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 없는 회사는 망한다
1.
필자가 처음 회사에 입사한 날의 일이다.
나와 같이 버거킹에서 햄버거를 즐겨 먹었던 여자 선배가 나에게 한 말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우리 회사는 10년 전 쯤 회사 시스템에 막대한 돈을 투자해서, 굉장히 좋은 회사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요. 굳이 경쟁사라고 하기도 민망하지만, 업계 2위 회사 같은데와 비교하면 정말 하늘과 땅 차이에요. 우리 회사 시스템 정말 좋으니, 일 하는데 어려움은 없을 거에요."
정말 그녀의 말대로 필자가 처음 입사하였던 회사 시스템은 정말 편했다. 주먹구구식이라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고, 그냥 주어진 시스템 내에서 클릭만 하면 모든 일이 해결되었다.
(사실 이 좋은 시스템 덕분에 필자는 이 회사 다녀봤자 배울게 별로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나의 퇴사에 어느정도 기여를 한 아이러니 중 하나이기도 하다.)
위의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한 회사의 시스템 구축은 경쟁 업체와의 격차를 크게 벌릴 수 있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물론 최근 대부분의 기업들은 회사 내 시스템 개선을 위한 자체 팀을 모두 가지고 있고, 시스템 구축에 많은 돈을 쓰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예전에는 꼭 그렇지만도 않았던 모양이다.
2.
시스템 개선은 회사 내의 업무를 효율적으로 할 뿐만 아니라, 고객의 서비스 만족도를 높이는 데에도 큰 역할을 한다.
물론 회사마다 사용하는 프로그램들은 각각 다르다. 외부 프로그램을 통째로 이식해서 사용하는 경우도 있고, 회사 내부적으로 제작하여 사용하는 경우도 있는데, 둘 모두 일장일단이 있으므로 회사의 상황에 따라 2개의 경우 중 한개를 취사 선택하면 될 것이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엔드 유저의 서비스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다.
직관적인 앱 하나로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시대.
그렇다 우리는 바로 수많은 테크 컴퍼니들이 서로의 최신 기술을 뽐내며 소비자들을 유혹하는 유혹의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다.
물론 아무리 좋은 앱이라 하더라도, 워낙 빠르게 발전하는 테크 인더스트리에서 언제 그 기술이 뒤쳐질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앱의 지속성은 비단 앱의 기능에만 달린 것이 아니라, 회사가 발현할 수 있는 다른 가치들과도 맞물려 그 지속성의 여부가 결정된다.
스타트업 꿈나무로서는 이 두 가지를 조화롭게 밸런스 맞출 있는 경영 능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3.
필자의 현재 회사에 대해서 알아보자.
필자의 현재 회사는 내부적 시스템도 외부적 시스템도 허접하기 짝이 없다. 내부적 시스템은 외주 ERP를 사용하고 있는데, 기본적인 원가, 마진율, 재고 관리 등이 가능하기는 하지만 팀간의 연속성이나 공유성을 생각하면 그 기능이 크게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외부 시스템 역시 홈페이지 하나 뿐이다. 물론 업계 특성상 정말 획기적인 프론트 엔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 구축은 힘들 것이다.
하지만 폭스바겐이 카카오 플랫폼을 사용하여 자동차를 판매한다고 밝힌 사실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런 플랫폼을 기획만 한다면, 그 플랫폼이 게임체인저 역할을 하여 경쟁업체와의 승부에서 한 발 더 나아가게 하는 기폭제 역할을 할 것이다.
하지만 그런 기획이 적어도 필자의 회사에서 이루어질 가능성은 제로다.
왜냐하면 그렇지 않으면 나의 "회사는 왜 망하는가" 라는 매거진에 필자가 이 글을 쓸 이유가 없으며, 결정적으로 돈이 없어서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