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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다 김춘식 Sep 21. 2019

노래를 좋아하는 이유

라디오를 듣다, 영화를 보다, 광고를 보다 우연히 아주 우연히 느낌이 오는 음악 노래는 보통 음이 좋아서, 가사가 좋아서이기도 하지만 나 같은 경우에는 대부분 영화나 드라마의 OST 삽입곡으로 가사와 음이 화면 장면 장면과 겹치면서 감정에 이입되는 곡들이다.
예를 들면 얼마 전 몰아본 나의 아저씨 OST들인데 직장인들의 심리와 애환, 상처 그리고 그 상처를 극복하는 과정이 노래에 담겨 기억에 남는 노래와 두 남녀 주인공의 사랑인 듯 아닌듯한 감성을 표현한 곡들이다.  "Dear Moon, 보통의 하루, 어른"

사람마다 다름이 있고 틀림이 있으니 음악의 성향도 개개인의 성격, 감성에 따라 가지각색 인걸 보면 보통 좋아하는 음악, 노래를 감상하는 방법도 일치하지는 않을 것 같다. 보통 나는 한곡이 마음에 들면 집에서 차 안에서 시도 때도 없이 반복해서 듣는 성격인데 그러다 보면 횟수가 증가하게 되고 그 횟수가 축적될 때마다 예상치 못한 작은 문제가  필연적으로 발생한다. 어떤 종류의 노래이건 40회 전후를 반복하다 보면 아무리 좋았던 노래도 서서히 실증 이나기 시작하고 50회가 넘어가면 질리고 그다음은 자연스럽게 배척이 되면서 새로운 노래를 찾게 되는 것이다. 아무리 감성이 꽂혔더라도 거의 예외는 없었다.




세상이란 일이 그렇하더라. 취미를 직업으로 가진 사람은 영원히 행복하지는 아닐 테고, 그렇게 치고 싶은 골프도 매주 4 라운드를 돌며 시합을 하는 직업 선수들이, 백돌이지만 가끔씩 밤잠을 설쳐 가며 기다리는 우리 만큼 행복하지는 아닐듯하다. 반복이 된다는 것은 익숙함이라는 뚜렷한 장점을 가졌지만 단조로움과 익숙함에서 오는 지루함에 설렘은 기대하기 아주 어려울 것이다.



직장 생활을 90년 3월에 시작했으니 내년이 지나면 30년, 바라지 않은 세월들이지만 나의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이 오늘도 내일도 빠르게 지나고 있으니 금방 2020년이 올 것이다. 무수한 일들의 반복 중에 하나로 십 년째 매일 아침이면 동일한 거리를 운전대 부여잡고 유사한 위치에서 차선을 변경하였으며, 신호를 기다리고 가속 페달을 밟았다. 바람도 불었고, 비도 눈도 왔고, 춥고 더웠고, 버스 정류장엔 철마다 두께가 다른 옷을 입고 영혼 없이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을 보았다.




다 탔다, Burnout, 벌써 좋았던 인생의 노래를 40번을 들었고 이제 50번째 재생 버턴 누르기에 다다랐다. 지루함 이랬나? 이럴 땐 잠시 쉬었다 다시 노래 듣는 방법도 있다는데 그 방법은 사회가 허락하지 않으니 중단 없는 전진과 재마저도 태워 남기지 말아야 한다는 절박감이 고단한 삶을 팍팍하게만 한다.

휴대폰 놓고, 전화 놓고, 컴퓨터 놓고 모든 문명과 차단된 곳에서 고립되어 6개월만 살고 올 수 없을까? 충전이 필요 한데 말이지. 하지만 꿈은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정답, 진리. 거슬릴 수 없는 대세임으로 내일 아침에도 늘 하던 대로 그 길에 운전대를 잡고 뒤돌아 보지 말고 달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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