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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응적 대응전략의 문제점

고통의 감정을 견디기 어려워서 만들어낸 대응전략이 삶을 더 어렵게 한다

감정을 마주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감정적인 고통을 마주하는 작업은 어른의 경우보다 몇배는 더 어려운 것입니다.  아이들의 경우는 고통의 감정을 마주할때 대응방안으로 선택할 방법이 마땅치 않기 때문입니다. 고통을 유발하는 어른들에게 대항하기도 어렵고, 자신만의 감정조절 방법도 잘 모르기 때문입니다. 또한 감정적으로 민감한 엠파스나 초민감자(HSP)의 특성을 가지는 어린이들에게는 이러한 감정적 고통은 일반사람들보다 몇배는 더 큰 고통을 안겨주게 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어린이들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제한된 도구들을 가지고 나름대로의 감정적 고통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을 찾아내게 되는데, 이러한 감정적 고통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은 무의식적으로 학습되어서 아이들이 자라났을때 또다시 유사한 감정적 고통을 경험할때 동일한 방법으로 자신의 감정적 어려움들을 극복하려고 무의식적인 시도를 하게 됩니다. 대부분의 경우는 어린시절 제한된 자원들을 가지고 만들어낸 방어전략이기 때문에 어른이 된 이후에는 부적응적인 방법이지만, 이러한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자신의 삶이 성장하는데 많은 문제점을 만들어낼수 있습니다.  


어린시절에 주 양육자와의 관계에서 견딜수 없는 감정적 고통을 경험하게 되면 아이들은 본능적으로 살아남기 위해서 자신만의 방어전략을 만들어내게 됩니다. 


첫번째는, 자신의 감정을 느끼는 것을 차단해버리는 것입니다. 즉 감정적 고통이 너무 심하니, 그러한 감정을 느끼는 감각 자체를 막는 것입니다. 이러한 방법은 효과적이기는 하지만,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감정을 느끼지 못하게 함으로 고통의 감정만 느끼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기쁨의 감정도 느끼지 못하게 되고, 삶에 아무런 활력도 없이 회색빛의 삶을 살아가야 한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또한 감정을 느끼지 못하도록 막아놓았기 때문에, 감정을 느끼면 너무나 간단하게 해결될 일들도, 논리적인 뇌의 회로를 돌려서 이러한 상황에는 어떤 감정을 가져야지와 같은 계산된 감정을 만들어야 하는 웃지못할 상황이 벌어지게 됩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러한 상황을 주지화라고 설명합니다. 이렇게 이야기 하면 어떻게 그럴수 있냐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계시지만, 사실은 저를 포함해서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말도 안되는 상황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두번째는, 자신을 여러개의 인격체로 분리해서, 몸에서 느껴지는 감정적 고통을 전혀 다른 존재가 경험하는 것으로 인식하는 것입니다. 이런 사람들의 특징은, 자신의 고통을 마치 다른 사람이 경험하고 있는것처럼 제3자의 입장에서 이야기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부모에게 성폭행을 당하는 어린아이들은 감정적 고통을 견딜수 없어서, 자신의 몸에서 분리된 다른 존재를 만들어서 마치 제3자가 고통을 당하는 것처럼 인식하려고 시도합니다. 이러한 시도는 감정적 고통에서 구원할수는 있을지 몰라도, 자신의 육체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에 대해서 다른존재에게 일어나는 일로 인식하기 때문에, 육체를 자신이 아닌것으로 생각해서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수 있습니다. 


세번째는, 고통의 감정을 잊어버리기 위해서 다른 자극을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정서적 외로움의 고통을 잊어버리기 위해서 먹는것을 필요이상으로 먹거나, 아니면 성적인 쾌락으로 일시적인 감정적고통 완화를 시도하거나, 위험한 행동이나 다른 중독을 통해서 감정적 고통을 잠깐동안 만이라도 잊어버리려고 하는 시도등을 예로 들수 있습니다. 이러한 방법은 짧은 시간동안은 감정적 고통을 잊어버리게 해주는 역할을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사람의 삶을 피폐하게 만드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이러한 어린시절에 만들어낸 고통스러운 감정에 대한 대응전략은 어른이 되어서도 그대로 작동하게 됩니다. 물론 자신은 그러한 상황에 대한 인식이 전혀 없습니다. 무의식적으로 그러한 대응전략을 지속적으로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대응전략이 부정적인 결과를 지속적으로 만들어내도 그런 상황에서도 빠져나오지 못하는 경우가 많이 있는것도 이러한 이유때문에 그렇습니다. 결국 근본적인 해결책은 어린시절의 감정적 고통을 마주해야 합니다. 비록 그것이 심각한 고통을 만들어내는 경우라도 말입니다. 그리고 감정적 고통을 잊어버리기 위해서 반복적으로 다른 방법들을 사용한다면, 자신의 진정한 감정에 다가갈수 없기 때문에 문제를 해결할수 있는 기회를 상실하게 됩니다. 결국은 순수한 자신의 감정을 만나야 해결될수 있습니다. 비록 어렵더라도 말입니다. 결과적으로 감정적 고통을 마주하지 않기 위해서 만들어낸 여러가지의 방어전략들이 근본적인 문제의 해결을 방해하고, 삶을 더 꼬이게 만드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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