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정서적 짐을 책임지는 삶
자신의 정서적 짐이 무엇인지 알고 계신가요?
흔히 고통은 나누면 반이되고 기쁨은 나누면 두배가 된다는 말들을 많이 합니다. 이러한 말들은 많은 사람들이 별 저항없이 받아들이는 말이기도 합니다. 초상이 나거나 집에 어려운 일을 당했을때 혹은 개인적으로 인생의 위기를 경험하고 있을때 다른 사람이 도움의 손길을 내민다면 그만큼 고맙고 감사할 일도 없습니다. 하지만 제가 말씀 드리려고 하는 것은 다른 사람의 고통의 감정을 지속적으로 다른 사람이 지고갈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정서적 고통을 대신지는 구조가 그만한 이득이 있느냐는 것입니다.
최근에 마구이 블락(Magui Block)의 "가족치유하기(Heal Your Family)"라는 책을 읽고 있습니다. 그 책에 나오는 내용중에서, 다른 사람의 감정적 짐을 자신이 지려고 할때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서 정리한 내용이 있는데 글을 읽으면서 상당부분 공감을 해서 그 내용을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그 설명에서 기본적으로는 다른 사람의 감정적 짐을 자신이 지게 될때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어서 득보다 실이 더 많은 상황을 만든다는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책에서는 이러한 사랑을 눈먼사랑(Blind Love)라고 이름붙였습니다. 그 내용을 간단하게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타인의 감정적 짐을 지려고 할때 발생하는 문제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감정적 짐이 두배가 됩니다. 우리가 흔히 착각하는 것처럼, 감정적 짐이 반이 되는 것이 아니라 두배가 된다는 것입니다. 책에서는 여행을 떠날때 각자 자신의 짐을 담당해서 가야 하는 상황을 예로 들어서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만약 한 사람이 자신이 짐을 가지고 갈수 없는 상황이 되어서 다른 사람에게 부탁을 했다면, 짐을 한개정도 더 맡는 것은 크게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의 짐을 3-4개 맡게 된다면 나중에는 자신의 짐을 책임지지 못하는 상황이 되고 말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은 문제의 상황이 지속될수록 더 어려워질수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세대를 통해서 전달되는 트라우마 등이 적용해보면, 가족안에서 조상들의 감정적 짐이 해결되지 않고 다음세대에게 전달될때 누구의 짐인지도 알지 못하고 가족 전체가 고통을 당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간단하게 자신의 감정적 짐은 자신이 책임지고 가지고 가야 한다는 원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만약 가족중에 한명이 자신의 감정적 짐을 타인에게 떠넘기기 시작하고 이러한 세대간 패턴이 지속되면, 나중에는 누구의 감정적 짐인지도 알지 못하고 가족모두가 고통당하는 상황이 올수도 있습니다. 가족들은 무의식적으로 가족을 사랑해서 다른 가족 구성원의 정서적 짐을 짊어지지만, 나중에서 오히려 혼돈과 고통만을 가중시킬수 있는 상황이 될수 있는 것입니다.
2. 비극적인 이야기를 반복하게 됩니다. 반복강박이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가족 안에서 바람직하지 않은 상황을 지속적으로 반복하는 상황을 예로 들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가족중에 한명이 비극적인 삶을 살았다면 다른 가족이 동일한 이야기를 눈먼사랑을 통해서 반복하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예를 들면 할아버지가 그가 가지고 있는 재산과 돈을 다 날렸다고 생각을 해봅니다. 이러한 상황이 할아버지를 우울하게 만들었고, 그 후에 가난하게 돌아가셨습니다. 모든 꿈이 무너진 것입니다. 그래서 할머니는 일을 열심히 해서 자녀들을 성공시키기 위해서 열심히 살았습니다. 그녀의 한가지 기쁨은 자신의 자녀들이 경제적으로 유복하게 사는 것이었습니다. 눈먼 사랑은 가족안에서 아무리 열심히 일하지만 경제적 안정을 이루지 못하는 형태로 나타날수 있습니다. 결국 경제적인 어려움을 경험하고 우울감과 환상이 깨어지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가족의 다른 구성원들은 할머니의 패턴을 반복하게 됩니다. 자신의 자손들을 위해서 자신의 삶은 모두 희생하고 과도하게 일에 매달리게 됩니다. 다른 가족들은 두가지 양상을 모두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열심히 자녀들을 위해서 일하지만, 경제적 풍요를 이룩할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눈먼사랑이라는 개념은 숨겨진 충성심(Hidden Loyalty)의 개념(https://brunch.co.kr/@chungwonleeu8ih/171)으로도 설명이 됩니다.
