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취미의 결합이 꼭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은 아니야
1.
일과 취미가 같다면 좀 더 열심히 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착각했던 시절이 있다.
일과 취미가 같다면 일 하는 것이 좀 더 즐겁지 않을까라는 막연한 바람을 당시에는 가지고 있었나 보다. 지금 회사에 입사한 이유도 일과 취미를 결합시키고 싶었던 욕망이 커서 였을까? 아니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일하는 분야와 내가 좋아하는 것이 일치되기를 바랬었던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분야에서 일을 하는 것이 일을 잘하는데 있어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예를 들자면 내가 일하는 분야가 내가 이전부터 좋아했던 분야라면, 이미 충분한 선행지식이 머리에 들어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선행지식은 업무를 하는데 있어서 시너지 효과를 낸다면 냈지, 적어도 마이너스 효과를 내지는 않으니 긍정적인 부분이다. 나의 경우를 보아도 이 분야에 흥미를 가지고 싶어 회사에 들어오게 되었고, 적어도 일과 내가 좋아하는 분야가 그 당시에는 일치하다 보니 재미있게 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내가 하는 업무가 내 취미와 연관이 있다는 사실이 일을 잘 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가끔 일과 취미를 구분하지 못하면 일과 취미가 결합되지 않는 것이 차라리 나은 경우가 생긴다. 내가 이번달까지만 근무하게 될 회사의 문제가 바로 그것이다.
2.
일과 취미는 구별하도록 하자.
내가 이번달까지만 다니게 될 우리 회사를 살펴보자.
이전에 밝혔는지는 모르겠지만, 현재 내가 다니는 회사는 모터사이클 회사이다.(우리나라에서는 오토바이로 불리우지만, 오토바이라는 단어 역시 일제시대의 잔재 중 하나이다.) 이 회사의 직원들은 정말 모터사이클에 환장한 사람들 밖에 없다. 대부분의 직원들이 출퇴근을 바이크로 하는 것은 당연할 뿐더러, 써킷에서 치뤄지는 대회에 나가기도 한다. 문제는 몇몇 사람들이 바이크 타는 것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일을 할 때 가장 우선시되는 가치가 바이크를 타는 것이 되는 경우이다.
가령 영업팀의 예를 들어보자. 영업팀의 Top-Priority는 영업을 하는 것이다. 매출을 달성하는 것이 영업 사원으로서 최우선 과제가 되어야 할텐데, 몇몇 사람들은 영업보다는 자신들이 타는 바이크에 관심이 더 많다. 어떻게 하면 매출을 늘릴까 고민하기 보다는, 어떻게 하면 바이크를 좀 더 잘 탈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것이 그들이 하는 주된 고민인 것이다.(물론 실제로는 아닐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대부분의 직원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모름지기 영업팀이라면 자신의 영업 스킬을 올리기 위해서 노력을 하는 것이 당연지사이다. 영업쪽으로 어떤 전략을 쓸 것인지, 어떻게 하면 소비자들이 브랜드에 관심을 기울이도록 하는지를 연구하는 것이 좋은 영업 사원이 되는 지름길이다. 안타까게도 우리 회사의 영업직원들은 시간이 남을 때마다, 자신들의 지인들을 가게로 불러 잡담을 한다거나, 자신들의 바이크에 어떤 옵션을 달지를 고민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런 영업팀이 존재하는 회사가 발전하기를 바란다는 것은 매주 로또를 사며 로또에 당첨되기를 희망하는 것과 다름 없다. 내가 회사를 그만두는 이유 중 영업팀이 차지하는 비중도 꽤나 된다고 할 수 있겠다.
3.
그렇다면 일과 취미가 전혀 관련이 없는 회사를 다니면서, 업무적 스킬만 기르는 것이 최선일까?라고 물어본다면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자신의 일과 업무가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다면, 충분히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소비자 측면에서 회사를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에 관심이 전혀 없는 사람보다 훨씬 일을 잘할 가능성이 높다. 이 가능성을 회사가 좀 더 높은 곳으로 향하게 해야 하는 것이 바로 경영진이 해야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주객이 전도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일상에서도 자신의 취미를 회사의 제품과 결합시키면서도, 회사에서 업무를 할 때에는 직원들이 자신 업무의 스킬업에 집중하도록 만드는 것이 경영자가 갖추어야 할 덕목이 아닐까 싶다.
최근 NBA 플레이오프를 살펴보고 있노라면, 관리자의 능력이 성과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주는지 알 수있다. 보스턴과 같이 슈퍼스타가 없는 팀도 동기 유발 및 스킬업을 해줄 수 있는 코치를 가지게 된다면 충분히 우승을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되는 것이 바로 팀이다. (올 시즌은 보스턴이 클리브랜드를 꺽고 동부 우승을 하지 않을까 예상해본다. 비록 내가 르브론 제임스의 광팬이기는 하지만....) 그리고 각 팀이 하나로 뭉쳐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이 바로 Organization이다.
4.
Organization: arrange into a structured whole; order.
단순히 정리정돈을 잘 한다고 해서 일을 잘하는 것은 아니다. 정리를 잘 하는 것은 기본이며, 자신의 일에 Passion을 가지지 않는다면 절대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루지 못할 것이다.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루는 것을 굳이 성공이라는 단어로 포장하고 싶지는 않다. 성공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를테니.
Organization + Passion = Sucess?
하지만 적어도 회사의 목적이 결국 무언가를 성공하는 것이라고 정의 한다면, 이 두 가지 요소는 성공의 필요조건이 되는 것이다. 추후 내가 만들 회사는 일과 업무가 조화롭게 어우러질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 물론 팀에 좋은 탤런트들이 많으면 많을 수록 팀의 성공 가능성은 높아질 것이다. 하지만 꼭 좋은 탤런트들의 합이 성공을 보장하는 것도 아니다. 결국은 그것을 어떻게 이끌어내느냐가 중요할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