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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라는 정체성에서 벗어나기

자신은 피해자라는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할때 발생하는 비극

어렸을때 학대를 당한 사람들 중에는 그 고통스러운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서 자신을 고통을 당하는 당사자와 분리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즉 너무나 고통스럽기 때문에 마치 고통당하는 자신에서 벗어나와서 그 고통을 바라보는 존재를 만들어 버리는 것입니다. 이러한 분들의 특징은 자신의 고통을 마치 다른사람의 이야기인 것처럼 이야기 하는 것입니다. 어린시절 할수있는 것이 별로 없는 어린이였을때 학대를 많이 당하거나, 여성의 경우 어른들에게 성폭력을 당한 경우에 사용하는 방어기재중의 한가지입니다. 이와는 다르게 자신이 당하는 고통에 대한 극도의 분노를 마음속에 품어 두는 경우가 있습니다. 지난번 글에서 연쇄살인범의 이야기를 하는 과정에서 부모가 이유없는 폭력을 행사했을대 그 분노의 감정을 마음속에 가지고 있다가, 다른 생명을 죽이는 등의 행동을 통해서 자신의 고통의 감정을 해소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사람들의 마음에는 내가 그렇게 고통을 당했으니, 나는 피해자이고, 고통을 당했기 때문에 다른 생명체나 사람들에게 자신의 고통스러운 감정을 해소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고통의 감정에는 무감각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저의 경우도 이러한 피해자의식에 빠져서 많은 시간을 고통속에 보낸적이 있습니다. 나는 피해자라는 의식은 자신의 정체성과도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자신에게 피해를 끼친 사람들에 대한 분노속에서 살아가야 합니다. 그리고 자신은 피해를 당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러한 피해에 대해서 보상을 받아야 한다는 의식을 가지기 쉽습니다. 이런 의식에 빠져 있으면, 자신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안끼친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도 피해자의식을 가지게 됩니다. 그러한 의식을 가지고 있으면서 행동을 하거나 말을 하게 되면, 은연중에 자신이 피해자이기 때문에 보상을 받아야 한다는 식으로 요청을 하는 황당한 상황을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결국 이러한 상황에서 빠져나오기 위해서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분노의 감정을 이해하고, 그러한 분노는 어린시절 경험한 상황때문에 발생한 것이지, 현재의 인간관계에서 유발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현재의 삶에 그러한 분노와 피해자 의식을 끌어들여서는 안된다는 것을 인식하고 인정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인식에 대한 변화는 쉽게 찾아오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마음속의 분노와 무의식적인 피해자라는 정체성이 지속적으로 삶에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한번의 의식적인 선택으로 실질적인 변화를 이루는 것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결국 이러한 피해자의식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자신의 분노를 놓아보내주고 자신은 피해자였다는 이야기를 재구성 하여서 새로운 시각을 가질때에 가능해집니다. 저도 그러한 노력을 계속적으로 하고 있지만,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아직도 과거와 완전한 결별을 하지 못해서 계속 괴로워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분노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감사한 것을 의도적으로 찾아서 생각하고, 제가 단순히 피해자였다는 이야기에서 벗어나서, 그러한 고통스러운 과정을 거쳐서 나와 비슷한 고통을 경험하고 있는 분들을 도와줄수 있는 존재로의 정체성을 만들어 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결국은 너무나 오랜 시간동안 피해자로 살아왔기 때문에, 그러한 정체성을 하루 아침에 버리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 된 것입니다. 


방송이나 유튜브를 통해서 고난의 시기를 경험했지만, 거기에 낙망하지 않고, 새로운 시각을 가지고 타인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존재로 살아가는 분들을 보면서 저도 그런 분들처럼, 과거를 떨쳐버리고 새롭게 삶을 살아갈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기도 합니다. 


잘못된 정체성이 무서운 것은, 피해자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어떤일을 한다해도, 계속 자신의 이름같이 벗어날수 없는 굴레가 된다는 것입니다. 좋은 학교를 가거나, 직장을 다니고, 가정을 꾸린다고 해도, 피해자라는 정체성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마치 떨쳐버리지 못하는 상처자국처럼 계속 삶을 따라온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찜찜한 기분은 꼭 삶에서 좋지 않은 일들을 만들어 냅니다. 


세상을 살아가는 수만은 피해자 정체성을 가지신 분들이 그 굴레에서 벗어나서, 피해자가 아닌 성공자와 성취자로서 꿈과 희망을 가지고 이세상에서의 삶을 살아가시기를 2024년이 되시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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