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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감정을 알아차리기

감정을 알아차리고, 원인을 파악하고, 적절하게 감정을 표현하기

내가 무슨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를 말과 글로 표현할수 있고, 이러한 감정이 어디에서 왔는지를 알고, 이러한 감정을 건강한 방법으로 표현할수 있다면 이러한 사람은 정서적으로 건강한 사람이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많은 사람들은 자기가 무슨 감정을 느끼는지 모르는 사람이 어디있고, 그리고 그러한 감정이 왜 만들어졌는지 모르는 사람이 어디있어? 라고 반문할지 모른다. 하지만 의외로 감정에 대해서 깊이있게 들어가 보면 자신이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그리고 왜 그러한 감정이 발생했는지 바로 눈앞에서 벌어진 일때문이라고 말을 할수도 있지만 좀더 깊이 있게 들여다 보면 논리적이지 않은 경우를 많이 볼수 있게 된다. 


한국의 문화에서 남자들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에 대해서 부정적인 믿음을 가지고 있다. 본인도 어렸을때 "남자는 평생 3번 울어야 한다" 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만큼 남자들은 감정표현을 억제하도록 사회적으로 훈련받으면서 자라게 된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집에서 많이 들었던 이야기는 "배부른 소리 한다"라는 것이다. 좀더 구체적으로 이야기 하면, 먹고 살면 되었지, 감정적으로 어렵다는 이야기를 하면 이러한 비난을 들었던 것이다. 이것은 한국의 근대사에서 일제시대와 육이오 전쟁을 거치면서 생존 자체가 힘든 시대를 살아왔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먹고살기만 해도 다행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감정을 상대적으로 중요하지 않게 여기게 된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감정에 대해서 부정적인 생각을 갖게 되면, 그러한 감정을 느끼지 않으려고 하게 되고, 느끼지 않으려고 하면 억누르게 되고, 억누르게 되면 이러한 감정을 어떻게 건강하게 표현할수 있는지를 배울 기회를 잃어버리게 된다. 이것은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왜냐하면 감정은 하나의 개인의 정체성을 만들어주는 가장 중요한 요소중의 하나이다. 왜냐하면 한사람 한사람을 유일한 존재로 나타낼수 있는 속성중에 하나가 바로 감정이기 때문이다. 각자 다른 감정을 느낌으로 개성을 가진 인간으로 자라갈 수 있는데, 이러한 감정을 무시하고 일률적인 공부잘하는 것과 성공으로 가도록 살다보면 자신의 감정이 무엇인지 알수 있는 기회를 상실하게 된다. 문제는 이렇게 자신의 감정을 느껴보고 부모를 통해서 확인받지 못하면 나이들어서 자신이 무엇을 느끼는지 알수 없게 된다. 사용하지 않았기 땜문에 점점 감정을 세밀하게 느껴볼수 있는 능력이 약화되는 것이다. 나중에는 삶에서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고, 그냥 회사에 가서 돈벌고 먹고 사는 삶으로 끝나고 마는 것이다. 



2020년 6월까지 집계된 국민건강보험공단 제출자료에 따르면 분노조절장애로 진료받은 사람은 2019년을 기준으로 2015년 대비 30.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다. 그만큼 정서적인 불안정을 경험하는 사람들이 많이 증가했다는 것을 알수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이러한 정신과적 치료에 소극적이라는 사실을 고려한다면 실질적인 증가폭은 이보다 더 클것이라고 가정해 볼 수 있다. 


본인의 경우에도 가족들과 여행을 가면서 운전을 하는 도중에 아내가 위험하니 조금 천천히 운전을 하라고 한마디를 했는데, 갑자기 화가 나서 아내에게 잔소리를 그만 하라고 소리를 지른 적이 있다. 사실 가만히 돌아보면 조금 천천히 운전을 하라고 하는 것이 무슨 화를 낼 일인가? 하지만 당시에는 그러한 말이 나의 마음에 있는 무슨 감정의 방아쇠를 당긴 것처럼, 나를 화나게 만들었고, 아내의 말이 나를 화나게 했다고 굳게 믿었던 나는 아내에게 모든 문제의 원인을 귀결시킨 것이다. 나중에 가족들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이러한 이야기를 하면서 나는 나의 잘못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결국 나는 분노가 난다는 것을 잘 인지하지도 못했고, 그러한 원인이 아내의 잔소리라고 착각을 했었고, 그러한 분노의 감정을 건강한 방법으로 표현하지도 못한 것이었다.


크리스 나이바우어의 "자네, 좌뇌한테 속았네!"라는 책에서 좌뇌와 우뇌의 역할에 대한 재미있는 실험이야기가 나온다. 1960년대 마이클 가자니가 (Michael Gazzaniga)박사는 좌뇌와 우뇌를 연결하는 뇌량이라는 신경섬유다발을, 심한 간질환자들의 증세를 완화시킬 목적으로 절단하는 실험을 하게된다. 가자니 박사는 이러한 실험을 통해서 간질환자의 발작증세를 완화시키는 결과를 얻은것 이외에 부수적인 성과를 거두게 되었는데, 그것은 좌뇌가 주위 상황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개연성을 부여하기 위해 이유와 설명을 만들어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한마디로 좌뇌는 현실에서 일어난 일들에 대한 일종의 해석장치처럼 행동한다는 것이다. 나의 개인적인 상황에 이를 대입한다면, 나는 자동차 운전을 하면서 아내가 나에게 무엇이라고 이야기 했을때 화가 났는데, 이를 나의 좌뇌가 설명하기 위해서 아내가 나에게 잔소리한 것때문에 내가 화가 났다고 논리를 만들어버리고 그렇기 때문에 아내에게 잔소리 하지 말라고 소리를 지른 것이다. 이에 대해서 궁금하신 분들은 책을 더 읽어보시기를 추천드린다. 결론적으로 이야기 하면 우뇌는 감정에 대해서 담당을 하고 좌뇌는 이를 해석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러한 해석이 반드시 맞아떨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러한 이해는 자신의 감정에 대한 원인을 찾을때 실수를 할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신의 감정을 건강한 방법으로 표현하는 것은 많은 훈련이 필요한 기술이다. 일단 감정이 일어날때 그러한 감정에 즉각적으로 반응하지 않고 감정을 객관화해서 볼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 이러한 기술은 마음챙김 명상이나 관찰자시점에서 감정을 바라볼때 가능해 지는데, 나에게 어떤 감정이 일어날때 이러한 감정에 즉흥적으로 반응을 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마음에서 분노가 일어나는 구나 하는 것을 관찰하는 것이다. 즉 감정과 나를 분리하는 작업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는 이러한 관찰된 감정에 대해서 왜 나에게 이러한 분노가 일어나는지 좌뇌에게 속지 말고 무슨 원인이 있을지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상황에 맞는 대응을 해야 한다. 이것이 말로는 쉽지만 실질적으로 이러한 상황을 마주하면 순간적인 행동이 나오기 쉽다. 여기에는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나 상처들이 많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러한 자신의 상처와 과거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필요하다. 감정에 대해 올바르게 반응하는 것에 대해서는 다음에 좀더 자세하게 내면아이의 내용과 더불어서 다른 글로 설명을 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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