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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다 김춘식 Oct 08. 2019

생명이 있는 모든 것에  존중이 필요하다

아라온호 덕에 밤바다가 아름답다는 여수를 1년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다녀갈 기회가 있으니 내게는 매년 매우 즐거운 일이거니와 기분 좋은 일이다.
남도 특유의 한가로운 정서와 여유로운 거리뿐만 아니라 끼니때마다 밥 먹어려 들어가는 무작위 아무 식당마다 맛집이니 입과 마음의 즐거움이 내내 가득한 곳이다.

일이 있는 날 아침은 딱히 끼니 때울 때가 없어 아라온 수리지 여수 해양 조선소에서 좁은 이차로 도로를 지나 더 사람 없는 곳 깊숙이 해변 끝자락에 있는 풍성 가든 이란 상호의 식당에서 밥을 먹게 되는 데 식당 주인아주머니가 살가워 매년 다니다 보니 얼굴이 익어 인사 정도는 하고 지내는 정겨운 식당이다.




작년에 올 때 그리 이쁘지 않았지만 다리가 짧고 털이 보통 일반 견과 유사한 엷은 갈색의 강아지가 있었는데 토종견은 아닌 것 같았고 쓰다듬어 보면 털이 매우 억 새어 뻐덩뻐덩한 것이 고급 강아지는 아닌 듯했다.
점심시간에 주차를 하고 차에서 내리면 얼른 맨 먼저 다가와 꼬리를 살랑 흔들면서 반갑게 맞아 주는 얼굴과 마음이 선한 강아지로 기억이 되었다.

1년에 만의 아침식사를 위해 풍성 가든 주차장에 도착해도 그 녀석이 안 보인다. 왠지 맘에 섭섭한 기운과 불길한 예감이 들어 얼른 식당 종업원에게 혹시나 혹시나 혹시나 복날 먹었는지 물어보았다. 이런 시골엔 당연히 있을 수 있다는 생각할 만한 불길한 추측이었었지만 그리 추측대로 가 아니 길 순간 간절히 원했다. 내 불길한 예감이 틀리길 바랬지만 아주머니의 답은 교통사고로 죽어 대신 진돗개 한 마리 묶어 놓았다 했다.

그다음 날 아침, 주인아주머니와 마주쳐지길래 재빠르게 인사부 터하고 그 강아지에 대해 물었다. 어떻게 그 강아지를 기억하고 있냐면서 잠깐 놀래더니 아주머니는 강아지의 죽음을 알려 주었다. 그 넘은 무지 사람을 좋아했고 차를 좋아해서 차가 도착하면 쫄랑쫄랑 차를 마중했는데 그날도 차를, 사람을 마중하다 그렇게 좋아하던 차에 치여 죽었단다. 눈물이 핑 돌았다. 사람이 좋아 죽다니!

그마나 주인아저씨가 죽은 녀석을 거두어 산에 고이 묻어 줬다고 하니 가는 길 그리 외롭지는 않았을 것이라 믿어 보니 그나마 마음이 놓였다.

길을 가다 동네를 돌다 강아지 목에 끈이 묶여 있으면 자유를 누리지 못하는 모양이 그리 안스럽고, 풀려 돌아다니는 강아지를 보고 있으면 행여 로드킬 당할까 행여 굶지는 않을까 안스럽고 안타깝고, 그렇치만 내가 그들에게 할 수 있는 일이 없기에 마음이 아픈 것뿐이다.




통계적으로 사람을 잘 따르는 동물 일 수록 사람의 학대가 많타고 하니 믿는 도끼에 발등이 찍히는 택이다. 동물의 입장에서는.
약자가 인간이던지 사람이던지 그들에 대한 배려와 공존이 필요할 텐데 갈수록 잔인해지는 인간의 모습에 오늘도 눈물겨워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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