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의 감정반응사전은 건강하신가요?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감정이 자신에게 미치는 영향을 인식하지 못할때가 많고, 이러한 감정을 절대시, 즉 진리라고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떠한 행동을 하고난 이후에 죄책감이나 수치감이 들면, 이러한 감정을 통해서 자신이 한 행동이 잘못된 것이거나 부끄러운 행동이었다고 판단을 하게 되고, 이에 대해서 자신의 그러한 감정이 잘못되었을 수 있다는 것을 의심하지 않습니다. 그 상황에 있는 다른 사람들은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있는데도 말입니다. 다른 시각에서는 상대방이 어떠한 행동을 했을때, 주변의 다른 사람들은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받아들이는데, 본인만 극도의 분노, 수치심, 혹은 두려움등을 느낀다거나, 다른 사람들은 극도의 감정을 느끼는데, 자신은 아무 감정도 못느낀다면 무엇인가 자신을 깊이 돌아볼 필요가 있는 상황입니다. 물론 자신의 행동에 대해서 자신은 아무런 감정도 못느끼지만, 다른 사람들은 극도의 감정을 느낄수도 있습니다. 어떤 면에서 보면 이런 사람은 감정반응 장치가 고장나 있는 사람인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하나의 문화권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대부분 비슷한 상황에 비슷한 감정반응을 가지고 살아가게 됩니다. 예를 들어, 한국에는 한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이러한 개념은 한국인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봤을 것이고, 한이라고 말한다면 추가적인 설명 없이도 그 뜻과 그 감정에 대해서 이해할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지하철에서 나이 많은 분들에게 젊은 사람들이 말을 험하게 한다거나 버릇없이 대한다면 이에 대해서 불쾌감을 느끼는 분들이 많이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것은 한국 사회에 어느정도 감정 반응에 대한 공감대가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인도에서 왼손으로 악수를 청한다면, 이것은 상당히 무례한 일이 되고, 상대방을 화나게 하는 일일수 있지만, 한국에서는 이와 같이 강한 감정반응을 일으키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러한 문화적으로 공감받는 감정반응도 있지만, 개인적인 경험을 통해서 오는 감정반응도 있을수 있습니다. 리사 펠드먼 배럿의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라는 책에서는 "우리는 저마다 감정 사전을 갖고 있다"라고 이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개에게 한번 물린 경험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개를 보면 즐겁고 행복한 느낌이 아니라, 심각한 두려움을 경험할 것이고, 심장의 박동수가 올라가고 머리가 쭈뼛해지는 경험을 할수 있습니다. 즉 각 개인마다 자신의 감정 사전을 가지고 있고, 그러한 감정사전에 반응하면서 세상을 살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한 사회에 통용되는 감정반응 일수도 있고, 한 가족 내에서 통용되는 감정반응일 수도 있고, 한 집단이나 회사에서 통용되는 감정반응일수도 있고 말입니다. 감정반응은 변동적일수 있다는 것입니다. 각 개인마다 다를수 도 있고요.
감정반응에 대해서 일반인들이 삶에서 잘 인식하지 못하는 이유는, 다양한 원인에 의해서 발생할수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오감으로 받아들여진 신호들을 통해서 감정반응이 나올수 있고, 이중에는 물론 다른 사람들과의 대화도 포함될수 있고, 다른 사람의 향수, 아니면 소리, 특정 장면 등으로 인해서 유발될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에서 감정은 몸의 여러가지 호르몬들을 통해서 무의식적으로 반응을 하기 때문에 사람이 의식하지 못하는 순간에 감정반응을 하게 됩니다. 따라서 자신도 어떤 조건에서 어떤 감정반응을 했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할수 있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성폭행을 당한 여성이, 자신의 성폭행범이 입었던 빨간색 바지만 보면 두려움이 들어서 심각한 공황장애 증상을 일으킬수 있는데, 본인 자신은 빨간색 바지를 보면 반응한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할수 있습니다. 즉 자신이 왜 그런 공황장애 증상을 일으키는지 전혀 모를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자신의 감정사전에 어떤 내용이 들어있는지 알지 못한다면, 삶이 심각한 어려움에 처할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을 이해한다면, 자신만의 감정(반응)사전을 건강하게 유지 관리하는 것이 얼마나 자신의 삶을 행복하고 건강하게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는지 이해하실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어린시절 역기능 가족안에서 심한 학대와 무기력을 경험했던 사람들은 상당히 외곡된 감정(반응)사전을 가질수 밖에 없습니다.
저의 경우는 자신이 무능하고 가치가 없다는 감정이 저의 저변에 깔려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감정이 다른 사람들과 마추지는 직장에서의 대인관계나 친밀한 관계를 맺어야 하는 친구나 사회에서 만나느 사람들과의 관계를 항상 가로막았습니다. 사소한 말한마디나 행동등,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아무런 감정반응을 만들어내지도 않는것에도 힘겹게 살아야만 했습니다. 결국은 그러한 고통이 너무나도 심해서 대인관계나 직장생활에서 위축되고 소외되는 경험을 많이 해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그 원인은 알수 없었던 것입니다.
오랜 시간의 방황과 고통스러운 시간을 지나면서, 책을 통해서 여러가지 회복의 과정을 통해서, 저의 왜곡된 감정(반응)사전이 문제였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잘못된 내용들을 새롭고 건강한 내용들로 다시 채워넣고 있습니다. 지금도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힘든감정들을 느낄때가 있지만, 그때마다 그 감정들을 그대로 받아들기기 보다는 저 자신에게 되묻습니다. 지금 느끼는 감정이 정상적이고 건강한 감정반응일까? 다른 사람들도 이러한 감정을 느낄까? 빅터 프랭클이 이야기 했던것, 어떠한 사건과 그 사건에 대한 반응의 사이에 존재하는 공간, 그 공간에 대해서 다시한번 생각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