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치수는 고민구의 발을 밟아 다리를 다치게 되고, 이 부상의 여파는 이후 능남전으로도 이어지게 된다.
채치수가 누구인가. 바로 북산의 대들보이자, 3년 동안 꼴찌팀에서도 자신의 역할을 묵묵히 수행해오던 자기 관리의 끝판왕이라고 할 수 있는 인물이 아닌가.(물론 산왕전에서 그의 멘탈이 유리 멘탈이라는 것이 증명되기는 하였지만 말이다...)
어찌되었든, 사람이란 동물은 언제나 멘탈이 한번씩은 나가기 마련이다.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스스로를 괴롭힌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머릿속에서 떨쳐내기 힘든건 누군가 나에 대한 뒷담화를 하는 것을 직접 목격할 때일 것이다. 물론 직접 목격할 때도 있고, 우연히 알게 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어떤 쪽이 더 충격이 클지는 모르겠다.
다만 나의 경험을 한가지 말해보고자 한다.
경영기획 팀장을 맡고 있었던 나는 우연히 새롭게 뽑은 인턴과 함께 신규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었다. 이 프로젝트는 3개 회사가 같이 모여 진행하는 신규 플랫폼 프로젝트로, 나의 팀은 컨설팅 및 가설 시나리오 등을 분석하는 부분에 초점을 맞추었다.
지금까지 내가 해왔던 업무가 업무 자동화, 데이터 분석 그리고 회계 업무 등이었기 때문에, 이 분야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었지만, 디자인이나 사용자 경험 등과 같은 UI/UX 부분은 내가 잘 몰랐기 때문에, 미대로 유명한 대학교의 디자인학과 친구를 인턴으로 뽑아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시작했다.
수십만건의 데이터 분석 등을 통해 정량적인 부분을 파악한 후 가설을 세우는 등 내가 잘 할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하여 프로젝트를 진행하였고, 그 친구에게는 디자인만 맡겨서 진행을 하는 도중 회사 내 개인 프로젝트 역시 함께 진행하게 되었다.
리서치를 하던 도중 그 친구의 SNS 아이디를 알게 되었고, 구경이나 하자는 생각으로 그 친구의 SNS를 들어간 순간 나는 할말을 잃었다. 그 곳에는 회사 욕부터 시작해서 갖가지 욕들이 난무하고 있었다. 특히 나에 대한 비방도 있었는데, 외모적인 부분에 대한 욕부터 시작해서 별의별 욕이 담겨있었다.
나름대로 꽤나 잘해줬다고 생각했는데, 그렇게나 욕을 하는게 믿기지가 않았다. 그래서 다른 팀 팀장들에게 이 사실을 공유하고 어떻게 해야될지를 논의해보았다. 딱히 결론이 나지 않아, 다른 팀으로 보내게 되었는데 그 이후 더 가관이었다. 그의 SNS에는 정말 별의별 욕을 다하며, 이 회사는 미래가 없다는 둥의 이야기를 끝없이 쏟아내고 있었다.
앞에서는 정말로 착하고, 반듯한 모습의 사람이 SNS에서 개망나니가 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어이가 없었다. 아마 한 아이돌 그룹의 엄청난 팬인듯 했는데, 남자에 대한 외모 비하 발언은 물론이고 부모 욕까지 하는 것을 봐서는 제정신이 아닌 아이 같았다.
어쨋든 나에 대한 몇가지 욕은 내 머릿속에서 그 이후로 떠나지 않게 되었다. 나의 옷에 대한 이야기라던가 사소한 것을 트집잡아 무능력하게 만드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어이가 없었다. 그 친구는 아마 아직도 취업을 하지 못한 것 같은데, 그런 아이가 취업이 된다면 참 슬플테지.
오늘 오랜만에 그 친구에게 연락을 했다. 여러 회사가 얽힌 프로젝트다 보니, 프로젝트 마무리를 함께 하지 못하였는데, 프로젝트 팀장과 친해졌기 때문에 계속해서 연락을 주고 받아 소식을 듣고는 했었다. 마침 오늘 앱이 출시 되었다길래, 그 친구에게도 오랜만에 연락을 해 우리가 같이 진행했던 프로젝트가 완성되었다는 소식을 전했다. 그리고 아이디를 알려주면, 프로젝트 팀장에게 말해 쿠폰을 주겠다는 이야기도 전했다.
또 한편으로는 그 친구가 어떤 평을 남길지 궁금해 그 친구의 SNS를 들어가보니, 다음과 같은 트윗을 남겼다.
"친하지 않은 사람에게 연락이 오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나"
참 이런 어이가 없는 문구에, 아 역시나 이런 친구에게 호의를 베푸는 짓은 바보같은 짓이었구나라는 생각이 온종일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그리고 이 글을 쓰며 머릿속에서 정리하려고 한다.
글을 쓴다는 것은 무언가에 '몰입'을 한다는 의미이다.
칙센트미하이의 'Flow'라는 책을 봐도 알 수 있듯이 우리는 몰입을 통해 머릿속을 깨끗이 비워나간다. 채치수 역시 전국제패라는 단어를 통해 머리에 일깨우고, 다시 경기에 몰입할 수 있게 되었다. 나는 '글쓰기'라는 몰입 행위를 통해 머릿속을 정리하며 다른 이의 뒷담화를 머릿속에서 지워나갈 생각이다.
이 글을 보는 모든 이들이 '몰입'을 통해 자신의 머릿속을 정리하고, 앞으로 한발자국 전진하기를 고대한다.
아마 그 인턴 친구는 뒷담화만 하느라 인생을 낭비할 것이다. 그리고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채 아이돌 사진이나 SNS에 올리는 인생을 쭈욱 살아갈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