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마존, 페이스북 그리고 구글 등 실리콘벨리를 이끌어가는 수많은 기업의 창업주들과 연을 맺는 기분은 어떤 기분일까? 만약 그 기분을 간접적으로 느껴보고 싶다면 읽어봐야 할 책이 있다.
바로 『테크 천재들의 연대기』라는 책으로, 카라 스위셔라는 테크 전문 기자가 약 30년 동안 취재해 온 실리콘벨리 기업가들의 은밀하면서도 사적인 이야기들을 꾹꾹 눌러 담은 책이다.
이 책을 관통하는 하나의 단어를 꼽자면 애어른이다. 책을 읽은 후 카라 스위셔라는 인물이 궁금해 그가 운영하는 팟캐스트와 여러 인터뷰들을 봤는데, 그녀가 책을 소개하며 빠짐없이 언급하는 단어 중 하나가 바로 "Adult Toddler"라는 단어이다.
테슬라의 일론머스크를 "Professional Adult Toddler" 로 지칭하며 그를 정신적으로 미성숙하고, 돈만 많은 중2병 환자 정도로 표현하는가 하면,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는 "Toddler Oligarchs" , 즉 돈 많은 애새끼 정도로 표현하며, 돈과 권력으로 인해 어떠한 제약도 없는 방종 상태에 놓이게 된 그들의 사생활을 여과없이 폭로해 버린다.
그렇다면 누가봐도 성공한 CEO 들인 마크 저커버그, 일론 머스크 그리고 제프 베조스 등을 작가가 애어른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단순히 그들의 성격적 결함 때문일까? 그런 측면도 없지는 않으나, 작가가 주목하는 점은 바로 그들의 서비스가 끼치는 사회적 영향이다.
그녀가 여러 CEO들 중 가장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CEO는 바로 마크 저커버그이다.
그녀가 마크 저커버그를 가장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이유는 그가 페이스북 기술이 불러오게 될 사이드이펙트 는 절대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 때문이다. 한마디로 무책임의 끝판왕이라는 것이다.
오로지 모든 것을 파괴한다는 사명 하에 성장해온 페이스북 서비스는 사회를 양극화 시키고, 개인정보유출 등과 같은 심각한 사회 문제 등을 야기했지만, 책임을 진적은 한번도 없다. 왜냐하면 그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페이스북을 통해 자본주의 세계의 왕조를 건설하는 것이기 때문에.
페이스북이 표면적으로 내세우는 "Connect the world"라는 비전은, 자본주의 제국을 건설하고 싶다는 마크저커버그의 사회적 가면일 뿐이다.
이런 마크 저커버그와 다르게 그녀가 어른스럽다고 생각하는 이는 의외로 스티브 잡스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스티브 잡스는 인성 파탄자에, 자신의 직원들에게 폭언하고, 마음에 안 든다고 해고하는 애어른의 정점에 서있는 인물이다.
하지만 작가는 스티브 잡스가 애플의 서비스로 인해서 발생할게 될 개인 정보 문제 등을 처리하기 위해, 심각하게 고민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았다.
그리고 그가 만들어 낼 새로운 기술이 사회에 부정적 영향을 초래할 경우 발생할 문제를 해결하려는 모습을 지켜보며, 테크 기업의 수장으로서 사회적 책무를 동시에 짊어지는 진정한 어른의 모습을 발견했다고 한다.
작가가 테크 기업 수장들을 비난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이처럼 그들의 무책임으로 벌어지는 다양한 사회 문제들이다. 특히 사회가 양극화된 시발점이 소셜미디어의 출현 이후라고 그녀는 설명 하는데, 사회적 양극화라는 문제에 대해 페이스북이 모두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 모습을 보며 매우 실망했다고 밝힌다.
이렇듯 돈과 권력을 지닌 이들의 실제 모습과 실리콘밸리 창업자들의 얼리 스테이지가 어땠는지 궁금하다면 이 책을 꼭 한번 읽어보길 바란다.
이 책만 읽어본다면 실리콘밸리의 성공한 창업자들은 몸만 큰 애와 다를바 없는 정신 수준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그려지는데, 작가가 직접 이들과 주고받은 이메일과 문자 내용들이 이 묘사의 바탕이 되기 때문에 훨씬 더 공감 되고 설득력 있어 보였다.
사실 이건 실리콘밸리에서만 볼 수 있는 현상은 아니다. 심지어 우리나라의 수많은 중소기업, 대기업 사장들조차 애어른인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살펴볼 수 있다.
중소기업 사장, 어느 기관의 장, 대기업 계열사 사장 등등 사회 생활을 하며 많은 사람들을 봐왔지만, 실제로 어른이라고 부르기에는 민망한 사람들이 너무나 많았던 것 같다.
물론 모든 성공한 사람들이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성공한 사람들을 실제로 만나보면 생각보다 애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는데, 이 책을 읽어보니 비단 우리나라만 그런 것은 아니었던 듯 싶다.
어른이라는 것은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이다.
그게 본인의 서비스에 대한 책임이든, 아니면 회사에서 그들의 팀원에 대한 책임이 되었든간에 무언가에 책임을 지는 사람을 우리는 어른이라고 부를 수 있을텐데, 어른다운 어른은 만나보기 힘든 것이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의 현실이다.
아쉽지만 애어른 같은 사람들의 특징은 스스로 사고할 능력이 없다는 것이다.
나는 글을 쓴다는 것은 스스로 사고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유일한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도서관에 와보면 글을 읽고, 쓰는 사람보다는 모두 문제집만 풀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문제집만 푼 사람들이 과연 스스로 사고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을까?
애어른만 탄생시키는 이런 사회 속에서, 조금이라도 어른스러운 이들이 많이 나오기를 바라며, 어른이 많아지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나부터 어른이 되기 위해 오늘도 글을 써본다.
참고로 최근에 연재했던 AI 틱톡커의 하극상은 당분간 휴재할 생각이다.
AI 기술에 대해서 잘 모르는 내가, AI 관련 글을 쓴다는 것이 너무 부끄럽게 느껴졌다.
그래서 최근 실제로 AI 관련 공부를 하면서, 원천 기술에 대해 공부 하고 있다. 아마 어느 정도 혼자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높이지게 될 경우, 다시 한번 AI 관련 글을 쓸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 전까지는 새로운 주제에 대한 글을 쓸 예정이고, 주제를 탐색하기 위한 준비단계로 독서에 조금 더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