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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다 김춘식 Aug 05. 2020

여행이 그리운 아침

아침 차안에서

여름휴가 철이네요. 휴가 계획을 세워야 할 시기가 코로나에, 장마에 시큰둥하기만 하네요. 해외로 나간다는 생각 자체가 어리석음이겠지만 국내 여행도 조심해 다녀할 상황이다 보니 대부분 몸도 마음도 처진 게 아닌가 싶습니다.


오늘은 출근길 역마살이 심하게 발동하는 것 같아 잠시나마 달래고자 여행이 그리울 때면 듣는 음악을 틀었습니다. 교향곡 "이탈리아"입니다. 가만히 귀를 기울여 듣고 있으면 유럽의 나라들이 떠 오릅니다. 코로나에 때문에, 비용 때문에, 시간 때문에 가고 싶어도 갈 수없기에 갈망하는 감정인가 싶습니다.  갈 수 있지만 못 가는 것과 갈 수 없어서 못 가는 차이가 아닐까요.


유럽을 다녀온 지 벌써 1년이 되어 가네요. 그동안 출장으로 만 다녔던 해외를 업무 없이 단지 보고, 먹고, 마시는 데 전념할 수 있다는 것은 참 신나는 일이었습니다.


프라하에서의 지갑 분실로 망신스러웠던 일, 장거리 이동으로 인한 피로, 새로운 사람들과의 인연, 여행의 끝자락에서의 아쉬움 등 많은 이야깃거리를 만들어 냈음에 처음 가는 여행치 고는 나쁘지 않았다는 기억입니다. 국내가 사찰 투어라치면 유럽은 성당 투어라 가는 곳마다 비슷, 유사해서 책을 찾지 않으면 지금도 거기가 거긴지 헷갈릴 때가 많습니다. 파리인지? 바르셀로나인지? 프라하인지?  


공적 출장도 가지 못하는 하늘길의 중단, 하늘길이 있다 한들 강제 격리 2주의 자유 제한도 부담이겠지요. 어쩌면 지금 여행 운운하는 것이 헌신하는 의료진 보면 몹쓸 생각 일 수도 있지만 그리운 것은 그리운 게 아닌가 싶습니다.


다시 돌아올 일상의 복귀는 아직 멀고 요원하기만 하여 집시의 마음을 살포시 접어 봅니다. 코로나 19만 아니었다면 지금쯤 우리는 어디에 있었을까요? 상상은 자유, 스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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