한가지 말씀드릴 것은 이러한 상황이 무의식적인 수준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본인도 인식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사실은 자신도 고통스럽지만 그 상황에서 빠져나오기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저의 경우에는 이러한 상황에서 빠져나오는데 가장 큰 걸림돌이 바로 부모와 조상들을 우상화 하는 것이었습니다. 어렸을때 부모가 틀렸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모든 상황의 원인을 자신의 문제로 귀인하는 오류를 범하기 쉽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부모들의 잘못이나 실수를 인식하지 못하면 부모들이 했던 동일한 실수를 반복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것에 대한 말도 안되는 논리를 만들어 내서 말입니다.
마구이 블락은 이를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이러한 눈먼사랑때문에 가족들중에 일부는 혼자살고, 아이없이 살기도 하며, 경제적인 어려움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만약 당신이 이러한 삶을 자신의 자유의지로 선택해서 살고 있다면 별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무의식적으로 가족의 이야기속에 갖혀있어서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지 못한다면 이것은 큰 문제인 것입니다. 문제를 더 심각하게 하는 것은 이러한 인생의 어려움들을 자손들에게 물려주게 된다는 것입니다. 눈먼 사랑을 통해서 여러분은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의 고통을 줄여주고자 하는 의미로 감정적 짐들을 나누어 지려고 하지만, 현실은 그 사랑하는 사람을 도와주지 못하고 오히려 가족 전체를 고통에 빠뜨리게 되는 것입니다. 마구이 블락은 가족구성원들은 각자 자신의 감정의 짐을 지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리고 몇가지 이유를 설명합니다.
첫째: 자신의 삶에서 배워야할 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때로 어떤 사람은 고통스러운 길을 걸어야 하거나, 인생에서의 배움을 위해서 고통당하는 경험을 해야 합니다. 만약 당신이 다른 사람의 고통을 대신한다면, 당장은 그들이 고통당하는 것을 막을 수 있지만, 그 사람들이 고통을 통해 배워야 하는 운명이라면, 조만간 그 사람들은 동일한 고통을 당하게 될 것입니다.
둘째: 고통의 경험을 통해서 강해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고통을 당하는 사람에게 해결책에 대해서 알려주거나 도움의 손길을 주는 것은 감정적 짐을 대신 지는 것과는 다른 차원의 이야기입니다. 고통을 당하는 사람은 그러한 경험을 통해서 성장하고 강해지게 됩니다. 당신이 그들을 도와준다는 의도로 그 사람들의 짐을 대신 지게되면, 그 사람들은 감정적 어려움에서 도망하게 되는 것이고 그들은 약해지고 성장하지 못하게 됩니다.
셋째: 고통의 시간을 통해서 인정받고 존중받기 위합입니다. 만약 어떤 사람이 인생의 고통의 시간을 지나고 있는 것을 평안한 마음을 가지고 바라본다면, 당신이 그 사람에게 보내는 메시지는 나는 당신의 가치를 인정하고 존중합니다 라는 메시지입니다. 만약 여러분이 섣부르게 다른 사람들의 고통의 짐을 덜어주려는 의도로 다른 사람의 감정의 짐을 들어주려고 한다면 오히려 고통을 증가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입니다. 그들을 지혜롭게 도와주는 것을 통해서, 각각의 사람들이 자신의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도록 해주고, 당신의 후손들이 최고의 전통을 유지하도록 해줄 수 있습니다. 눈먼 사랑은 지혜로운 사랑이 될때 자연스럽게 사라지게 됩니다.
그러면 어떻게 눈먼 사랑에서 지혜로운 사랑으로 바꿀수 있을까요? 마구이 블락은 세가지 단계를 이야기 합니다.
첫단계: 다른 사람에 대한 사랑을 느껴라. 이러한 과정에서 자신이 가족구성원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합니다.
둘째단계: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짐을 확인하고, 그것들은 자신이 지고갈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하라. 그리고 다른 가족 구성원이 감정적 짐을 가지고 있다면, 그것들은 그들이 지고갈 것이지 내가 대신 지어줄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라는 것입니다.
셋째단계: 당신의 짐을 확인하고, 짐에 붙어있는 당신의 이름을 확인하고 들어라. 이를 통해서 자신이 책임져야할 감정적 짐들을 확인하고 자기가 책임을 지라는 것입니다.
위의 내용을 어떻게 읽으셨나요? 여러분은 여러분의 감정적 짐을 들고 자신의 길을 걸어가고 계신가요? 아니면 여러분의 부모님이나 형제 혹은 조부모님의 감정적 짐들을 지고가고 계신가요?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감정적 짐을 지고 자기의 길을 걸어갈때, 가족들은 더 건강해지고, 사회가 더 건강해 지리라 믿습니다. 우리의 자손들도, 선조들의 해결안된 감정의 보따리들을 안고 씨름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이 시대에 짊어져야 할 감정의 짐들을 지고 건강한 삶을 살아가리라 믿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