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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안에서 고통의 감정을 끊어내기

부모가 자신의 감정을 책임질때, 자녀는 감정적 고통을 물려받지 않게된다

가족세우기(Family Constellation) 워크샵중에 자주 듣게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부모 또는 조부모의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자녀의 역할을 하는 사람들에게 해주는 말입니다. "이러한 감정의 짐들은 내가 책임질 일이야, 너의 것이 아니란다. 너는 너의 삶을 살아라" 라는 말입니다. 저는 이말의 의미를 여러번 생각해 보았습니다. 이러한 말을 들으면서 듣는 사람들은 자유로움을 느끼게 됩니다. 그동안 자신이 짊어지고 살았던 조상들, 부모들의 감정적 짐, 혹은 감정 쓰레기들을 더이상 짊어지고 살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감이 큰 것입니다. 예를 들면, 조부모 세대에서 많은 형제 자매들이 사고나 전쟁을 죽었던 경우나, 조부모가 자녀들을 돌보지 않아서 정서적으로 경제적으로 어렵게 살았던 부모들은 자녀들과 친밀한 관계를 맺을 수 없고 동일한 패턴을 반복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것은 부모들이 자신의 고통을 자녀세대에게 대물림 한 것입니다.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부모들이 부정적인 감정들과 짐을 책임질것이니 자녀들에게는 너희의 삶을 살아라 하고 축복해주면, 자녀들은 그러한 굴레에서 벗어나게 되는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많은 부모들이 이러한 고통의 감정에 대해서 자신이 책임지고 끊어내지 못하게 됩니다. 그래서 자신의 고통의 감정들을 자녀세대들에게 지속해서 물려주게 되는 것입니다. 부모가 자녀들을 자신의 감정적 고통을 해소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하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이 세대를 이어서 계속될 경우, 몇세대에 걸쳐서 부정적인 감정의 영향력으로 인해서 그 가문의 사람들은 정상적인 삶을 살기 어려워지게 됩니다. 알콜중독이 대를 이어서 가족들을 괴롭히고 있거나, 마약중독 및 관계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는 가족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이렇게 외적으로 심각하게 증상이 드러나지 않더라도, 내면적으로 심각한 갈등을 안고 살아가는 가족들이 저를 포함해서 얼마나 많이 있을지 상상이 가지 않습니다. 


우리는 흔히, 가난이 대물림 된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요즘은 가난의 대물림과 교육수준의 대물림이 맞물리면서 빈부의 격차가 고착되는 상황까지 마주하게 되고 있습니다. 이는 마치 조선시대에 신분의 격차가 세습되는 것과 마찬가지의 상황이 된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은 단순한 돈과 교육의 문제만은 아니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눈에 보이는 가난과 교육수준이 하나의 요소가 될수는 있지만, 그 이면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감정의 문제가 숨어있기 때문입니다. 


가난과 반복되는 알콜중독 등의 상황은 단순히 행동의 반복이 아니라, 그 마음속에 심각한 정서적 짐과 쓰레기들을 유산으로 받았기 때문에 그 고통을 느끼지 않기 위한 대응전략입니다. 따라서 그 근본이 되는 감정적 고통을 풀어내지 않고, 표면적인 증상만을 해결하려는 노력은 성공하기 어려운 것입니다. 저는 저의 삶을 돌아보면서 감정적 고통의 근본 원인을 이해하지 못하고, 잘못된 선택을 한 것에 대한 후회로 너무나 많은 시간을 허비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고통과 실패의 과정을 통해서 어떻게 조부모와 부모의 수치와 두려움과 분노의 감정이 저에게 전달되었는지에 대해서 여러 책과 자료들을 통해서 확인할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고통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힘든 시간을 지나왔습니다. 그 가운데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 점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이러한 감정적 짐들을 벗어나는 것이 가족들을 배신하는 것으로 인식되기 때문입니다. 마치 이것은 이중구속(Double Bind)과 같은 것입니다.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지만, 고통에서 벗어나는 과정은 부모와 조부모들의 잘못된 점들을 바로보고 그것을 고쳐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들을 배신하는 것으로 비추어진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잘못된 것들을 해결하지 않으면 가족 대대로 고통속에 살아야 합니다. 


이러한 가족에 대한 잘못된 충성심을 가족세우기(Family Constellation)에서는 숨겨진 충성심(Hidden Loyalty)라고 이야기 하고 ACoA(Adult Children of Alcoholic)에서는 거짓 충성심(False Loyalty)라고 언급합니다. 이러한 충성심은 무의식 수준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각 개개인은 알아차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삶속에서 반복적으로 이해할수 없는 잘못된 행동들을 반복해서 삶을 망가뜨리는 경우에는 의심을 해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잘못된 상황에서 빠져나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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