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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과 행동패턴의 이해

역사를 알아야 감정과 행동의 패턴을 이해할수 있다. 

지난번의 글에서 리사 펠드먼 배럿의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라는 책의 내용을 잠깐 언급한 적이 있었다. 감정이 만들어지는 것을 심리학적 구성 주의와 사회적 구성 주의로 설명을 했다고 이야기 했다. 즉 감정이라는 것이 다윈이 이야기 했던것처럼 모든 인류에게 보편적으로 내재된 감정지문 이라는 것이 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맥락과 개인의 심리학적 맥락에서 감정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유전심리학자들은 이러한 감정들은 유전된다고 이야기 한다. 예를 들어 독사를 처음 본 인류는 독사의 위험에 대해서 알지 못하기 때문에 두려움 없이 접근을 하겠지만, 이러한 독사에게 죽임을 당하는 사람이 나타나면, 이러한 독사에게 두려움을 느끼고 이러한 두려움의 감정이 독사와 같은 위험한 동물과 연결되에 다음 세대로 전달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감정을 잘 유전받은 사람들은 살아남을 가능성이 많고, 이러한 두려움의 감정을 물려받지 못하면 생존이 어려워지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경우보다 더 복잡한 경우가 생겨나는데, 그것의 한 예로 미국에서 노예생활을 하던 사람들의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Joy a Degruy 박사의 "Post Traumatic Slave Syndrome"이라는 책을 읽어보면, 흑인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어떠한 칭찬이나 재능에 대한 확인들을 해주지 않는 행동패턴을 가지고 있다고 이야기 하면서 이러한 행동패턴을 가지게 된것은 흑인노예로 살때 아이들에게 어떤 칭찬이나 확인을 말로 자주 해줄경우 주인들이 재능있는 아이들을 다른 노예주인들에게 팔아넘길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백인주인들의 눈에 자녀들의 재능있는 것들이 알려지지 않기를 원하는 마음에서 그러한 이야기를 해주지 않았는데 이러한 당시의 사회적 상황에서는 자녀들을 위한 행동패턴이 현대의 시대에 와서는 의미가 없어졌는데도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행동패턴으로 인해서 수많은 흑인 아이들이 자신들이 무엇을 잘하는지 알지 못하고 낮은 자존감으로 많은 방황을 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이러한 이야기의 흐름을 좀더 자세히 보면, 많은 부모들이 자신들이 이러한 행동을 하고 있다는 것 조차 알아차리지 못하고 무의식적으로 이렇게 살고 있는데, 자신의 깊은 감정속에는 아직도 자녀를 위해서 이러한 행동을 하고 있다는 잘못된 감정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잘못된 감정과 행동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자신들이 무의식적으로 어떠한 행동을 하고 있는지를 일단 알아차리고, 그러한 행동을 어떠한 사회적 맥락속에서 해와야 했는지에 대한 역사를 이해해야 하고, 자신들의 오류를 인정해야만 자신들의 잘못된 행동을 수정하고 아이들을 건강하게 키울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행동패턴이 몸에 고착화되어서 자신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무의식적으로 반복적으로 이러한 행동을 하고 그로 인하여서 건강하지 않은 가족관의 관계가 대를 이어서 흘러내려가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도 이러한 경험을 한적이 있다. 예전 한국에서는 장자를 우선시하고 장자를 챙겨주는 전통이 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집안에 돈이 부족할 경우, 많은 아이들에게 자원을 분산해서 지원을 해주는 것 보다는 없는 자원을 한사람에게 몰아주어서 그 아이를 키워서, 나중에 가족 전체를 돌본다는 개념도 있었다. 이러한 암묵적인 이론적 배경으로 장자나 장손을 챙겨주는 원칙이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객관적으로 생각하면 이러한 방법은 오늘날의 세대에는 맞지 않는다. 과거의 시대와 같이 한 장손이 전체 가문의 사람들을 돌본다는 개념 자체가 현대사회에 잘 맞지도 않을뿐 만 아니라 불가능에 가깝다. 어떤 사업을 해서 경제적으로 정말 풍요롭지 않다면 이러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월급 받아서 생활하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가족 이외에 다른 친척들을 챙긴다는 것이 현대 사회에서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그리고 내가 자랄때만 해도 지방도시에서 공교육만을 생각한다면 다른 아이들을 희생시키지 않더라고 자녀들에게 어느정도 공평하게 배움의 기회를 줄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 돌아보면 부모님들은 무의식적으로 장자에 대한 투자를 많이 하셨던 것을 볼 수 있다. 부모들은 무의식적으로 그러한 행동을 하고 본인들은 모든 자식들이 잘되는 길은 이길이라고 감정적으로 믿고 있기 때문에 자신들이 어떤 잘못을 하고 있는지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행동이 자녀들 사이에 어떠한 감정적 상처를 만들어 낼지는 예측도 하지 못하는 것이다. 


지난번의 글에서도 한번 이야기 한 적이 있는데, 마크 월린의 "트라우마는 어떻게 유전되는가"에서 가족대대로 트라우마에서 경험한 감정적 고통이 대를 이어서 전달된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한국은 근대역사에서 수많은 감정적 고통을 동반한 트라우마를 경험한 나라이다. 이러한 나라에서 많은 사람들이 알지 못하고 당하는 수많은 감정적 고통들은 그냥 시간이 흐른다고 치유되는 것이 아니다. 어떤 역사적 상황속에서 어떤 고통을 당해왔는지 그 깊은 속내를 털어놓고 이야기 할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우리의 조상들이 어떠한 삶을 살았고 그러한 상황에서 그러한 감정과 행동의 패턴이 만들어졌던 것인지를 알아야 그 잘못된 고리에서 빠져 나올수 있다. 아직도 트라우마의 고통에서 살고 있는 많은 분들이 그곳에서 자유함을 얻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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