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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껴보지 못했던 감정을 느낄때

소속감의 기쁨

중년의 위기에서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을때, 가족들과 떨어져서 1년을 지낸적이 있다. 그러면서 시작했던 것이 주말마다 등산을 가는 것이었다. 당시 뉴욕에서 일정 금액을 내면 가이드와 교통편을 제공해서 같이 등산을 가는 회사들이 몇개 있었고, 코로나 전이라 많은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가까운 곳으로는 허드슨 강변의 스톰킹 마운틴, 블랙락포레스트등을 가고 좀 멀리가면 미네와스카 주립공원, 캣츠킬 등을 갔었다. 일박 이상으로 가면 더 뉴욕 북쪽의 애디론댁 산맥까지 가는 경우가 있었다. 


감정이라는 것은 어떤 상황의 경험을 통해서 얻어지게 된다. 물론 감정이 실제 생활에서의 경험이 아니라 상상만으로 경험하는 상황으로 만들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상상으로 만들어지는 감정은 불확실하고 오류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  대니얼 길버트의 "행복에 걸려 비틀거리다"에서는 이러한 상황을 잘 설명하고 있다. 오늘의 이야기에서는 실제 생활에서의 경험을 통해서 느끼는 감정에 대해서 이야기 하려고 한다. 감정은 여러가지 감정이 있는데, 그러한 감정을 느끼기 전에는 그것이 어떤 것인지 알지 못한다. 이러한 것은 수학은 책으로만 공부해도 수학 문제를 풀수 있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것이다. 경험을 통해 얻는 감정적 경험은 겪어보기 전까지는 알지  못하고 그것을 맛보지 못하면 적어도 그사람의 사고체계 속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매주 산에 가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다. 금융업계에 있는 사람, 홍콩에서 잠시 출장와서 뉴욕을 방문한 사람들, 프랑스에서 미국 사람과 결혼하면서 이사를 온사람, 독일에서 와서 직장생활하는 사람들, 미국 토박이들 그리고 그런 사람들과 사회적 신분이나 상황을 떠나서 산을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등산을 하는 시간동안 같이 이야기하며 샌드위치를 같이 먹고 자연의 아름다움을 같이 보고 느끼고 경험하면서 힘든 등산로를 걸으면서 나는 하나의 그룹에 내가 속해있고 받아들여지고 있구나 하는 경험을 했다. 그 느낌과 감정이 좋았다. 그러면서 내가 살아오면서 이런 소속감과 받아들여지는 경험을 했던 적이 있나로 나의 생각이 흘러갔다. 


놀랍게도 나에게는 그러한 감정경험이 없었다. 원가족의 집안에서 나는 환영받거나 존중받는존재가 아니었다. 그러한 시절의 경험은 나에게는 너무나 받아들이기 어려운 사실이었고 나는 그것을 인정하지 않고 나름 열심히 살아보려고 애써 살아왔다. 하지만 나의 감정적 경험에서 따뜻하고 서로를 격려해주고 마음 편하게 이야기를 나눌수 있는 그러한 정다운 공동체는 존재하지 않았다. 항상 놀리고, 비판하고, 어디 마음붙일곳 없는 그런 어려운 감정적 경험만을 해왔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리고 그것이 이 세상이라는 생각을 무의식적으로 가졌던것 같다. 그러니 세상에 따뜻함을 기대하지도 않았다. 나도 그런 따뜻함을 기대하지 않고 사람들을 만났다. 마음의 문을 닫고 말이다. 


다른 경험은 개인적으로 자주가는 다이너 (미국에 있는 일반 식당)에 가서 느꼈다. 그곳은 3형제가 운영하는 식당이었는데, 마음씨 좋은 3형제들이 사람을 반갑게 맞이해주고 종업원들도 오는 사람들을 따뜻하게 맞아주는 곳이었다. 갈때마다 3형제중 가장 마음씨 좋고 사람좋은 아저씨가 있는 날은 공짜 과일샐러드와 수프를 얻어먹기도 하고 항상 웃으면서 반겨주는 그런 곳이었다. 마음이 힘들고 외로울때면 그곳에 가서 서로 반갑게 인사하고 서로의 안부를 묻다보면 마음의 어려움과 힘듦이 줄어드는 것을 경험할 수 있었다. 나는 이곳의 경험을 하면서, 나의 원가족 집에서는 이러한 따뜻함이 전혀 없었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에게 집은 외롭고 쓸쓸한, 그리고 아무도 도움을 줄수도 없고 주지도 않는 그런 차가운 곳이었다. 그저 잠자고 밥먹고 학교가는 곳, 지금 생각해 보면 나는 극도의 외로움과 고통속에 살아왔다는 것을 알수 있었다. 하지만 그때 나는 다른 대안이 있다는 것을 몰랐기 때문에 그저 나만의 방어막을 치면서 거기서 버티면서 살아내야 했다. 그렇게 살다보니 잘못된 삶의 자세와 세상을 바라보는 왜곡된 시선을 갖게 되었던 것이었다. 


아직도 나의 많은 부분들은 어릴적 비정상적인 감정경험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환상과 믿음속에서 살고 있다. 하지만 새로운 삶의 경험들과 건강한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서 그러한 환상과 믿음속에서 하나씩 하나씩 벗어나고 있다. 어느때는 나 자신이 깜짝 놀랜다. 내가 이런 말도 안되는 환상과 믿음을 가지고 살고 있었다는 느낄때 말이다. 하지만 나는 작은 소망을 가지고 있다. 언젠가는 나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이러한 작은 기쁨들을 나누어 줄수 있기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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