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껴보지 못했던 감정을 경험하는 것은 새로운 세계를 열어준다
지난주 토요일에 가족세우기(Family Constellation) 모임에 참석했었습니다. 두번째 구도자(Seeker)로 참석한 분이 자신의 삶의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자신이 에너지 치료를 받는 도중에 치료하시는 분이 자신에게 마음속에 슬픔이 많이 있는데 이에 대해서 처리를 해야한다고 이야기를 해주었다고 합니다. 이분은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가족세우기 모임에 참석하신 것이었습니다.
본인은 별 문제가 없노라고 이야기 했지만, 어딘가 모르게 삶에 대한 애착도 에너지도 별로 없는 분이었습니다. 그저 무덤덤하고 힘이 없어보였습니다.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데, 부모님들은 이혼했고, 남동생은 있지만 가족들과는 별로 왕래가 없는듯 했습니다. 그리고 특별히 자신에게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에 대해서 질문을 했지만, 딱히 자신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일단은 가족세우기가 시작되었습니다. 보통때와 마찬가지로, 본인을 대역해줄 한사람을 세우는데, 제가 그 역할을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남동생 역할을 하는 사람을 세웠습니다. 저는 중앙에 들어가서 서있었고, 차례대로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남동생이 들어오는데, 얼마 시간이 지나자, 저는 중앙의 공간을 맴돌다가 그 자리를 벗어나서 참석자들이 이루고 있는 원을 벗어나서 그 밖으로 벗어났습니다. 왠지 모르게 그 안에 있는 것이 불편하고 다른 사람들 가까이 가는 것이 꺼려졌습니다.
항상 가족세우기를 하면서 느끼는 것이지만, 참 이러한 다른 사람들의 감정에너지를 내가 느낄수 있다는 것이 참으로 신기한 일입니다. 저는 계속 원 밖에 머물면서 이리저리 움직여 다니고 있었습니다. 그 사이, 저의 동생역할을 하는 분은 어머니와 옆에 붙어서 있었고, 저의 아버지 역할을 하는 분은 따로 서 있었습니다. 가족들이 다 겉도는 가족이었습니다. 그러한 분위기가 깨지지 않고 계속되자 가족세우기를 조율하시는 분은 구도자에게 혹시 가족중에 사고로 죽은 사람이나 자살로 죽은 사람이 있는지 물었지만, 없다는 답변을 했습니다.
가족세우기를 조율하시는 분은 한명의 역할을 정하지 않은 대역을 데리고 와서, 바닦에 뉘였습니다. 그러자, 저와 아버지 역할을 하는 대역이 그 존재에 이끌렸습니다. 그리고 그 존재는 저와 아버지를 연결시켜 주려는 행동을 지속적으로 했습니다. 그러자 구도자분은 기억속에서 자신의 삼촌중에 한명이 살인사건에 휘말려서 죽었다는 사실을 상기해냈습니다. 그리고 바닦에 위였던 그 사람이 바로 삼촌이라는 것을 알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극적인 변화는 구도자의 삶이 왜 겉돌았는지, 그리고 가족내의 겉도는 상황을 이해하는데 새로운 계기를 만들어냈습니다.
구도자의 아버지는 자신의 동생이 살인자에게 죽었다는 것에 대해서 심각한 분노를 가지고 있음이 드러났고, 그러한 분노에 대해서 적절한 치유를 받지 못해서, 아내와도 자녀들과도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가족세우기에서 항상 말하는 것이지만, 가족안의 모든 존재들이 자신의 자리를 잃어버릴때 가족의 에너지 균형이 무너지고, 그로 인해서 가족안에 건강하지 않은 에너지장이 만들어지고, 이로 인해서 가족중에 누군가는 고통을 당하게 된다는 개념이 다시한번 설명되는 순간이었습니다.
가족세우기를 조율하시는 분이 삼촌을 죽인 살인자 역할을 하는 대역을 세우고, 그 삼촌과 아버지에게 자신이 살인을 저질렀다는 이야기를 하게 하고, 미안하다는 말을 하게 했습니다. 그러면서 해소되지 않은 감정의 고리들을 하나씩 해소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한 과정들을 통해서 문제의 발단으로 부터 시작해서, 하나씩 하나씩 문제의 매듭을 풀어나가기 시작하자, 부부간의 소원한 관계가 중앙의 공간 (앎의 장, Knowing Field)안에서 해결되기 시작했습니다. 형제들의 관계도 해소되고, 가족간의 유대관계가 다시 회복되는 것이 보여졌습니다.
모든 과정의 클라이막스는 제가 부모님들의 품에 안겨서, 꺼이꺼이 우는 순간이었습니다. 그 아들이 얼마나 외로웠는지, 얼마나 마음고생이 많았는지, 얼마나 부모님들과의 관계회복을 열망했는지를 저는 저의 속에서 용솟음치는 슬픔과 회한의 감정이 넘쳐흘러서 울지 않을수 없었습니다. 부모님의 품에 안겨서 마음껏 울었습니다. 한참을 울고 있을 동안, 부모님들은 저의 머리를 쓰다음어 주면서 저를 기다려 주었습니다. 동생과도 같이 한가족이 껴안으면서 그동안 쌓였있던 감정의 고통들을 눈물로 흘려보냈습니다. 저에게 이 장면은 굉장히 의미있는 순간이었습니다. 비록 다른 사람의 대역을 하는 순간이었지만, 그 감정만은 마치 저의 것인것처럼 너무나 생생했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집에 돌아와서 그 순간을 생각해 보니, 저의 진짜 부모님과 그러한 시간을 갖지 못했구나 하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그리고 내가 그러한 순간을 간절하게 원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안타깝게도 저는 부모님들와 아무런 정서적 연결고리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너무나 외롭게 가족안에서 마치 외따로 떨어진 섬처럼 살아왔다는 것을 다시한번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그날 제가 대역으로 했던 사람이 마치 저의 복제품인것 처럼 생각이 되었습니다.
비록 남의 역할을 대역으로 해서 경험한 감정이었지만, 그 경험은 너무나도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트라우마를 경험한 사람들의 치료법중에 연극이 있습니다. 연극이 치료에 중요한 요소는, 자신의 입장이 아니라 극의 역할을 하면서 다른 사람의 입장을 경험해 보는 것이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트라우마를 경험했던 사람들은 자신의 입장에서 헤어나오지를 못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환각물질을 통한 치료도 있는데, 이 또한 평소에 경험해 보지 못하는 새로운 감정경험을 해보는 것에서 치료가 성립한다고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참석했던 가족세우기 모임은 저에게 새로운 시각과 감정적 경험을 선사해 주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자신만의 감정경험에 갖혀있지 마시고, 새롭고 건강한 감정경험을 많이 하실수 있기를 바라고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