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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보는 눈과, 표현하는 언어

마음을 보는 눈을 가지고 마음을 표현하는 언어를 알고 있나요? 

제가 중년의 위기를 경험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저의 내부로 시선을 옮기는 것이었습니다. 그때까지는 항상 외부의 세상에 눈이 가 있었고 외부의 세상을 표현하는 언어만 알고 있었기 때문에 외부의 세상이 어떻게 펼쳐지는가에 따라서 저의 기분이나 언어가 달라졌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외부의 세상이 제가 예측하는 방향으로 흘로가지도 않고 이해할수도 없게 되자 저는 무너져 버린 것입니다. 한참 그런 고통스러운 시간이 지나면서 책도 읽고 도움을 주시는 분들도 만나고 공부도 하면서 문제가 외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저의 내부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입니다. 그러면서 저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마음으로 향했습니다. 


처음에는 저의 마음이 어떤 특성이 있고 어떻게 움직이는지 무엇을 원하는지, 전혀 아는바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어떤 언어로 그러한 것들을 표현할 수 있는지 알지 못했습니다. 제가 너무나 무지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입니다. 그것은 역으로 지금까지의 삶에서 그러한 것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만났던 사람 중에서 마음을 이해하고 말해주는 사람들이 없었다는 것을 확증해주는 것이었습니다. 


내면아이라는 이야기는 이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용어이지만, 저는 이러한 것이 있는줄도 사실 알지 못했습니다. 저는 공부를 하는 과정에서 저의 내면에 깊이 상처입은 내면아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내면아이가 고통속에 울부짖고 있었는데 그것을 저의 의식은 전혀 알아차리지 못하고 살았다는 것을 나중에야 알았습니다. 상처입은 내면아이가 자신을 알아달라고 울부짖고 있는데 그것을 알아주지 못하고 있으니, 지금 생각해 보면 저의 무지함이 너무나도 한탄스럽습니다. 그리고 집안에 심각한 트라우마가 있어서 엄청난 두려움과 수치감과 같은 감정들이 대물림 되었는데, 이러한 것에 무지하고 어떻게 그러한 것들을 해소하는지 집안에서 아무도 몰랐기 때문에 폭력이나 중독등의 부정적인 방법으로 표현되고 있었습니다. 그러한 세대를 통해 전달된 부정적인 감정들에 대해서도 알아차리고 해소하는 과정이 필요했던 것입니다. 


아직도 저의 마음을 완전히 이해했다고는 말할수 없습니다. 마음공부라는 것이 끝도 없는 것 같습니다. 그 깊이가 바다보다 더 깊고 우주보다도 더 넒은것 같습니다. 지금 마음공부의 아주 초보수준이지만 그래도 아무것도 모르던 10년전에 비해서는 훨씬 좋아진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 면에서 마음공부라는 것이 정말 삶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인것 같습니다. 어떠한 세상의 실용 학문보다 사람의 삶의 질을 높여준다는 의미에서 말입니다. 마음을 보는 눈과 마음을 표현하는 언어는 같이가는 것 같습니다. 마음을 언어로 표현하는 과정에서 마음을 더 잘 볼수 있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제가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한 것도 저의 마음을 더 잘 알았으면 하는 소원에서 시작한 것인데, 브런치에 글을 쓰면서 제 자신도 많이 정리가 되고 글을 쓰면서 저의 마음에 대해서 더 많이 알게되었습니다.


저의 마음의 고통을 보게 되고 말하면서 주변에 다른분들을 만나게 됩니다. 많은 분들이 저와 비슷하게 어린시절 상처를 받았는데, 그러한 상처들이 본인들의 마음에 어떤 상처를 남겨놓았는지, 그리고 그러한 상처가 어떻게 왜곡된 세상을 바라보는 눈과 감정적 왜곡을 만들었는지 인식하지 못하고 살아가면서 삶에서 많은 불필요한 행동이나 감정적 고통을 감내하면서 사는 것을 보게 됩니다.  


소망하는 것은 많은 분들이 자신의 내면을 바라볼수 있고 언어로 표현할수 있어서, 불필요한 고통에서 벗어날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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