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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의 장막에서 벗어나서

세상을 바로보고 살기 위해서는 두려움의 장막을 박차고 빠져나와야 합니다.

저는 오랜시간동안 두려움의 장막에 갖혀있었습니다. 제가 살아가는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실체도 없는 두려움에 사로잡혀서 현실을 바로보지 못하고 오랜시간을 살아왔습니다. 사실 이러한 이야기를 하면, 이게 무슨 말인지 이해를 하지 못하실 분들도 많이 있으실거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감정은 현실에서 일어나는 일때문에 가지게 되는 것이라고 상식적으로 알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저도 이러한 사실을 알지 못했기 때문에 사실 너무나 오랜기간동안 고통을 당하며 살아왔기 때문에 충분히 이러한 의견에 공감하고 이해 합니다. 



뭉크의 절규라는 그림을 볼때마다, 제가 그림속의 절규하는 사람처럼 살아왔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사실 주변의 풍경은 그에게 고통과 괴로움을 줄만한 배경이 아닙니다. 그 사람은 전쟁터에 서 있지도 않고, 자연재해의 현장에 서있지도 않습니다. 한가한 자연속의 다리위에 서 있으며, 주변에 사람이 많지도 않고 산책하는 사람 두명이 지나가고 있을 뿐입니다. 하지만 그는 견딜수 없는 두려움과 고통의 감정에 얼굴이 일그러져 버렸고, 두려움에 어쩔줄 모르고 있습니다. 


제가 저의 맥락없는 두려움의 실체에 대해서 눈을 뜨기 시작한 것은, 마크 월린 박사의 "트라우마는 어떻게 유전되는가" 라는 책을 읽은 이후입니다. 그 이후에 가족세우기 워크샵에 참석하기도 하고 에너지 힐링을 해보기도 하고 여러가지 시도를 하면서 제 자신이 경험했던 몸에 남아있던 두려움의 실체들이 하나씩 벗겨지면서 제가 지금까지 그토록 두려워했던 것들이 나의 조부모와 부모가 느꼈던 두려움을 물려받은 것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어렴풋하게 나마 이론적으로 그리고 실제적으로 깨닫게 된 것입니다. 


그러한 실체도 없는 두려움 때문에 저의 가장 중요한 중년의 시기가 고통스럽게 그리고 많은 후회와 회한을 남기고 지나갔다는 사실 자체가 허망하고 괴로웠습니다. 그리고 나르시스트적 성향의 할아버지와 아버지 밑에서 그 분들이 가지고 있던 두려움을 모두 다 물려받고, 또 정서적인 학대에 시달리면서 극도로 민감한 엠파스의 특성을 가지고 살아왔던 저의 삶이 다시한번 불쌍해지고 너무나 힘들었을 저의 내면아이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실체가 없는 감정적 두려움은 몸에 배어 있어서 본인 자신은 그것이 무엇인지 알아내기가 너무나도 어렵습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이 아무리 말로 두려워 하지 말라고 해도, 그러한 말로는 해소할수 없는 특성이 있습니다. 피터 레빈 박사의 몸을통한경험(Somatic Experiencing)을 통해서 치료가 가능한 부분이어서 이에 대한 이해가 충분히 필요한 분야라고 할 수 있습니다. 


두려움의 장막에서 서서히 벗어나오면서, 세상을 대하고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지는 것을 보게 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에 대한 시각이 달라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전에는 사람들이 모두 두렵게 느껴졌고, 다가가기가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마음의 상처들과 쌓여있던 부정적인 에너지들이 사라지면서 그러한 막연한 감정적 두려움의 장막이 약해지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사실 저희 아버지도 본인이 두렵고 고통스럽기 때문에 그렇게 소리를 지르고 어린 자녀들에게 모진 말들을 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저의 입장에서는 그런 모습 자체가 무섭고 다가서기 어렵게 된 것이었습니다. 결국 소리지르고 집안에서 가족들에게 힘을 과시하고 고집을 부렸던 것은 힘이세고 용감해서가 아니라, 심약하고 두려워서 자신에게 비명을 지르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그것을 가족들은 보고 두려워했던 것이었죠. 잘못 이해된 두려움은 사회생활에서 상대방에 대한 이해를 어렵게 만들고 사회생활 자체를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두려움은 삶을 망가뜨리고 가족을 망가뜨립니다.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지 못하게 만드는 부작용도 있습니다. 그 두려움의 장막에서 빠져 나와야 합니다. 그 이후에 삶이 새로운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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