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춘향쌤 May 31. 2023

빠져든다. 블랙홀, 본 적 있어?

과학을 한다는 의미는

태양이는 참 알다가도 모르겠다.

노래를 엄청 잘 부르다가도 멍한 표정으로 먼 산을 바라본다거나,
굉장히 신선한 아이디어를 이야기하다가도 엉뚱한 개그로 분위기를 갑자기 얼어붙어버리게 만든다.

 요즘 막내 동생 돌보느라 정신없다네... 

막 기어 다니기 시작했다는데, 어디로 기어갈지 몰라 늘 지켜보고 있어야 하는 게 힘들다고 한다. 말이라도 잘 들으면 좋겠다는데, 말귀를 알아먹지를 못하니 어렵다는데...

내가 보기에는 자기나 말귀를 알아먹으면 좋겠다.

어쨌든 블랙홀 같은 매력이 있는 녀석이다.
그 아이에게 빠져들어 버리면 시간도 공간도 모두 사라져 버리는 걸까.


과학을 하는 사람은 어떻게 해서든 방법을 찾아낸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신체의 한계에도 방법을 찾아내고 도구를 만들어 신체 능력을 최대치로 확대한다. 맨눈으로 볼 수 없는 멀리 있는 것들을 보기 위해 망원경을 만들고, 아주 작아 보이지 않는 것들은 현미경을 만들어 직접 보고 여러 가지 관찰과 실험을 통해 사실과 진리에 접근해가고 있다.



과학을 한다는 것은 과학을 좋아한다는 것은 어떻게든 방법을 찾는다는 것이고, 

그 과정을 힘들어하지 않고 즐겁게 누린다는 의미이다.


2019년 EHT(Event Horizon Telescope) 팀이 인류 역사상 최초로 촬영한 블랙홀의 사진을 공개했다. 과학자들이 블랙홀을 직접 촬영했다는데, 눈에 보이지 않는 아주 아주 멀리 있는 곳의 블랙홀을 어떻게 보았을까? 멀리 있는 곳의 블랙홀을 보려면 엄청나게 큰 망원경이 필요했을 텐데......


칠레 아타카마 사막, 미국 애리조나, 하와이, 스페인 그레나다, 멕시코 시에라네그라 산, 남극에 소재하는 전파 망원경들 8개를 연결해 지구 크기만 한 전파망원경을 만들어 블랙홀을 촬영한 것이다. 각각의 장소에서 전파망원경으로 동일한 블랙홀을 관측한 다음에 그 관측 자료를 한 데 모아 촬영 이미지를 얻는 방식을 취한 것이다. 관측 자료가 너무나 커 현대의 초고속 인터넷 통신망으로 주고받을 수가 없어, 직접 데이터를 저장해 비행기로 옮겨가면서 촬영 작업을 했다고 하니 과학자들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리고 2022년 5월에는 EHT(Event Horizon Telescope) 팀이 촬영한 우리 은하 중심부의 블랙홀 사진이 공개되었다. 세계 주요 전파망원경을 연결해 블랙홀 영상을 포착하기 위해 노력해 온 국제 협력 프로젝트 '사건지평선망원경'(EHT)의 연구진이 이번에 처음으로 궁수자리 A*(* 표시는 블랙홀로 추정된다는 의미)의 모습을 포착해 공개했다. 궁수자리 A*는 지구에서 2만 6000 광년 떨어진 곳에 있다. 이 하늘에 난 작은 바늘구멍과도 작은 천체를 식별해 내기 위해선 극도로 높은 해상도를 가진 관측 장비가 필요했다. 


과학 하는 사람은 포기하지 않는다. 어떻게 해서든 방법을 찾는다. 


세계 과학자 300여 명이 참여하고 있는 연구팀에 한국에서는 한국천문연구원(천문연)과 경북대, 서울대, 연세대 등 7개 기관과 9명의 과학자가 참여했다. EHT 국제 공동 연구진은 ALMA(Atacama Large Millimeter/submillimeter Array), APEX(Atacama Pathfinder EXperiment), IRAM, NOEMA(NORthern Extended Millimeter Array)등의 망원경을 비롯하여 전 세계에 위치해 있는 8개의 기존 전파망원경을 연결하며 하나의 망원경처럼 운용하는 ‘초장기선 전파간섭계(VLBI: Very Long Baseline Interferometry)’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서 지구 규모의 가상망원경을 구축했으며, 대략 미국 뉴욕에 있는 사람이 독일 뮌헨의 맥줏집에서 사람들이 마시는 맥주의 거품을 식별할 수 있을 정도의 초고해상도 전파망원경을 만들 수 있다. 이번에 공개된 이미지는 전 세계 80개 연구소에서 300명 이상의 EHT 과학자들이 추출한 이미지의 평균값을 나타낸다.


공부를 하는 데 있어 단어의 뜻을 알면, 공부가 쉬워진다. ‘블랙홀’은 ‘블랙’과 ‘홀’이 연결된 단어이다. 검은 구멍. 구멍은 무엇인가 빠지는 특성이 있다. 검은 것은 어둡다. 무엇인가 탈출하지 못하는 의미를 표현한다. 검은 구멍, 블랙홀의 특성을 잘 나타내는 이름이지 않은가.

매거진의 이전글 해야? 나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