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두운~~~~
태양아~
저 구름 정말 멋지다.
여름 방학 때 바닷가에서 자주 보았던 구름 같은데.
아직 여름방학이 되려면 한참 남았는데, 오늘 교실에서도 보이네..
그러게.
행복아~ 오늘 정말 덥다.
아빠는 학교 다닐 때, 선풍기밖에 없으셨다던데...
어떻게 무더위를 견디셨을까. 시원하게 비라도 내린다면..
어릴 적에는 도시에 살지 않아 주변에 높은 건물들도 없고, 들판과 하늘, 숲과 나무를 바라볼 일들이 제법 있었다. 요즘에도 교과서에 나오는지 모르겠는데, 황순원님의 “소나기”라는 소설을 떠올리지 않더라도. 한여름 푸른 하늘에 솟아오르듯 생기는 여름 구름인 적란운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무더운 느낌만 드는 게 아니라 갑자기 하늘이 새까맣게 변하고 한바탕 엄청나게 비를 퍼붓고는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푸르게 매미소리 드높던 들판을 따라 무지개를 잡아보겠다고 내달리던 어린 시절이 떠오르곤 한다.
인간은 시각에 많은 것을 의존하는 동물이다. 몸이 천냥이라면 눈이 구백 냥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이니 본다는 것은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인간은 무엇을 보는 것을 제일 우선시해왔을까? 그렇다. 하늘이다. 늘 하늘을 바라보고 변화를 먼저 읽어내려 애를 써왔다. 초등학생 때에는 과학이라고 모두 뭉퉁그려 배우지만, 중학교, 고등학교로 학년이 올라갈수록 지구과학, 생물, 화학, 물리 등으로 과학은 세분화된다.
과학의 다양하고 방대한 분야 중에서도 하늘을 바라보고 생각하고, 궁리하고, 실험하고 밝히는 분야인 천문학, 기상학은 그 중요성만큼이나 역사도 깊으며, 과학기술이 발달하면 할수록 그 무게감은 더해갈 것이다. 왜 그럴까? 노벨과학상에는 천문이나 기상분야는 있지도 않은데, 의문이 들 수도 있지만, 그것은 하늘이 그만큼 알아야 할 분야도 많고, 인간이 어찌해 보기에는 너무 크기 때문이다. 하늘아래 있는 우리이기 때문이다.
어렸을 적, 팔베개를 하고 누워 푸른 하늘에 떠가는 구름을 보고는 사자구름이니, 용이니 로켓 모양이니 성이니 하고 놀던 날들이 그립다. 구름은 비뿐만이 아니라 바라보고 있으면 정말 행복한 시간들을 만들어 준다.
우리나라는 물부족 국가이기는 하지만, 강수량도 다른 나라에 비해 제법 있는 편이고, 깊은 산들이 많아 상대적으로 맑은 물을 쉽게 접할 수 있어 실감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 요즘 뉴스에서는 기후변화 등으로 가뭄이 극심해져 있어 먹는 물의 양의 조절한다거나 너무나 많은 비가 하루아침에 내려 홍수로 큰 피해를 보고 있다는 소식들이 자주 들려오고 있다. 태양계 너머로 탐사선을 보내기도 하고, 달에도 화성에도 탐사선을 보내고, AI와 로봇이 굉장한 과학기술의 시대라고 하는데, 하늘의 구름은 조절하지 못하는 것일까?
구름을 구체적으로 조절해 보려는 인간의 도전인 인공강우는 구름 속에 요오드화은(AgI) 같은 화학 물질, 즉 ‘구름씨’를 살포해 물방울을 성장시켜 비가 내리게 하는 기술이다. 쉽게 말해 돌멩이를 눈 위에 굴려 눈사람을 만드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물방울이 점점 성장하면서 무거워지면 지상으로 떨어져 눈이나 비가 된다.
1891년 인공강우의 이론적 가능성이 처음 제시됐고, 1946년 미국에서 드라이아이스를 살포하는 인공강우 실험을 시작한 이후 현재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 50개국 이상에서 150여 개의 인공강우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실제 인공강우 기술을 활용하고 있는 곳도 미국과 중국, 이스라엘, 태국 등 35개국이나 된다. 미국과 중국, 러시아가 오랜 기술축적 등으로 기술 선진국이라 할 수 있으며 우리나라는 선진국대비 74%로 7년 정도의 기술격차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인공강우는 없는 비를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비가 내릴 가능성을 좀 더 올리는 방향인 데다가 주변의 조건을 인위적으로 끌어 모아 비를 내리게 하는 방향이라서 이 쪽에 비를 내리게 하면 다른 쪽에 비가 내릴 확률이 줄어드는 기본적인 한계를 가지고 있으며, 인공강우가 성공하기 위한 변수들도 구름상태, 바람, 온도 등 수많은 것들을 고려하고 극복해야 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첫 실험이래 80여년 가까이 지나왔지만, 비와 구름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신이 있어 그 분의 입장에서 본다면, 모기 한마리... 이제 걸음마 수준에 불과하다.
구름에 관심이 많다면, 기상청 국립기상과학원,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 등 대표적인 기창천문 연구기관에서 과학자로서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다. 관련 학과의 교수로 재직하며 연구활동을 계속할 수도 있다. 현대과학은 여러 과학자들이 모여 과학 활동을 하는 조직에 속해야 한다.
변화무쌍한 구름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꿈.
근두운 손오공은 이제 시작이다.
손오공!
그것은 과학자의 다른 이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