도 그러한 과정을 살면서 지속적으로 수행하기 쉽지 않습니다. 네번째는 이러한 감정해소가 마무리되지 못했을 경우에는  자녀에게 DNA (Nature)와 양육 (Nurture)의 형태로 대물림되어서 자녀들이 해소되지 않은 감정의 어려움을 계속 경험하며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위의 내용은 저의 지금까지의 글을 읽어보시면 왜 그러한 내용에 도달하게 되었는지에 대해서 충분히 이해하실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내용은 세대간 트라우마 (Intergenerational Trauma, Transgenerational Trauma)라는 내용으로 여러 책에서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책에서는 감정뿐만이 아니라 다른 내용들도 있지만 핵심 내용중의 하나가 바로 감정입니다. 


첫번째, 감정을 알아차리는 부분에 있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감정과 자신을 분리하는 일에 어려움을 경험합니다. 감정을 느낄때 그 감정이 내가 아니라는 자각을 하지 못하고 그 감정에 휘말려 행동해 버립니다. 하지만 감정은 자신이 아닙니다. 그리고 그 감정이 진리도 아닙니다. 따라서 그러한 감정을 제3자의 관점에서 바라볼수 있어야 감정을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이러한 힘은 하루아침에 길러지지 않습니다. 많은 훈련이 필요한 사항입니다. 위빳사나 명상이나 조용한 침묵의 시간을 통해서 이러한 감정 바라보기 훈련을 할때 이러한 힘이 길러질 수 있습니다. 


두번째, 감정을 알아차렸다면 그러한 감정에 어떻게 대응하냐는 것입니다. 많은 경우에는 감정을 느꼈을때 고통의 감정은 회피하게 되고 긍정의 감정은 즐기게 됩니다. 그리고 그러한 긍정의 감정을 느꼈던 상황이나 행동을 다시 경험하기 위해서 욕심을 내게 됩니다. 예를 들어 수치감이나 두려움을 느끼는 상황이 되면 그러한 수치감이나 두려움을 피하기 위해서 거짓말을 하거나 과장된 행동을 하기도 하고, 도망가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감정은 그러한 행동을 한다고 사라지지 않습니다. 그러한 감정을 회피하면 지속적으로 삶에서 그러한 감정을 느끼도록 사건들이 일어나게 됩니다. 그러한 감정을 느끼도록 삶이 도와주는 것이죠. 저같은 경우는 어렸을때 제가 느끼지 못했던 감정들을 느끼게 해주기 위해서 나이가 들어서 그러한 많은 사건들이 저에게 일어나는 것을 보게 됩니다. 그러한 과정을 통해서 내가 어렸을때 느꼈던 고통과 괴로움의 감정이 떠오르고 마주하는 많은 경험들을 했습니다. 물론 이러한 깨달음도 결국은 자신의 감정에서 도망가지 않고 마주할때 깨닫게 되는 것입니다. 현대 사회는 고통의 감정을 깨닫는 것에 익숙하지 않습니다. 가능하면 다른 방법을 통해서 회피하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고통의 감정을 마주하고 그러한 감정을 느껴주는 작업 그리고 현실에서 그러한 고통의 상황을 마주하고 해결하려고 달려드는 모습을 통해서 감정은 해소될수 있습니다. 솔직하게 감정을 인정해주고 현실의 상황도 직접적인 문제의 원인을 해결하려고 달려드는 것이죠. 


세번째는 이러한 작업을 지속적으로 해나가는 것입니다. 사실 한번 감정에서 도망가기 시작하면 계속 도망가야 합니다. 하지만 한번 감정을 마주하는 연습을 한다고 해서 그것이 지속적으로 되는 것은 아닙니다. 감정을 마주하고 해결책을 찾는다는 것이 쉬운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해도 해도 어려운것이 감정을 마주하고 현실에서 해결책을 찾아가는 것입니다. 어떤 시점에는 자신이 그 해결할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도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작업은 꾸준히 해나가야 하는 상황입니다. 사실 어떤 경우는 현실적으로 심각한 상황이 아닌데도 감정적인 두려움이나 수치감때문에 상황을 어렵게 만드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따라서 감정단계에서 마주보는 힘을 기르는 것만으로도 현실의 상황이 어렵지 않게 해소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네번째는 가족안에서 이러한 감정이 대물림 된다는 것입니다. 결국 부모가 자신의 감정을 마주하기를 두려워하면서 삶을 살아가면 자녀들이 그러한 감정을 마주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서 자신의 가족에서 계속적으로 감정적 짐들을 해소하지 않고 회피하면서 살아간다면 자녀들은 점점 더 그 감정적 짐에서 벗어나기기 어려워지게 됩니다. 결국은 어느 한순간 더이상 감정해소를 유보할수 없을 만큼의 상황을 마주하게 됩니다. 


저의 개인적인 삶을 보았을때 저는 위의 내용에 대해서 아무것도 알지 못하고 살아왔었습니다. 하지만 인생의 중년기를 맞이해서 저의 안에 해소되지 않은 마주하지 않은 수많은 감정들이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감정들이 저의 삶을 제가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이끌어가고 있었음을 보게 되었고, 그곳에서 빠져나오기 위해서 발버둥을 치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발버둥을 치고 있고, 현실의 수치감과 분노와 두려움과 싸우고 있습니다. 하지만 10년전의 저와는 감정을 대하는 저의 태도가 많이 달라진 것을 보게 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을 많은 사람들이 역사속에서 종교속에서 해오고 있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부족한 글들이지만 저도 글을 쓰면서 많은 생각들이 정리되고 좀더 명확해지는 것을 느끼기 때문에, 이러한 글쓰기를 통해서 저를 돌아보고 그리고 같은 길을 걷고 있는 다른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부족하지만 글을 올려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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