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대처럼
오래전
저 등대처럼 바다를 바라보던 소년이 있었다
소년은 남자였고 사람이었다
아무렇게나 막 대해도 되는 그런 존재가 아니었다
그도 사람이기에 감정을 지니고 있었다
소년이 바라본 바다는 제 멋대로였다
철썩 일 때 철썩이고
잔잔할 때 잔잔하고
깊어질 때 깊어졌다
바다는 궁색하지 않았다
자신이 품고 있는 거친 자존감을 소년에게 가르쳐주었다
소년은 세상으로 나갔다
철썩 일 수는 있어도 선을 넘지 않았다
잔잔해 보였지만 가슴속에선 파도가 쳤다
깊게 품었지만 자유롭게 놔주는 법도 알았다
이제 돌아와 다시 바다 앞에선 소년은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