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일 때 느낄 수 있는 여유와 행복
몇 번의 여행을 하며, 때로는 누군가와 함께 떠나고 때로는 혼자 떠나기도 했다. 여행을 누군가와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이며, 그 순간의 즐거운 감정을 함께 공유한다면 그 즐거움이 배가 된다. 하지만, 때로 나와 잘 맞지 않는 사람과 함께 여행할 바에는 혼자 여행하는 것이 더 나을 때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잘 맞지 않는 사람과 여행했을 때 그 여행 자체가 끊임없는 갈등으로 채워질 수 있다. 혹은 상대방의 감정을 신경 쓰느라 내 감정을 온전히 느낄 순간을 놓칠 수도 있다. 특히 상대방이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을 경우일 때는 더욱 그렇다. 가까운 사람이라 어떻게든 내가 이해할 것이 아니라면, 애매한 사이의 여행은 오히려 여행과 관계를 모두 망치기도 한다.
몇 번의 여행에서 나는 오히려 혼자 있을 때 그 도시 혹은 자연을 더 깊숙이 느끼는 것을 경험했다. 그리고 여행지에서 해보고 싶었던 것을 눈치 보지 않고 마음껏 할 수도 있다는 것도 혼자 하는 여행의 큰 장점이다. 여행이란 것은 결국 내 마음속에 때때로 꺼내볼 수 있는 소중한 기억을 만드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때론 혼자 여행하는 것이 이런 소소하지만, 행복한 기억들을 더 많이 만들 수 있게 해준다.
시드니의 아침 햇살을 받으며 달링하버를 눈앞에 두고 브런치를 먹으며 찍은 사진이다. 만 원도 채 하지 않는 브런치가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브런치처럼 느껴졌다. 머리 위로 내리쬐는 햇살, 눈 앞에 펼쳐진 달링하버, 서양식 브런치, 모두 온전한 내 것이었다. 마음속에서 행복이라는 감정이 차분하고 묵직하게 번져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