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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을 읽어주는 부모

부모님이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고 헤아려주는 경험을 하셨나요?

살아가면서 누군가 나의 마음속 깊은곳에 있는 슬픔이나 고통을 이해해주는 경험을 하신적이 있으신가요? 사실 이러한 경험을 하기는 삶에서 쉽지 않습니다. 사회에서는 경쟁사회이기 때문에 자신의 약점이 다른 사람들의 먹잇감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환경에서 오랫동안 살게되면 자신의 부끄러운 모습을 나누기가 더욱 어렵게 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삶은 마음을 황폐하게 만들고, 그러한 상황은 마음의 심각한 고통을 만들어 냅니다. 이러한 시간이 오래되면 오래될수록 이러한 마음의 외로움과 고통을 회피하기 위해서 다른 방법들을 찾아내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면 언제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고 마음 깊은곳에 있는 이야기를 할수 있는 경험을 할수 있을까요? 그것은 부모나 진실한 친구와의 사이에서 경험할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어린시절 부모와의 관계에서도 이러한 관계를 경험하기는 점점 더 어려워지는 상황입니다. 친구들도 무한 경쟁시대를 살아가는 오늘날의 많은 사람들이게는 자신의 감정을 온전히 내보이며 대화할 수 있는 존재들이 아니라 무한경쟁을 하는 적으로 판단하기 쉽습니다. 결국 아무곳에도 마음줄곳이 없는 그야말로 외로운 광야에 홀로 서있는 상황이 되는 것입니다. 이런 현대인의 삶은 아무리 경제적인 성공과 물질적인 풍요를 누린다고 해도 마음속은 공허와 외로움으로 가득찰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상황에 가면, 그러한 공허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서 진실된 관계의 회복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공허하고 괴로운 마음을 마주하지 않기 위해서 술이나 다른 약물등의 방법을 찾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잠시 잊어버리게 하는 방법입니다. 제정신이 돌아오면 다시 자신의 감정을 마주해야 하기 때문에 더 심한 감정적 어려움을 경험하게 되고, 그 감정적 어려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더 강한 자극을 만들어 내야 하는 악순환에 빠지기 쉽습니다. 


남자들의 기준에서 보면, 한국사회에서 남자들은 자신들의 감정을 나타내는 것을 나약한 사람이나 성숙하지 못한 사람이나 하는 것이라고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어렸을때 울기라도 하면 부모님들은 "뚝"이라는 말을 자주 사용하셨고, 남자는 우는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게 됩니다. 그리고 남자는 평생에 3번만 울어야 한다는 말도 자주 듣습니다. 이러한 사회의 통념들은 남자들로 하여금 자신의 감정에 무뎌지게 만들고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을 배울수 있는 기회 자체를 갖지 못하게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감정에 대한 시각과 통념들은 정신건강에는 악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결국 한국사회에서 남성들은 자신들의 감정을 인식하고 표현하는 방법을 배울수 있는 기회들을 박탈당하고 생존경쟁이 치열한 사회로 내몰리게 되면, 그 이후에는 빠져나올수 없는 챗바퀴에 빠져서 살다가 40대 말이나 50대 초에 직장에서 나오게 되고, 그 이후에는 자영업이라는 또다른 생존경쟁에 내몰리고 결국에는 자신이 누구인지도 알지 못한채 나이가 들어버리는 힘든 상황으로 내몰리게 되는 것이 많은 사람들의 현실인것 같습니다. 나이가 들어도, 자녀들이나 아내와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면 그나마 관계에서 행복한 삶을 살수 있지만, 대부분의 남자들은 친밀한 관계를 맺어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아내나 자녀들과도 좋은 관계를 맺을수 없었을 가능성이 많습니다. 결국은 경제적으로도 관계적으로도 어려운 여생을 보낼 가능성이 많이 있습니다. 이렇게 보면 남자들의 삶이 쉽지 않은 삶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물론 여성분들도 쉽지 않은 삶일 것입니다. 


아마존 베스트셀러 "감정의 언어" 작가인 사회과학연구자인 칼라 맥클라렌은  "감정은 영혼의 언어"라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우리가 어렸을때 한글을 배우는 과정을 보면, 끊임없이 이야기를 하면서 연습을 하게 됩니다. 아이가 처음 마마, 엄마라는 말을 했을때 온 가족이 환호를 하고 기뻐하지만 그 말 한마디를 하기 위해서 아이들은 오랜 시간을 불완전한 발음을 되풀이 하면서 배우게 됩니다. 외형적인 입을 통해서 하는 말에는 그렇게 환영을 하고 어떻게든 아이들이 말을 하게 하려고 노력을 하지만, 영혼의 언어인 감정에 대해서는 표현도 하지 못하게 하고 억누르는 것은 어찌보면 너무나 이율 배반적인 행동입니다. 사람의 내면을 살펴볼수 있는 감정을 무시하고 표현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어떤 면에서 영혼을 죽이는 일입니다. 하지만 그것을 오히려 남자다운 것이라는 것으로 포장하면서 미화하고 있다는 것이 더 비참한 현실입니다. 


이제는 우리의 영혼이 자신의 상황을 잘 인식하고 표현할수 있도록 감정에 대한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영혼이 우리에게 하는 감정의 언어에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간의 깊이 있는 관계는 결국 영혼의 대화가 이루어져야 하고, 그러한 영혼의 대화를 위해서는 마음속 깊은 곳에 있는 감정을 나눌때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부모와 자식간에 영혼의 대화를 할수 있다면, 남편과 아내 사이에 영혼의 대화를 할수 있다면, 우리가 오늘 직면하고 있는 많은 위기의 관계들에 대해서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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