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예찬
초복도 지난 7월도 중준인 20일 월요일 아침, 출장으로 각개전투를 벌이던 우리 팀원들이 오랜만에 다 모였다. 아침 날씨는 비. 이스라고 이슬비인지 가라고 가랑비인지, 보슬보슬 내려 보슬비 인지 구분하기 애매모호하긴 한 비다.
얼마 전 코로나 19 대응 업무가 폭증함에 따라 그 업무를 담당할 추가 인력이 필요해 딸에게 간곡히 부탁해 친구 1명을 단기계약직(알바)으로 채용해 도움을 받고 있다. 도움을 받는다는 말이 정확한 표현이 맞긴 하겠다. 시험기간은 출근을 하지 않는 조건으로 3개월 계약을 했다. 방학중 근무라 계약이 종료되면 자연히 개강하게 됨으로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아침에 비닐 봉다리 들고 알바가 나를 부른다. "팀장님" "와?" "첫 월급 탔어 사 왔어요.". 어랍 이거 뭐람. 봉다리 안에는 작은 인삼 한 상자가 들어 있었다. 고맙다. 뭘 이런 걸다?
바로 청탁 금지법(김영란법) 교육에 들어갔다. "니 김영란법 위반인 것 아나?" "3만원 이하면 괜찮지 않아요?" "됫거덩, 직무 관련자나 부하직원은 상사에게 단돈 천원도 안 되는 거야" 설명에 수긍하는 눈치다. 계면쩍어하는 얼굴에 괜히 미안하다. 나름 고마움의 성의표시였을 텐데. 무안하지 않게 "사무실에 둘 테니 우리 같이 농 갈라 묵자"라고 애써 마무리를 어색하지 않게 했다. 자라나는 새싹의 기죽이면 안 된다.
바로 상자에서 막대 봉지 한 개를 꺼내 절취선대로 개봉을 하고 엄지와 검지 손가락으로 밀어 짜니까 꺼먼 색의 물렁한 인삼청이 나오지 않았다. 청은 빨아먹어야 쌉쌀한 맛이 제맛인데 말이다. 쓰윽 안쪽으로 눈을 돌려 막대 봉지 안쪽을 확인했다. 헉, 가루다. 청이 아니고. 가루일 줄이야. 언제 적부터 "막대 봉지=청"이란 등식이 머릿속에 각인이 된 모양이다. 가루를 확인하자마자 아무 생각없이 입안으로 탈탈 털어 넣었다. 생각보다 많은 양에 놀랐고, 미숫가루 먹었을 때의 그 느낌, 목 막힘과 함께 쓴맛이 찰나에 입안 골고루 퍼짐에 깜작 놀랐다.
"팀장님, 그거 물에 타 먹는 건데요"
"-------------" "--------------",
전광석화, 빛의 속도로 입안에 생수를 들어부었다. 말을 못 잇는 나를 보고 팀원들 웃고 난리다. 어색한 분위기 바로 살렸다. 쓸만한 팀장이 된 듯하다.
알바가 올 때마다 느끼는 감정은 늘 가슴 아픈 청춘이다. 졸업하면 길은 이미 정해져 있다. 공무원 시험 준비의 취준생이 되는 길이다. 양질의 직장을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보다 어려운 세상이고 보면 자식 가진 부모로서의 연민이라 해야 하나. 가끔 면접관으로 청춘을 만날 때면 긴장함에, 비장함에, 안쓰러움에, 딸 생각에 가끔 눈물 고이 곤 하는 게 같은 감정의 연장선이 아닐까 싶다.
하루가 멀다 하고 온라인에 게시되는 "꼰대 상사" 이야기와 "퇴사" 이야기가 젊은이들에게 화제가 되는 만큼 그들에게 도움이 되어야 할 텐데 부작용일까 봐 사뭇 걱정이 된다.
"청춘!! 이는 듣기만 하여도 가슴 설레는 말이다." 가슴 설레어하는 모든 청춘들을 응원한다.
"알바, 니 마음은 받는다.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