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의 변화가 먼저인가 아니면 외적인 변화가 먼저인가
전에 마음공부를 하시는 분들이 사람의 현실에 나타나는 것들은 다 마음에 있는 것들이 현실로 투영되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은적이 있습니다. 처음 그 이야기를 들었을때는 사실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인간의 내면 세계에 대한 이해가 깊지 않았을 뿐만이 아니라 그 의미가 무엇인지 잘 알지 못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두렵기만 했던 저의 내면세계를 마주할 용기가 생기면서 저의 내면에 있는 혼동을 조금씩 볼수 있게 되었습니다. 과거 어린시절의 고통스러운 경험들이 만들어놓았던 내면세계의 혼동스러운 모습들, 그 속에 숨어있던 어그러진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 상처받은 저의 자아관, 다른 사람들을 바라보는 왜곡된 시선등을 하나씩 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어린 시절의 저에게 있어서는 살아남기 위해서 부적응적인 대처방안을 세웠다는 것도 알게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제가 그동안 살면서 삶에서 벌어졌던 어려웠던 인간관계와 저의 어리석은 선택들이 결국 혼동스러웠던 내면세계가 현실세계에 반영된 것이었다는 것을 알수 있었습니다. 어린시절에 경험했던 부모님들과의 혼동스러웠던 경험들을 이해할수 없었기 때문에 그러한 상황을 이해하고자 저의 내면에 수많은 왜곡된 것들이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이러한 저의 내면이 있다는 것조차 알지 못했기 때문에, 세상을 사는것이 점점 더 어려워질때마다 무조건 더 열심히 하면 상황이 나아지겠지라고 생각을 하고 더 힘껏 살았었는데, 결국은 세상을 바라보는 저의 관점이 잘못되어 있었다는 것을 알고는 온몸의 힘이 다 빠져버리고 말았습니다. 열심히 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던 것이었습니다. 더 열심히 살면 살수록 무엇인가 꼬여있다는 큰 문제의식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근본적인 변화가 저에게 필요했습니다.
결국 저는 오랜시간동안 저의 삶과 제가 어떻게 그동안의 삶을 살아왔는지에 대해서 돌아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러한 과정에서 많은 뛰어한 심리학자들과 삶속에서 어려움을 경험하고 성장했던 많은 분들의 책들과 연구성과가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런 연구결과들에 힘을 얻어서 어린 시절 경험했던 고통스러운 상황들에 대해서 다시 떠올릴수 있는 용기를 갖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의 마음 깊숙하게 숨겨놓았던 공감받지 못했던 고통에 대해서 하나씩 하나씩 끄집어 내어서 돌아보는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한 과정들을 통해서 제가 수많은 시간동안 그러한 고통의 기억들을 마주하지 않기 위해서 저만의 방법을 회피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식탐이라는 방법을 통해서, 세상의 종말론이라는 소리에 심취하기도 하고, 여러가지 자신만이 할수 있는 여러가지 상황들에 집착함으로서 자신의 내면에 있던 진정 마주해야 했던 고통이라는 감정을 회피했던 저의 모습들을 바라보면서, 나약하고 어렸던 저의 내면아이를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상처받은 나의 조각난 파편들이 저의 삶을 송두리채 잘못된 길로 인도하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과하면서, 삶을 변화시키려면 무슨일을 해야할까? 결국 삶의 변화는 내면의 변화에서 온다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봅니다. 내면의 변화가 전제되지 않는다면 진정한 삶의 변화를 이끌어 내기는 힘들겠구나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물론 조그마한 행동의 변화를 통해서 마음의 변화를 만들어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교정적 감정경험이라고 해서, 현실에서 경험하는 신뢰와 사랑의 상호작용들이 마음을 변화시킬수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도 결국 마음의 변화가 있어야만 진정한 삶의 변화가 찾아온다는 사실을 지지하는 증거가 될수 있습니다.
오랜시간동안 저는 잘못된 선택에 대한 결과로 후회와 회한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인생에 있었던 수많은 좋은 기회들을 인식하지 못하고 차버렸습니다. 마음속에 있던 두려움과 분노와 수치의 감정이 저의 행동을 잘못된 방향을 이끌었습니다. 결국 그러한 선택들도 저의 마음에 있던 것들이 현실화 된 것일 뿐이었습니다. 제가 인식하지 못했던 마음속의 혼동이었던 것이었습니다. 그러한 것들이 현실에 나타남으로 인해서 제가 바라볼수 있게 된 것입니다. 나타나는 현실세계를 통해서 저의 마음속의 문제를 바라볼수 있게 되었고, 그러한 현실을 통해서 저를 돌아보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그러한 저의 내면세계를 올바르게 치유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에는 현실의 문제들을 바라보면서 괴로워만 했었는데, 이제 그 마음속의 상처들을 바라보고 치유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입니다.
내면의 상처를 돌아보고 치유하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 어쩌면 이것이 모든 변화의 시작점이 될수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