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바다 김춘식 Sep 20. 2019

영종도 여행이 주는 풍경

인천에서 그것도 연수구에서 산다는 것은 공항이 가까워 해외 다니기 수월하고, 인천대교가 있으니 차 밀림 없이 쉬이 영종도나 주변 섬을 다닐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는 것이다. 다만 처음 온 사람들에게는 놀랍게 비싼 인천대교 톨비만 마음 비우고 감당할 수 있다면 말이다.

영종도 삼목 선착장에서 배를 타면 신도와 장봉도를 갈 수 있는데 신도는 삼목에서 가까워 배 타는 기분만 내다 금방 내려야 하고 장봉도까지의 항해는 제법 삼사십 분 시간이 소요되다 보니 그 시간 동안 무료함을 달래고 싶을 땐 배에 설치된 무인 새우깡 판매대나 자판기에서 새우깡을 구입하여 갑판에 나가 새우깡을 힘껏 선외로 던져 먹을 것을 갈매기와 공유하면서 교감을 나누면 된다. 신기하게도 갈매기들은 일정한 규칙대로 시계 방향으로 만 회전을 하며 던져 주는 새우깡을 주로 공중에서 낚아채는데 어떻게 그렇게 자기들만의 규칙을 만들고 거의 공평하게 새우깡을 받아먹는지는 연구해보면 좋지 않을까 싶다. 새우깡이 사람이 아닌 갈매기를 위한 위대한 발명품이라 해외 수출도 고려해봄도 바람직하지 않을까 하는 상상도 가끔 해본다.


장봉도, 신도에 가는 배의 이름은 세종 1호, 7호 식으로 세종에 번호를 매겨 구분을 하는데 탈 때마다 같은 배를 타는지 아닌지 모르지만 그때마다 선미 주 갑판에 나무 의자가 배 너비 방향으로 놓여있고 그 의자에 앉으면 편안하게 스크루가 돌아가면서 발생시키는 와류와 파도를 볼 수 있고 또한 새우깡이 바람에 날리면 갈매기가 기류를 타는 모양까지 운치 있게 한 번의 시야로 볼 수 있는 명당자리이다. 의자에  앉은 분들은 공교롭게 매번 남성이 아니라 여성분들이었는데 남자들이 자리를 양보한 것인지 아니면 여성분들의 행동이 재빠른지 알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의자에 옹기종기 여성분들이 앉아있는 분들을 보면 보통 친구나 친분이 두터운 분으로 여겨지며, 멀리 가기 어려운 그녀들만의 여행에 가까운 섬을 택 할 수도 있겠다는 추측이다.



여행을 다니다 두 명이던 서, 너 명이건 무리들을 보면, 젊은 층이던지 중장년층이건 보통 남자들끼리보다는 여자 친구들끼리의 조합을 심심찮게 볼 수 있는데 그 구성원들을 볼 때마다 여자들의 우정, 수다, 여유라는 것이 중첩되면서 뭔가 모를 부럽다는 감정이 드는데 남자들이 선 듯 이해를 하지 못하는 여자들의 끈끈한 정이 랄까 이런 게 존재하지 않을까 싶다.

어쨌든 길을 가다, 여행을 가다 보게 되는 여자들만의 여행 모습은 가끔 나의 사진의 주제가 되어 주니 고맙기도 하고 나이가 조금 더 들면 마음 맞는 남자 친구들을 동반하여 남자들만의 조용한 여행을 준비하고 꼭 장봉도 가는 배위 의자를 우리가 차지하여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작가의 이전글 스마트 워치와 슬픈 중년의 시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