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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적 고통을 바라보고 견디는 힘

감정적 고통이 몰아칠때 그것을 바라보고 견디는 힘을 길러야 합니다.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여러가지 감정경험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을 어떻게 처리해야할지 알지 못하기 때문에 두려워하고 회피고 억누르게 됩니다. 특히 어린시절에 건강한 감정처리 경험을 부모와의 사이에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은 더구나 이러한 경향이 더 강합니다. 


이와같이 감정처리를 피하거나 억누르는 경향이 지속될 경우, 삶에서 여러가지 어려움을 경험하게 됩니다. 첫째는 부정적인 감정을 피하거나 억누르면 긍정적인 감정도 경험할수가 없습니다. 한마디로 삶이 무미건조해 지게 됩니다. 마치 다양한 색이 있는 총천연색 사진을 아무 색깔도 없는 흑백사진으로 보는것과 같이 삶이 무미건조해 지게 됩니다. 그리고 억눌러 놓았거나 회피했던 감정들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사람의 내면에 쌓이면서 계속 감정적 압력을 증가시키게 됩니다. 마음이 이러한 압력을 견디기 위해서는 계속 에너지를 써야 하기 때문에 삶의 에너지 중에 많은 부분이 자신의 감정을 억제하는데 들어가게 되면 정작 삶을 풍요롭게 하기 위해서 써야할 에너지로는 사용하지 못하게 됩니다. 


이러한 시기가 오랫동안 지속되면 감정적 짐들은 몸의 병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많습니다. 감정이 처리되지 않고 계속 쌓이기만 하고 마음을 알아주지 않기 때문에 몸의 증상으로라도 나타나서 알려주려고 하는 것이죠. 처음에는 사소한 증상으로 나타날수도 있지만, 그래도 알아차리지 못하고 계속 부정하거나 회피한다면 더 심한 증상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처리되지 않은 감정이나 이해되지 않은 감정들은 자신의 자녀들에게 전달되어서 계속 쌓여가게 됩니다. 따라서 자신의 세대에서 감정을 처리한다는 것은 자신의 문제 뿐만이 아니라 자손들의 삶에도 많은 유익이 있습니다. 어려운 점은 여러 세대에 걸쳐서 쌓여온 감정의 짐들은 한꺼번에 터져나올 가능성이 많은데 그 강도가 심하기 때문에 어떻게 점진적으로 해소할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작업을 혼자 하기는 너무도 어렵습니다. 주위의 도움이 절실하게 필요합니다.


저의 경우에는 조부모에서 부모님 세대로 물려준 트라우마와 부모님들의 삶에서 쌓였던 트라우마가 부모님들과의 양육관계를 통해서 그리고 물려받은 감정적 짐들의 형태로 전해졌는데, 그 것이 어떤 것인지 모르고 감정의 형태로 느끼고 괴로워하면서 문제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모르는 혼동의 시간을 오랫동안 보냈습니다. 사실 그러한 감정을 내가 왜 느끼게 되었는지도 모르고, 그것이 나의 것인지 남의 것인지, 아니면 부모님의 것인지에 대한 아무런 인식도 없었기 때문에 그 모든 감정들을 처리하는데 더 어려움이 컸던것 같습니다. 그러한 혼돈의 시간을 보낸 다음에 제가 느끼는 감정이 무엇인지 어렴풋하게나마 알아차릴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서서히 그 감정들을 바라보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두려웠지만, 더 시도하면 할수록 그 감정들을 바라보는 것이 조금씩이나마 편해졌습니다. 그리고 그 감정들을 인정해주고 느껴주었습니다. 감정들을 느껴주는 상황과 연계해서 조금씩 연관된 상황에 대한 지적인 깨달음도 같이 오게 됩니다. 전에는 이해하지 못했던 상황에 대해서 이해가 되거나 그동안 바라보지 못했던 관점들이 보인다거나 하는 상황을 말합니다. 


일단 시작하면 난이도의 차이는 있지만 감정을 처리하는 방법에 점점 익숙하게 됩니다. 물론 일정한 시간을 투자해서 해야 하지만 자신이 감정처리의 유익을 깨닫기만 한다면 일정시간을 할애하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첫걸음을 떼는 것입니다. 자신의 감정을 바라본다는 것이 얼마나 두렵고 무서운 일인지, 그리고 낯선 일인지는 시도를 해봐야 알수 있습니다. 그동안 피하고 묻어두었던 감정을 바라본다는 것은 쉬운일은 아니지만 용기를 내어서 해야 합니다. 주위에 도움을 줄수 있는 분들이 있다면 도움을 구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감정을 처음 마주하는 두려움과 고통의 언덕을 넘어선다면 새로운 삶이 언덕 넘어에 펼쳐지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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