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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살인범과 폭력적인 부모

연쇄살인범의 이야기를 책으로 역은 "악의마음을 읽는자들"

프로파일러라는 분야를 국내 범죄수사에 도입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셨던 윤외출과 권일용님의 이야기를 기반으로 책으로 쓴 악의마음을 읽는자들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이 책은 드라마로도 제작되어서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킨 책입니다. 지금은 연쇄살인범이라는 용어를 들어보신 분들도 많고 프로파일러라는 직업에 대해서 들어보신 분들이 많지만, 1990년대에는 생소한 분야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2000년도 2월 9일 한국경찰 최초의 프로파일러가 인사발령을 받은 날이라고 책에서 밝히고 있습니다. 


갑자기 연쇄살인범이라는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 그 책에 나온 범죄자중에서 자신이 범죄를 저지르게 된 이야기를 하면서 아버지와의 관계에 대해서 설명을 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한면은 아버지가 매일 때리고 폭력을 휘둘렀는데 그러한 아버지의 폭력에 대한 분노를 자신이 동물을 죽이고 해체하는 것으로 해소했던 경험을 이야기 했으며, 이러한 잔인한 분노표출 방법이 점점 발전하여서 사람을 죽이고 해체하는 것으로 발전한 경우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또한 아버지의 폭력에 노출된 어머니를 보면서 정서적인 고통에 시달리다가 여성들을 연쇄살인하는 범죄자로 발전한 경우도 나옵니다. 또한 사이코패스의 전형적인 증상으로 공감하는 능력이 하나도 없다는 특징을 이야기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즉 자신의 조그마한 고통에는 민감하면서도 타인을 잔인하게 둔기로 내려쳐서 죽인다거나 잔인하게 성폭행 한다음에 죽이는 행동들을 한다는 것입니다. 감정이 마비된 사람들인 것이죠. 


그렇다고, 이러한 범죄자들을 옹호한다거나 그들의 입장을 대변하려고 하는 것은 아닙니다. 어린시절의 정서적 고통은 그들의 잔인한 범죄를 정당화 시켜주지도 않습니다. 제가 말하려고 하는 것은 이러한 잔인한 범죄와 억눌려진 분노와 무기력의 감정들이 연관되어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입니다. 그만큼 표현되지 못하고 공감받지 못한 감정들이 얼마나 파괴적인 상황을 만들수 있는지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어린시절 받았던 학대와 고통이 사회에 얼마나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서 조금만이라도 인식하고 있다면, 자라나는 세대에게 어떠한 정서적 경험을 하도록 도와주어야 하는지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어린시절의 감정이 중요한 이유는, 어린시절은 어른들에게 의지해야만 살아갈수 있는 시기이기 때문에 주 양육자들이 심각한 학대를 한다고 해도 도망갈수도 없고 반항할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주 양육자가 폭력을 행사하거나, 가족 내에서 그러한 상황이 벌어지더라도 아무런 대응이나 반항을 할수 없는 무기력한 상황이 지속되게 됩니다. 이러한 상황은 아이들에게 엄청난 무기력감과 고통을 안겨줍니다. 그리고 그러한 분노와 수치감은 사라지지 않고 심각한 트라우마로 몸에 기억됩니다. 이러한 트라우마는, 자신을 공격하는 형태로 발전하여 몸의 병이 되거나 건강하지 않은 자아상을 갖게 되거나 외부로 표출되어 반사회적인 인격을 갖게 될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시각에서 감정이란 문제가 그저 안정되면 좋은 것이고, 안정되지 않으면 어쩔수 없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에 눈을 떠야 합니다. 감정의 문제는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 나가고,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 나가는데 있어서 반드시 관심을 기울여야할 분야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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