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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고통 이야기

말로 설명할수 없는 고통은 지옥같은 고통입니다. 

중년의 위기를 경험하면서 마음의 고통이 극에 달했을때, 그 해결책을 찾기 위해서 방황했던 시간들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상담하시는 선생님을 찾아갔을때, 그분의 첫번째 질문이 어떻게 오셨냐는 질문이었습니다. 저는 회사에서의 힘든 대인관계에 대해서 피상적인 이야기를 할수 있었을뿐 저의 고통을 말로 표현할수 없었습니다. 말로 설명할수 없는 마음의 고통, 그것은 지옥같은 고통입니다. 다리에 조그마한 생채기만 생겨도 타인들에게 위로를 받을수 있습니다. 다리뼈가 부러져서 기브스를 하면 다른 사람들에게 버스자리를 양보받을수도 있습니다. 눈으로 볼수 있는 상처들은 공감어린 따뜻한 위로의 말을 들을수 있습니다. 자신의 아픔에 대해서 설명할 필요도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러한 고통을 경험한 수많은 사람들이 공감해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마음의 고통은 자신이 말로 설명할때까지 자신만의 외로운 고통이 됩니다. 마음의 고통은 다른 사람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이러한 고통에 대해서 다른 사람들과 같이 나누기 전이라면, 사람들은 당신의 이상한 행동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마음의 고통을 언어로 표현한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일이 아닙니다. 어린아이들은 자신이 경험한 말과 행동들이 고통이라는 것을 인식하기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태어나서 처음부터 그러한 대접을 받아왔다면 그것이 삶의 기준이 되고, 다른 대접을 받을수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양육자로부터 받은 말과 행동이 삶의 기준이 되어 그에 기반해서 삶을 살아가게 됩니다. 


소나 돼지등의 동물들을 도축하는 방법은 역사를 통해서 많이 변해왔었는데 물고기를 잡는 방법은 역사적으로 크게 변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어느분에게 들었습니다. 그 이유가, 육지의 동물들은 자신들이 죽을때 소리로 자신들의 고통을 표현할수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그러한 동물들의 고통을 최소화 하기 위해서 도축방법을 개선해왔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이에 반해서 물고기는 말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지금도 낚시라는 전통적인 방법으로 물고기를 많이 잡는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우리는 손맛이라고 하지만, 물고기의 입장에서는 입에 바늘이 꿰여서 고통스럽게 도망치려는 과정으로 볼수 있습니다. 만약 물고기가 낚시에 달려서 끌려올때 비명을 지르면서 소리를 지른다면 아마도 손맛을 즐기려는 사람은 줄어들었을 것이라는 것입니다. 


마음의 고통도 같은 관점에서 볼수 있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마음에 고통이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어린시절에 만들어진 마음의 고통은 언어화되지 않고 느낌과 감정의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언어화 하기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마음에 쌓인 고통, 수치, 두려움의 감정은 마음속에 깊이 숨어있다가 그러한 고통을 만들어냈던 상황과 비슷한 상황이 현실에서 발생하면 표면의식으로 올라오게 됩니다. 그런 상황이 되면 사람들은 그 감정이 현실의 사건이나 상황때문에 발생했다고 오해를 하기 쉽고, 그로 인해서 적절하지 않은 행동이나 반응을 보일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마음에 쌓여있는 고통의 강도와 자신의 감정적 고통을 자각하는 정도에 따라 달라질수 있습니다. 자신이 감정적 고통을 마음에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하고, 그 고통의 강도가 크다면 부적절한 행동을 할 가능성이 더 커지지만, 자신이 감정적 고통을 마음에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고, 그 감정적 고통이 크지 않다면, 적절한 행동을 할 가능성이 더 커지게 됩니다. 


저의 경우는 전자였습니다. 저는 마음의 고통이 무엇인지도 알지 못했고, 제가 얼마나 큰 마음의 고통을 가지고 있었는지도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무엇이 마음의 고통을 만들어내는지, 그러한 고통이 나의 삶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그리고 그러한 감정적 고통을 어떻게 관리할수 있는지에 대한 지식이 전무했던 그때의 기억을 하면, 지금도 등골이 서늘할 정도로 두려움을 느낍니다. 지금 돌아보면 이러한 마음에 대한 지식은 삶을 살아가면서 어떠한 직업을 위한 지식보다 더 중요한 요소이지만 집이나, 학교 교육에서 전혀 들어본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이유는 마음은 눈에 보이지 않기 때분에 그 영향력에 대해서 과소평가된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마음을 돌아보는 일중에서 중요한 것중의 하나는 감정을 돌아보는 일입니다. 그리고 우리의 양육과정과 부모님과의 관계를 돌아보는 것도 중요한 것입니다. 주위에 신뢰하는 사람들과 같이 마음을 나눌수 있는 사람들이 있는 것도 중요한 요소중의 하나입니다. 만나면 마음 따뜻해지고 자신의 마음에 있는 말들을 편하게 할수 있는 사람이 몇명만 있어도 마음은 건강할수 있을 것입니다. 만약 안타깝게도 주위에 이런 분들이 없다면, 자기 자신이라도 마음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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