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ar 베트남
내가 어느 나라보다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느꼈던 국가는 베트남이다. 그 이유는 먼저 한국 및 일본에서 온 우리를 굉장히 환대해주었던 베트남 친구들이 있었던 것이 컸다. 그리고 또 다른 이유는, 베트남 시민들의 기본적인 정서와 성향이 우리나라 사람들과 굉장히 비슷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외국어에는 “정”이라는 단어가 없다고 한다. 그만큼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정서라는 것. 하지만 왠지 베트남어로는 “정”과 비슷한 뜻의 단어가 있을 것만 같았다. 내가 베트남 친구들과 함께하며 느낀 감정이 “정” 아닌 다른 단어로 표현하긴 힘들 것 같았으니까.
시드니에서 만난 일본인 교환학생 친구들과 이번 여행을 함께 하며 가장 좋았던 점은, 친구들이 미리 알고 있던 현지 친구들과 함께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친구의 친구인) 호치민에 거주하는 현지 친구들은 우리를 맞이해주었고, 우리를 (베트남에서 흔한) 오토바이 뒤에 태우고선, 현지 사람들만 알 수 있는 식당에 데려갔다. 하루의 일과를 대부분 함께 보냈던 우리는 낮에는 카페에서 나오는 k-pop 노래를 함께 흥얼거렸으며 밤에는 광장 거리를 같이 산책했다. 그렇게 어느새 우리는 “정”이 들어 버렸다. 그들은 우리가 떠나는 날까지 우리를 소중한 친구처럼 걱정해주고 위해주었다.
호치민에서 박물관을 다니며 나는 베트남과 우리나라의 몇 가지 공통점을 찾을 수 있었다. 바로 독립을 위해 부단히 노력했던 역사가 있었다는 것. 암흑이 내려앉은 상황이었지만 굴하지 않고, 나라를 독립시키기 위해 목숨을 바치신 조상님들이 계셨다는 것. 6⦁25 전쟁과 베트남 전쟁과 같은 가슴 아픈 과거가 있다는 것. 그리고 현재도, 더 나은 “우리”를 위해, 더 나은 “나의 나라”를 위해 꾸준히 노력하는 국민이 있다는 것. 그들의 과거를 생각하면, 마치 우리의 역사를 보는 것 같아 가슴 한편이 찡해온다. 이 작은 국민의 미래를 언제나 마음속으로 응원하고 또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